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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토크]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송혜교

입력 : 2013-04-08 17:37:10 수정 : 2013-04-08 17:3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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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오영' 캐릭터서 빠져나오지 못해…종영 사실 실감 안나
조인성과 특별 호흡…실제로 사귀면 좋겠다고요? 친구사이에요
송혜교가 인터뷰를 위해 계단을 조심스럽게 걸어 내려온다. 순간적으로 마음이 불안해졌다. 곧 넘어질 것만 같았다. 빨리 뛰어올라가 그녀의 손을 잡아주고 싶었다. 이는 송혜교가 아니라 시각장애인 오영을 생각했기 때문이다. 송혜교는 자신의 캐릭터에 완벽하게 빙의된 상태였다.

SBS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시각 장애를 가진 재벌 상속녀 오영을 연기했다. 날카롭지만 연민을 느끼게 하는 오영을 통해 송혜교는 대중의 마음을 움직였다. 드라마 촬영을 모두 마친 송혜교는 밝게 웃고 있었지만 우리는 아직도 그녀에게서 오영의 안타까움을 생각한다. 송혜교도 “오영이라는 캐릭터에서 빠져나오는데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고 공감했다. 그리고 “마지막 촬영을 마치고 꽃다발을 받으면서 울컥했다. 감독님, 작가님과 마지막 인사를 하는데 눈시울이 불거졌다. 촬영이 끝난 것을 아직 실감을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혜교는 조인성과 함께 가장 아름다운 장면들을 만들어냈다. 그 중에서 송혜교 자신이 뽑은 최고 명장면은 무엇일까. 이 질문을 던졌을 때, 타이밍도 정확하게 인터뷰를 하고 있는 식당 벽에 걸어놓은 스크린에서 그 유명한 솜사탕 키스 장면 영상이 흘러나왔다. 그런데 송혜교는 “저 장면은 찍을 때 오글거렸다”라며 웃었다. “사실 감독님이 억지로 찍은 건데 나중에 반응이 좋으니까 큰소리치더라. 나는 온실에서 촬영한 장면이 묘하게 좋았고, 산꼭대기에서 조인성씨가 내 귀마개를 빼고 소리를 들려주는 장면이 아름다웠다”라고 생각을 말했다.

조인성과는 특별한 호흡이다. 두 사람이 실제로 사귀는 사이면 어떨까 상상을 하게 됐을 정도다. 이를 언급하자 송혜교는 “너무 잘 어울리니까 그런 반응이 나올 것이다. 2004년부터 알았는데 당시 같은 소속사에 있었고 사석에서 만날 기회가 많았다. 그저 친구사이다”라고 일축했다.
이번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송혜교에게 무척 특별한 작품이다. 현빈과 함께 한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이 호평을 받은 것에 비해 아쉬운 시청률을 기록한 이후 송혜교의 행보는 대중적이지 않았다. ‘오늘’ 등 저예산 영화에 출연했고 왕가위 감독의 ‘일대종사’를 홍콩에서 촬영하는 등 한국 대중의 스포트라이트를 피해갔다. 그러나 이번 드라마를 통해 송혜교는 자신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대중과 소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그래도 겸손했다. “이번에는 모든 박자가 잘 맞아 떨어져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 나는 타고난 연기자가 아니기 때문에 늘 노력을 해야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래도 송혜교는 자신감만큼은 숨기지 않았다. “이번 작품이 잘 됐기 때문에 앞으로 5개 정도는 작품이 망해도 괜찮을 것 같다. 그래서 모험을 하겠다. 새로운 작품과 캐릭터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의욕이 넘쳤다.
특별히 개봉을 앞둔 ‘일대종사’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왕가위 감독이 궁금해 작품을 선택했다. 그런데 촬영이 4년이나 걸릴 줄은 몰랐다”라며 말을 이어나갔다. “현장에서 헛걸음 한 적이 많았다. 일주일에 두 씬 찍고 다음에 똑같은 것 또 찍고, 이것이 반복됐다. 현지 배우들은 여유가 있던데 나는 그 시스템이 이해가 안됐다. 미치겠더라. 4년 동안 괴로웠다. 혼자만의 싸움이었다. 한국에서 괜찮은 작품 다 마다하고 내가 여기서 뭐하고 있는 건지” 송혜교는 그간의 고민들을 털어냈다.

그런데 송혜교는 확실히 성숙했다. “얼마 전에 드디어 촬영이 끝나고 시사를 했는데, 나는 6∼7 분 정도 나온다고 하더라. 그래도 ‘와∼ 많이 나왔다∼’했다. 이번 작품을 위해 4년 이상 무술을 연마한 장쳇씨가 몇 컷 안 나왔다고 한다. 그래도 왕가위 감독과 함께해서 영광이고 행복하다고 말하는 것 보고 나는 아직 멀었다고 생각했다. 한국은 비중을 높게 평가한다. 그러나 그걸 기대하고 영화를 기대하면 실망할 것이다. 그래도 왕가위 감독 팬이라면 만족할거다”라면서 “만약 작품을 다시 하자고 하면 나는 또 할 거다. 결과물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이 괴롭지만 행복했다. 괜히 왕가위 감독이 아니었다. 나를 완전히 찢어 놓았다가 다시 붙여놓는다. 나를 미치게 했다. 끝까지 몰아붙이더라. 그 순간 괴로웠는데 다 끝내놓고 지금 생각하니 얻은 것이 많더라. 연기를 너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그겨울, 바람이 분다’를 만나 원 없이 했다” 
송혜교는 갑자기 수다쟁이가 된 듯 말을 쏟아냈다. 그런데 우리는 그녀의 연기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송혜교, 자신이 그녀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배우라는 사실을 이렇게 증명했다.

김용호 기자
사진 김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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