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차에 도전한 첫 영화, 재밌게 촬영해 만족
급작스런 이미지 변신 대신 점진적 변화 시도"
배우 윤상현이 심지어 그 나이에 영화에 첫 출연했다. 데뷔도 32세였으니 늦었다. 그래도 연기 데뷔 8년째다. 늦바람이 무섭다고 했다. 윤상현의 연기에 대한 애정은 지금 가장 불타오르는 듯 했다. 그와 함께 영화 ‘음치클리닉’에서 연기 호흡을 맞춘 박하선은 윤상현을 두고 “본능적인 연기자”라고 평가했다. 또 “늘 분위기 메이커였다”고 회고했다. 그 만큼 이제는 연기를 즐기며 작품 전체를 생각하는 배우다.
‘음치클리닉’은 음치여서 첫 사랑에게 어필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음치클리닉을 찾은 동주와 나름 음치 교정의 대가인 스타 강사 신홍의 알콩달콩 러브스토리를 담은 작품. 전작 ‘위험한 상견례’로 코믹 연출감을 제대로 보여준 김진영 감독의 영화다. 윤상현이 신홍 역을 맡았고 동주는 박하선이 연기했다. 추레한 음악 강사여서 그 동안 윤상현이 연기한 재벌필 나는 캐릭터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그래도 이 영화에서 윤상현의 예의 그 빼어난 가창력을 제대로 뽐내기는 한다.
이 영화로 요즘 각종 예능프로그램에 게스트로 나간 윤상현은 빵빵 터뜨리며 숨겨진 예능감을 제대로 드러내는 중이기도 하다. 하지만 실제 예능 프로그램 출연 계획을 묻자 손사래부터 친다. 물론, 워낙 웃고 떠드는 걸 좋아하긴 하지만 홍보를 위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첫 영화다보니 홍보를 게을리 할 수 없겠더라고요. 시청자 분들께 인사도 드릴 겸 출연해서 재밌게 망가져 드리고 여태껏 살아온 걸 말씀 드렸을뿐이에요. 예능 고정 출연이요? 데뷔 초만 해도 많이 떨렸는데 지금은 그런 건 없어요. 하지만 제가 한 번에 두 가지를 잘 못해서요. 더구나 과거의 아픈 경험도 있지만 정말 함께 자연스럽게 섞일 수 있는 분들이 아니면 힘들 거 같아요.”
“늘 많은 분들께서 노래방에서 제게 ‘네버 엔딩 스토리’를 불러달라고 하세요. 나이 어린 친구들은 이 노래가 제 노래인 줄 아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음반요? 제가 여태껏 즐겨 불렀던 노래들이 있어요. 이 노래들을 제 스타일대로 리메이크 해서 내보고는 싶어요. ‘세월이 가면’이나 ‘가질 수 없는 너’ ‘내 아픔 아시는 당신께’ 등 제가 애창하던 노래들이 있어요.”
다시 연기로 돌아와 박하선이 이야기한 ‘본능적인 연기’가 화제가 됐다. 윤상현의 설명에 따르면, 미리 준비를 해가지만 하나의 연기에 있어서 3분의2 정도만 준비한다는 것. 나머지는 현장 상황에 맞게 본능적으로 연기한다는 설명이었다. 계산에 머문다면 지금처럼 윤상현이라는 배우의 유쾌한 에너지를 만날 수 없었으리라. 영화판에 발을 들여놓은 윤상현의 새로운 매력들이 가지처럼 죽죽 뻗어나가길 기대해본다.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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