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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토크] ‘친구2’ 유오성 "10년간 서로 망한 꼬라지 바라보다 만났죠"

입력 : 2013-11-15 10:40:29 수정 : 2013-11-15 10:4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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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유쾌했다. 배우 유오성에게도 의미있는 작품인데다 배우로서 만족스러운 작품을 해냈기 때문이다.

곽경택 감독과 ‘친구’에 이어 ‘챔피언’까지 함께 한 이후 10년만에 재회하면서 ‘서로 망한 꼬라지 지켜보다가’ 만났다며 웃는 유오성의 말이 진담이 아닌 농담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곽 감독 영화 본 건 ‘태풍’이었는데 영화관 가서 봤다가 너무 벌렸네 이랬고 최근에는 ‘미운 오리 새끼’라는 영화를 봤어요. ‘단편 찍은 거 왜 확장시켜’라는 생각을 했죠. 그러고나서 둘 다 망했으니까 다시 만났죠. ‘친구’란 잔상을 갖고 다시 만났는데 세상 인심이라는 게 그렇잖아요. 다들 박수 쳐주지만 잘 돼면 괜히 시기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요. 완성도 있게 안나오면 등신들이라고 이런 이야기 들을테니까요.”

그 만큼 이 영화에 유오성은 곽경택 감독 만큼이나 절실했던 것이다. 이미 곽 감독으로부터 인간적인 이유가 아닌, 이번 영화 ‘친구2’를 위해 유오성과 화해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터다. 배우 입장에서는 어땠을지 궁금했다. 

“시놉을 먼저 보고 부산에서 시나리오 쓰고 있다고 해서 내려갔죠. 감독은 책임질 일도 많고 배우는 기본적인 선택받는 구조잖아요. 그런데 곽경택 감독이 쳐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말해줬죠. 당신이 이런 사람이다. 이러이러한 영화 찍은 사람인데 왜 그러냐고요. 서로 불쾌한 이야기도 하고 시나리오도 많이 바뀌면서 어느 순간부터 시나리오가 막 날라오기 시작하는데 장난 아니었죠. 사실 우리 영화사가 ‘친구’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생각해요. 그 때만 해도 단관 개봉했을 때였고요. ‘친구’의 성공 이후 투자가 영화로 몰리기 시작했죠. 그런 영화를 만든 감독인데 말이죠. 천만 넘었다고 봐요. TV까지 보면 3000만 명은 봤을 거예요. 그러니 전편에 집착하는 닫힌 구조보다 열린 구조로 갔으면 좋겠다고 했죠.”

그렇게 역전의 용사들이 서로에게 채찍질을 가하면서 영화를 완성시켜나갔다. 특히 전편과는 아예 다른 이야기로 새롭게 영화가 굴러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유오성은 한 편 한 편의 완성도를 강조했다.

“새로운 영화에요. ‘친구2’ 언론시사회장에서 제가 ‘친구3’는 없다고 한 게 ‘친구’ 찍을 때도 2 편을 생각하고 찍은 게 아니잖아요. 이 영화도 ‘친구2’가 전부인 작품이에요. 수단이거나 무다음 작품의 징검다리로서의 영화가 아니에요. 절박함과 절실함을 갖고 만든 영화라는 의미죠.”

그렇게 이번 영화의 모든 것을 걸었기에 현장에서는 전혀 고민이 없었다는 게 유오성의 전언이다. 이미 감독의 머릿 속에 영화가 담겨 있었던 것. 그리고 ‘친구2’는 유오성의 표현을 빌자면 ‘19금 성인영화’로 삶의 희노애락을 진하게 담고 있다. 

“제가 연기한 이준석이 갖고 있는 로망이 바로 가족이라고 생각해요. 전편에서 일탈을 하고나서 가족이란 게 조폭이 돼보니까 모두 끝나버린 거죠. 그런데 2편에서는 혜지가 동수의 아들을 이야기해요. 거기서 다시 가족에 대한 로망을 갖게 돼죠. 영화 속 대사에서는 식구의 개념을 이야기하고 패밀리에 대한 로망을 보여요. 이젠 건달로 보스가 된 것 같지만 개인으로 놓고 보면 홀로 있는 존재에요. ‘친구’란 영화가 으쌰으쌰 하고 왁자지껄 하고 그런 거였다면 이 영화는 현재 시점이고 과거의 향수의 문제고 그런 면에서 성숙한 영화죠. 건달들 이야기라고 하는데 19금 성인영화에요. 인생의 궤적과 희노애락, 그리고 경험한 이야기 말이죠. 세상에 존재하는 건 자기 자신밖에 없다는 서글픔이 있죠. 이 영화를 보고 그래도 난 준석이보단 낫네 하는 위안을 주고 싶어요. 그렇게 위로가 된다면 처음에 의도했던 우리 영화의 덕목이 전달되는 게 아닌가 생각해요.”

실제 한국영화계에 전설 같은 작품인 ‘친구’로 영광의 시기를 곽경택 감독과 함께 겪었던 유오성. 그리고 이젠 정상에서 내려갈 수밖에 없는 운명마저 곽 감독과 함께 제대로 경험했기에 이번 영화에서 깊이 있는 연기를 펼친 것이리라.

글 한준호, 사진 김용학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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