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라기엔 많이 모자라…차차 배우고 있어"
걸그룹 미쓰에이 멤버 수지의 연기자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주목하는 사람들이 많다. 영화 ‘건축학 개론’을 통해 첫사랑의 여운을 감성적으로 표현해냈다. ‘구가의 서’에서는 해맑은 매력을 가진 담여울을 연기하며 미모가 특히 돋보였다. 그런데 배우 수지를 기대했던 팬들에게 드라마 속 연기밀도는 다소 가벼웠다.
인터뷰 시작하자마자 이렇게 날카롭게 지적했지만 수지는 “그런 평가를 받아 마땅하다”라며 바로 인정해버렸다. “나 스스로 보면서도 아쉬운 점이 많았다. 노력하고 있지만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라고 겸손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배운 점이 많다. 좋은 경험이었다”라며 밝게 웃었다.
이승기는 힘들었다고 하소연했는데 수지는 촬영현장이 즐거웠다고 한다. “분위기를 활기차게 만드는 것이 막내의 의무”라며 “힘들 때는 떡실신 돼서 뻗어있기도 했지만 웬만하면 파이팅 넘치게 하려고 노력한 것 같다”라고 했다. 20살 수지는 ‘떡실신’ 같은 인터넷 용어를 거침없이 썼다. 마치 수다를 떠는 듯 인터뷰 분위기를 유쾌하게 이끌었다.
얼마 전 수지의 광고 수입이 100억이 넘는다는 보도까지 있었다. 그런데 수지는 앞선 드라마 기자간담회에서 눈물을 쏟고 말았다. 왜 그랬을까.
수지는 “왜 울었는지 모르겠다. 생각만 해도 창피하다”고 부끄러워했다. 주변의 지나친 관심과 기대, 또 허무맹랑한 루머까지 나도는 것에 혹시 상처받은 것은 아니었을까. 이렇게 말해줬는데 수지는 고개를 절래 흔들었다. “그저 마음 적으로 외로웠던 것 같다. 딱히 이유는 없다. 복합적인 것 같다”라고 했다.
다만 이승기와의 키스신을 이야기할 때 수지는 특히 부끄러워했다. 최강치와 담여울, 이승기가 수지의 볼을 당기면서 하는 일명 ‘병아리 키스’는 엄청난 화제가 됐다. 이를 언급하자 수지는 “어우∼ 정말” 감탄사를 계속해서 내뱉었다. “촬영할 때 정말 오글거려서 죽을 뻔 했다. ‘이건 연기일 뿐이야’ 암시하며 쑥스럽지 않게 하려고 했는데 정말 처음 당해보는 상황이라 과연 방송에 어떻게 나갈까 불안했다. 그래도 생각했던 것 보다는 괜찮게 나가서 다행이다”라고 가까스로 대답을 마쳤다.
예전에 수지를 만났을 때 ‘멋지게 나이 드는 법’이라는 책을 집중해서 읽고 있었다. 요즘 읽은 책을 살짝 물어봤더니 ‘고령화 가족’이라고 한다. 수지의 의외성을 엿볼 수 있는 책 선택이다. 아직 팔팔한 수지는 잠자는 시간조차 아깝다고 한다. 조금의 시간만 나면 친구를 만나 수다 떨면서 맛있는 것 먹으면 ‘힐링’이 된단다. 역시 20살한테는 못 당한다. 그 열정이 좋은 작품과 만났을 때, 연기자 수지는 언제든지 최고의 장면들을 만들어 낼 것이다.
김용호 기자, 사진=김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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