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드라마 논란? 무관심보단 낫죠"
배우 김정은이 모처럼 오랜만에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귀여움과 코믹함으로 잔뜩 무장한 채 안방극장을 종횡무진 활약했다. 얼마 전 종영한 KBS 2TV 월화극 ‘울랄라부부’(최순식 극본, 이정섭·전우성 연출)에서 나여옥 역을 맡아 이혼 직전 남편과 영혼이 바뀌는 기괴한 설정에서 각종 코믹 연기를 쉴새없이 구사한 김정은. 모든 촬영이 끝나 홀가분한 가운데 만난 김정은은 전날까지 촬영이 있었다는 사실을 담담하게 밝히며 여유롭게 인터뷰에 임했다.
“촬영이 어제 낮 12시에 끝났어요. 거의 이틀을 촬영했죠. 그 전날도 2시간 정도 잔 것 같아요. 긴장이 풀리면 늘 아프곤 하는데 이번에는 괜찮네요. 이렇게 인터뷰도 할 수 있고요.(웃음)”
올해 상반기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의 드라마 ‘한반도’에 이어 곧바로 ‘울랄라부부’를 선택했다. ‘한반도’가 좀 무거운 소재를 극화했기에 좀 더 밝은 드라마일 것 같아 캐스팅에 응한 ‘울랄라부부’를 통해 김정은은 배우로서 엄마 연기의 어려움과 여성으로서 결혼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을 하게 됐다.
또 하나. 김정은은 결혼과 이혼을 모두 고민하는 인물을 연기했기에 현실적으로 이러한 문제들을 앞두고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남자에 대해서는 확실히 환상이 깨졌다고 이야기했다. 더구나 영혼으로는 남자 연기도 했기에.
“남자들에게 실망을 많이 하게 됐어요. 남자라는 동물이 굉장히 단순하고 정말 여자에 비해서는 어린 아이밖에 될 수 없구나 하고 느꼈어요. 이제껏 (제가) 남자를 너무 과대평가한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남자를 이해하고 남자를 연기해야 했잖아요. 그래서 주변 남자분들에게 조언을 구했더니 정말 알지 말아야 할 것들까지 친절하게 알려주시더라고요. 그래서 내린 결론이 남자들은 큰 걸 바라는 게 아니더라고요. 작은 칭찬에 약하다는 걸 알았어요. 아이 같아요.”
“여배우들이 이런 말 많이 해요. 아내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요. 바깥 활동을 하니까요. 남자, 여자를 떠나서 바깥 일에 시달리잖아요. 저도 마찬가지에요. 어찌보면 남자들의 패턴과 비슷하죠. 일을 하고 들어가면 엄마가 돌봐주시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들은 집에서 가사일을 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힘들고 위대한 일을 한다고 생각해요. 아이들도 엄마들이 다 키우는 것 같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신의 짝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다는 김정은. 이번 작품을 통해 결혼을 간접 경험하기도 해 도움을 받았다는 생각이었다. 또 드라마 막판에 일었던 여러 논란들(불륜과 막장, 그리고 시한부 선고 등 진부하다는 논란)에 대해서도 ‘무관심보다는 낫다’는 입장으로 당당했다. 늘 자신의 직관적인 판단으로 작품을 선택하는 김정은은 현재 차기작을 놓고 고심 중이다.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사진=스톰에스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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