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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토크] 박해일 '답답한 가족도 결국 우리 식구'

입력 : 2013-05-02 22:58:19 수정 : 2013-05-02 22:5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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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적인 가족 이야기 힘빼고 다뤄 좋았죠
감독님께 집에서 모습 물어보니 똑같대요
여전히 동안 외모를 자랑하는 배우 박해일이 영화감독으로 변신했다.

송해성 감독이 연출을 맡은 영화 ‘고령화가족’을 통해서다. 이번 작품은 천명관 작가의 동명소설을 영화화 했다. 원작과 약간 다르지만 박해일이 연기한 오인모는 흥행에 실패해 생계마저 유지하기 힘들고 아내는 바람을 피우고 이혼까지 요구하는 비참한 처지에 빠진 인물이다. 날건달에 백수인 장남 오한모(윤제문)가 이미 얹혀살고 있는 엄마(윤여정)의 집으로 찾아든 인모. 그런 가운데 이혼만 3번에 여중생 딸 민경(진지희)를 데리고 들어온 여동생 미연(공효진)까지 합세해 엄마 집에서의 삶을 시작한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결과물을 떠나서 과정 자체를 즐기면서 촬영했어요. 힘든 장면도 그러한 힘듦을 이겨낼 만큼 재밌었죠. 천안 세트장에서 주로 촬영했는데 촬영감독님이 야구를 좋아하셔서 스태프와 배우들이 한 데 모여 게임도 하고 그랬어요. 모처럼 여유 있었던 현장이었죠. 영화에서 가족으로 나오지만 실제 가족처럼 영화가 만들어준 것도 있어요.”

박해일은 치졸한 모습부터 감독으로서 지조를 지키려는 모습까지 변화무쌍한 인모란 인물의 내면을 연기해냈다. 첫 장면에 등장하는 방 안 책상 위에 붙어있는 ‘잉여인간이 되지 말자’는 문구는 인상적이다. 형제자매들 중 유일하게 대학을 나왔지만 집안을 일으킨 것도 아니고 결국 엄마의 집으로 돌아온 인모의 모습에서 많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리 영화는 표면적인 가족 이야기가 아니에요. 가끔은 부모님을 만나뵈고 식구들이 모이면 식구 수도 늘어났고 사는 이야기를 하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날을 잡고 만나면 얼마 만큼 깊은 이야기를 할까요. 사는 이야기도 많이 못하게 되는데 각자 살아가야 하는 이야기만 속으로 생각하고요. 그런 면에서 보자면 생각할 여유가 있으면 좋을텐데 말이죠. 영화는 다르게 나오잖아요. 물론, 그런 부분들을 힘주어 이야기하지 않아서 좋았어요. 답답하거나 지루할 수도 있겠지만요.”

비교적 겸손하게 이야기했지만 영화는 나름, 가족의 의미에 대해 결국, 엄마를 중심으로 ‘모두 함께 밥을 먹고 사는 우리 식구’라는 때론 뭉클하고, 때론 답답한 가족의 존재 이유를 살펴보면서 가볍고 유쾌하게 이야기를 이어간다. 또 극중 영화감독으로서 마지막 부분에서 내레이션에까지 참여한 박해일로서는 배우가 아닌, 감독 연기에 임하는 남다른 심회도 있을 것 같았다.

“송해성 감독님의 영향이 컸죠. 근데 자주 감독님 이야기도 해주시고 저도 여러 감독님들과 촬영하다가 갖고 있던 기억들도 감독님과 많이 나누면서 촬영했어요. 물론, 감독님들이야 촬영 현장에서는 멋진 선장 같잖아요. 일상은 볼 수 없었지만 가족들과 어울리는 장면에서도 나름 송해성 감독님의 모습을 놓지 않으려고 했어요. 감독님들이 집에서 어떤 모습일까 궁금증이 있기도 했어요. 그래서 가끔 ‘이럴 땐 어떠세요?’ 물어보긴 했지만 그저 ‘뭐 다르겠냐 사람 사는 모습이야 다 똑같은 거니까’ 정도의 대답을 얻었죠.(웃음)”

영화에는 윤여정을 비롯한 윤제문, 공효진 등 연기파이자 동시에 스타들인 연기자들이 모두 함께 가족으로 출연한다. 송해성 감독 역시 ‘파이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등 다수의 감성 영화를 연출해 흥행에도 성공한 스타 감독이다. 영화는 바로 이들이 함께 하는 즐거운 과정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박해일도 시인했듯이 욕심을 낼 만한 영화였다.

글 한준호, 사진 김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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