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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 1차전 현장메모] 김현수의 가을경험…넥센의 즐기는 야구 ‘글쎄요’

입력 : 2013-10-09 07:30:00 수정 : 2013-10-09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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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는 야구가 될까요?”

김현수(두산)의 말에는 뼈가 있었다. 일종의 신경전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김현수의 성격을 고려하면 정말 속에 있는 그대로를 표현한 것 같다. ‘가을경험’을 허투루 볼 수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껴본 당사자이기에 넥센의 포스트시즌 표어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미디어데이를 비롯해 8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 직전까지도 넥센 선수들은 “즐기겠다”고 했다. 염경엽 감독과 선수들은 최대한 긴장하지 말고, 즐기면서 하자고 의기투합했고, 창단 후 첫 포스트시즌을 맞이했다. 경기 전 훈련시간에도 선수들은 환하게 웃으면서 예정된 스케줄을 소화했고, 그리 큰 긴장감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두산의 4번 타자 김현수는 넥센의 각오에 대해 본인의 생각을 툭 던졌다. 김현수는 곰곰이 생각하더니 “절대로 즐기지 못한다. 내가 장담하는데 (포스트시즌에서는) 어떤 선수도 즐기면서 할 수 없다”며 “말로는 즐길 수 있다고 할 수 있어도 몸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김현수이기에 할 수 있는 말이다. 타격기계로 정규리그 때는 리그를 장악한 김현수지만, 정작 포스트시즌 무대에서는 분루를 삼켰다. 2007∼8년 한국시리즈서 결정적인 순간 병살타로 눈물을 흘렸고, 상대의 집중 견제에 스스로 무너졌다. 이 모든 게 즐기지 못한 부담감 때문이었고, 2011시즌을 빼고 2007년부터 지난 해까지 5년간의 가을야구 경험을 하면서 습득한 깨달음이다. 단기전의 압박감을 단순히 즐기자는 마음가짐으로 이겨내기는 쉽지 않다는 말이다.

실제로 김현수는 5차례의 가을경험 동안 준플레이오프(13경기 타율 3할4푼)→플레이오프(19경기 3할1푼1리)→한국시리즈(5경기 타율 1할4푼3리)로 가는 동안 타율이 점점 바닥을 쳤다. 아무리 준플레이오프라고는 해도 포스트시즌 무대를 처음 겪어보는 선수들이 대부분인 넥센이 이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장담이다.

김현수는 “결국은 어느 쪽이 부담을 많이 떨치느냐가 (시리즈의) 승부를 가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목동=권기범 기자 polestar174@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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