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축구 대표팀의 주전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29)는 스페인을 넘어 세계 정상급 골키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특히 엄청난 반사 신경으로 명성을 얻었다.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에서도 여러 차례 날카로운 슈팅을 막아내면서 많은 전문가로부터 극찬을 받아왔다.
그러나 16일(이하 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피시트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국제축구연맹(FIFA) 2018 러시아월드컵 B조 조별리그 1차전은 잊고 싶은 기억이 될 전망. 스페인은 3-3 무승부를 거뒀지만, 2번째 골을 실점하는 과정에서 뼈아픈 실수를 범했기 때문.
1-1로 맞선 전반 44분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아크 정면에서 낮고 빠른 왼발 슈팅을 가져갔는데, 데 헤아는 슈팅이 정면으로 향했음에도 이를 잡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슈팅은 데 헤아의 손을 맞고 굴절돼 골문 안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실점 이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던 것은 당연했다.
경기를 지켜봤던 주제 무리뉴 맨유 감독도 애제자의 실수에 마음이 아프기는 마찬가지. 무리뉴 감독은 러시아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팀 선수라 이런 말을 하는 것이 마음 아프다. 그 역시 나쁜 실수를 범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결정적인 실수를 범했지만, 질책보다는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무리뉴 감독은 “맨유에선 실수하지 않았던 선수다. 올 시즌의 선수이자, 환상적인 기량을 자랑했던 선수다. 하지만 최고의 선수도 실수할 때가 있는 법이다”라고 밝혔다. 데 헤아가 포르투갈전의 악몽을 털어내고 다시 한 번 최고의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까.
swingman@sportsworldi.com 사진=다비드 데 헤아 공식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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