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경택 감독과 ‘친구’에 이어 ‘챔피언’까지 함께 한 이후 10년만에 재회하면서 ‘서로 망한 꼬라지 지켜보다가’ 만났다며 웃는 유오성의 말이 진담이 아닌 농담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곽 감독 영화 본 건 ‘태풍’이었는데 영화관 가서 봤다가 너무 벌렸네 이랬고 최근에는 ‘미운 오리 새끼’라는 영화를 봤어요. ‘단편 찍은 거 왜 확장시켜’라는 생각을 했죠. 그러고나서 둘 다 망했으니까 다시 만났죠. ‘친구’란 잔상을 갖고 다시 만났는데 세상 인심이라는 게 그렇잖아요. 다들 박수 쳐주지만 잘 돼면 괜히 시기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요. 완성도 있게 안나오면 등신들이라고 이런 이야기 들을테니까요.”
그 만큼 이 영화에 유오성은 곽경택 감독 만큼이나 절실했던 것이다. 이미 곽 감독으로부터 인간적인 이유가 아닌, 이번 영화 ‘친구2’를 위해 유오성과 화해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터다. 배우 입장에서는 어땠을지 궁금했다.
그렇게 역전의 용사들이 서로에게 채찍질을 가하면서 영화를 완성시켜나갔다. 특히 전편과는 아예 다른 이야기로 새롭게 영화가 굴러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유오성은 한 편 한 편의 완성도를 강조했다.
“새로운 영화에요. ‘친구2’ 언론시사회장에서 제가 ‘친구3’는 없다고 한 게 ‘친구’ 찍을 때도 2 편을 생각하고 찍은 게 아니잖아요. 이 영화도 ‘친구2’가 전부인 작품이에요. 수단이거나 무다음 작품의 징검다리로서의 영화가 아니에요. 절박함과 절실함을 갖고 만든 영화라는 의미죠.”
그렇게 이번 영화의 모든 것을 걸었기에 현장에서는 전혀 고민이 없었다는 게 유오성의 전언이다. 이미 감독의 머릿 속에 영화가 담겨 있었던 것. 그리고 ‘친구2’는 유오성의 표현을 빌자면 ‘19금 성인영화’로 삶의 희노애락을 진하게 담고 있다.
실제 한국영화계에 전설 같은 작품인 ‘친구’로 영광의 시기를 곽경택 감독과 함께 겪었던 유오성. 그리고 이젠 정상에서 내려갈 수밖에 없는 운명마저 곽 감독과 함께 제대로 경험했기에 이번 영화에서 깊이 있는 연기를 펼친 것이리라.
글 한준호, 사진 김용학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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