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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시로 습원은 람사르 협약에 의해 보호받는 세계적인 동식물의 보고다. |
새벽 3시 30분쯤 되면 오오츠크해의 짙푸른 수평선 위로 어김없이 태양이 떠오른다. 홋카이도가 위치한 북위 43도면 한반도의 머리끝 함경북도 온산과 비슷하다. 러시아와 맞닿아 북쪽으로 올라붙은 지역이라 올 여름 위세를 떨친 장마전선도, 일본열도를 헤집어 놓은 ‘방사능 공포’도 여기까지 영향을 주지는 못한다. 방사능이 걱정된다면 한일 실시간 방사능 측정 스투비 (http://stubbytour.com/nuc/)를 방문해 보면 실시간으로 수치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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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좁고 길다란 모습의 시레토코 반도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자연유산이다. |
일본은 한국의 남쪽에 있다는 편견은 훗카이도행 비행기를 타고 창밖을 내려다보면 쉽게 깨진다. 인천공항을 이륙한 비행기는 여느 국제선을 탔을 때 처럼 바다로 곧장 나가지 않는다. 서울을 관통해 영동고속도로 축을 따라 방향을 잡는다. 그리고 태백산맥을 넘어 동해바다 쪽으로 빠져나간다.
홋카이도는 서울의 북동쪽 바다 건너 먼곳에 있기 때문이다. 동해바다를 건너 가는 이 하늘길은 최근 들어 분주해 졌다. 대한항공이 독점하던 노선에 이스타 항공과 진에어 2개의 저가항공이 가세했기 때문이다. KE765편은 인천공항을 떠난 지 2시간 30분가량 지나면 훗카이도의 관문 신치토세 공항에 도착한다.
훗카이도는 큐슈의 2배가 넘는 거대한 땅이다. 훗카이도의 심장부 삿포로에서 특급열차 슈퍼 오조라호를 타고 4시간을 넘게 달려야 중부지역의 중심 도시 오비히로 역이다. 이곳에 도착해 렌터카를 빌린다. 국제운전면허증은 당연히 미리 준비해 가야 한다.
시가지를 벗어나 대자연이 펼쳐지는 외곽 지역으로 나서면 이곳이 일본 열도의 끝자락이라는 느낌은 점점 사라져 간다. 지평선 끝까지 감자밭이 끝없이 펼쳐지는 풍광은 중부유럽과 비슷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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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롯코 열차는 개방형으로 만들어져 구시로 습지의 풍광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
잉크를 풀어놓은 듯 짙푸른 물빛이 환상적인 마슈코 호수와 지구가 아닌 다른별에 온듯한 낯선 풍경이 펼쳐지는 이오잔(유황산)을 구경한다. 일본 최대의 칼데라 구샤로 호수는 물은 차갑지만 땅은 뜨거워 구덩이를 파고 잠시만 기다리면 물이 데워져 족탕과 찜질을 즐길 수 있다. 구샤로 호수 주변은 자전거 트레킹 코스가 잘 조성되어 있고 숲 속에는 캠핑장도 있다.
호수 주변에는 카와유 온천 마을이 있어 여행중의 피로를 깨끗하게 날려버릴 수 있다. 다음날 아침 열차편으로 시레토코 샤리역까지 이동해 이곳에서 다시 렌터카를 빌려 우토로까지 이동한다. 우토로 까지 가는 해안도로는 오오츠크해의 탁 트인 풍광이 펼쳐지는 명품 드라이브 코스다.
중간에 나타나는 오신코신 폭포도 볼만하다. 시레토코 관광의 거점 역할을 하는 조그만 항구도시 우토로는 오오츠크해로 떨어지는 아련한 낙조를 감상하는 포인트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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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가 아닌 다른 혹성에 온듯한 유황산 풍경. |
탐방은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먼저, 우토로에서 관광선을 타고 바다에서 반도를 감상하는 방법이 있다. 1시간 30분 정도 코스며 시레토코 반도의 스케일을 먼발치에서 가늠해 볼 수 있다. 육로를 이용한 방법으로는 시레토코의 다섯 개 호수 주변을 탐방하는 코스가 있다.
탐방안내센터까지 가는 길에는 사슴들이 차도 주변에 유유자적 나타나 관광객들을 반긴다. 이곳은 여름철에는 불곰이 출몰하는 지역이라 가이드가 인솔해야 하고 인포메이션 센터에서는 불곰 출현시 대처요령도 교육해 준다. 시레토코 5호 코스는 나무로 만든 고가 산책로 주변에 전기가 흐르는 울타리를 설치해 불곰 습격의 걱정 없이 탐방을 즐길 수 있다.
야간에는 우토로에서 버스를 타고 다시 국립공원 지역으로 이동해 북극여우, 사슴 등을 손전등으로 관찰하는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밤하늘에 쏟아지는 별 무리를 감상하는 프로그램도 빼놓을 수 없다.
홋카이도 여행의 또 다른 매력은 풍성한 먹을거리다. 삿포로의 명물 미소라멘과 이곳에서만 판매하는 삿포로 오리지널 맥주는 반드시 맛봐야 하는 아이템. 지역 특산물인 연어를 비롯한 다양한 해산물 역시 입맛을 당긴다. 오오츠크해 유빙(流氷)을 녹여서 만들었다는 파란색 맥주도 먹어볼 만하다.
◇북해도 추천숙소
▲JR 타워 호텔 닛코 삿포로
삿포로역과 붙어 있는 지상 38층, 높이 173m에 이르는 고층호텔이다. 23층부터 객실로 사용해 전 객실에서 거대도시 삿포로의 환상적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무료인터넷이 제공되는 것도 매력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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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풍의 전원형 숙박시설 페르엔도르프. |
▲페르엔도르프
오비히로역에서 렌터카를 빌려 40분쯤 가면 나카사쓰나이라는 작은 마을이 나온다. 울창한 낙엽송 숲속에 거대한 숲속에 자리잡은 독일풍의 팬션 단지다.
듬성듬성 자리 잡은 집들이 무려 92채. 고급스럽게 꾸며진 목조주택들에는 냉장고와 취사도구가 갖춰져 있고 거실에는 즉흥 연주를 위한 피아노까지 준비되어 있다.
이곳에서 즐기는 북해도의 신선한 해산물과 고기를 굽고 토카치 특산 와인을 곁들이는 바비큐 파티는 더없이 낭만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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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칸짜리 JR 보통열차의 앙증맞은 모습. |
◇여행상품
일본여행 전문여행사 에나프 투어(http://www.enaftour.com)는 JR 홋카이도와 공동기획한 ‘북해도 철도 맞춤여행 상품’을 판매한다. 철도와 렌터카를 이용해 자유롭게 일정을 만드는 다양한 상품들을 판매한다.
획일적인 일정의 패키지 여행의 단점을 극복하고 자유여행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불편함을 해결해 주는 신개념 여행상품으로 공항에서 한국인 스태프의 안내를 받을 수 있다. 24시간 한국어 전화 상담 서비스도 제공되어 든든하다.
항공과 현지교통, 숙박을 개인이 별도로 예약하는 것에 비해서 20∼30% 경비절감 효과도 있어 합리적이다. 문의(02-337-3088)
시레토코(일본)=글·사진 전경우 기자 kwju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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