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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토크] 황정민 "오랜만에 독한 캐릭터…찰진 느낌 더했죠"

입력 : 2013-02-20 20:17:54 수정 : 2013-02-20 20: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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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교 출신인 조직의 2인자 역 완벽 소화
"'물 만난 활어'처럼 신나게 촬영했어요"
배우 황정민에게서 이처럼 독한 모습은 그의 첫 등장을 화려하게 알렸던 ‘달콤한 유혹’ 이후 오랜만인 듯 보인다.

찰진 사투리와 욕에 설렁설렁 대면서도 순간,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폼새가 독사의 몸놀림과 표정을 떠올리게 만든다. 황정민은 21일 개봉하는 영화 ‘신세계’에서 화교이면서 전라도 출신 깡패 정청 역을 맡았다. 실제 고향은 마산이지만 황정민이 연기하는 정청은 뿌리 깊은 전라도 출신처럼 보인다. 여기에 중국어 연기를 펼치는데 가장 공을 많이 들였다고 한다.

“사투리야 그래도 한국말이니까요. 어릴 때 마당극 하면 전라도 사투리가 많잖아요. ‘구름을 벗어난 달처럼’에서도 전라도 사투리를 썼고요. 오히려 중국말이 어려웠어요. 뉘앙스와 사성 발음까지 듣도 보도 못했으니까요. 그게 힘들었어요. 전라도 사투리는 여수가 고향인 인물이 정청인데 찰진 느낌만 가져왔죠.”

하지만 황정민이라는 배우가 이 역할을 통해 느낀 것은 쾌감이었으리라. 마음껏 내지르고 발산하는 쾌감. 배우들이라면 종종 느끼고 싶은 감각이다. 왜냐하면 늘 무대 혹은 스크린에서 표현해야만 배우는 충족되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연기의 고수들이야 억누른 상황에서 복합적인 감정을 표현하지만 황정민은 유독 근래 들어 누르는 역할들이 많았다.

“재밌었어요. 따지고 보면 그런 역할이 별로 없었잖아요. 내심 즐거웠고 반겼어요. 물 만난 활어처럼 파다파닥 어디로 튈지 모르는 캐릭터니까요. 어쨌든, 여수라는 어촌 마을 출신에 한국사람도 아니고 화교잖아요.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발 붙이기 힘든 조건에서 조직의 2인자로 살아남은 인물이니 분명히 독한 부분이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렇다고 독하기만 해도 재미없잖아요. 그 안에 유연함이 있을 것이고 첫 장면부터 어떻게 등장해야 할 지 고심했죠.”

감독과의 상의 끝에 정청이 등장하는 강렬한 장면은 그렇게 탄생했다. 중국을 오가는 조직의 2인자 정청은 우두머리의 죽음 소식을 듣고 상하이에서 공항으로 입국한다. 동생처럼 여기는 이자성(이정재)이 마중을 나오고 그 자리에 떡 하니 나타나는 정청. 슬리퍼에 선글라스를 끼고 나타나는 정청의 모습은 그렇게 탄생했다. 황정민의 말마따나 얄딱구리한 느낌이 제대로 살아나는 신이다.

영화는 기업으로 탈바꿈한 범죄조직 골드문의 이야기다. 10년 가까운 기간 박아놓은 스파이들로 조직을 움직이려는 경찰이나 내부에서부터 이를 잡기 위해 독이 오른 조직 우두머리들, 그리고 힘을 잃은 조직 원로들까지. 실제 장광을 비롯해 최민식, 이정재, 송지효까지 다양한 연기자들이 참여하고 ‘부당거래’ ‘평양성’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등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스태프들까지 영화는 황정민에게 최상의 조합이었다. 그러나 박훈정 감독은 아직 생소했다.

“‘부당거래’ 끝날 무렵, 제게 딱 맞는 캐릭터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죠. 일부 배우 분들도 처음이긴 했지만 감독님도 첫 만남이 됐죠. 좋은 배우들과 함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함께 했던 친한 스태프들과 일하는 게 신나요. 찰진 재미죠. 감독님은 ‘부당거래’ 때 작가로 봤던 분인데 솔직히 영화 연출가로는 모르죠. 작업을 안해봤으니까요. 시나리오에 대한 믿음은 있었지만 감독으로서는 불안감이 있었다는 게 솔직하겠죠. 그런데 똑똑하고 천재적인 부분이 있어요. 그리고 늘 열려있어요.”

그렇게 ‘찰지게’ 영화를 찍었고 촬영도 끝났다. 그래도 ‘신세계’ 속 황정민을 보면 정청의 청국장 같은 연기가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글 한준호, 사진 김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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