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기준 올 시즌 규정이닝을 채운 20명의 투수 중 국내파는 11명에 달한다. 지난해 16명 중 7명뿐이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게다가 근래 각 구단은 젊은 선발 가뭄에 시달리면서 3~5선발 자리를 주로 베테랑으로 채웠던 터. 올해는 6명의 20대 선수들이 규정이닝을 달성한데다, 90년대생도 4명이나 된다. 특히 최원태(20·넥센)과 박세웅(22·롯데) 등 20대 초반의 영건들이 각각 11승(6패), 10승(4패)으로 두 자릿수 승수 고지까지 밟으며 팀 선발 마운드의 중심축으로 거듭났다.
우완 정통파를 논한다면 장현식(22·NC)을 빼놓을 수 없다. 불펜에서 시즌을 시작했지만, 임시 선발 기회를 제 것으로 만들면서 로테이션에 안착했다. 전반기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버티기에 급급했던 NC에게 장현식의 존재는 7승(7패) 이상이다. 김대현(20·LG) 역시 ‘에이스’ 허프가 부상으로 두 번이나 이탈한 자리에 거듭 출격해 공백을 잘 메워준 자원이다. 대체 선발로 등판한 13경기에서 5승(4패)을 거두며 가능성을 충분히 증명했다.
왼손 투수 가운데는 함덕주(22·두산)가 돋보인다. ‘판타스틱4’가 버티는 막강한 선발진의 틈을 비집고 5선발로 출발했고, 큰 기복없이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이제는 완주를 바라보고 있다. 시즌 성적은 8승(7패) 평균자책점 3.80. 후반기 들어서는 6경기 5승 평균자책점 2.76으로 페이스가 더 좋다. 구창모(20·NC)도 지난 4월2일 롯데전을 시작으로 별다른 휴식 없이도 등판을 거르지 않고 꾸준히 제자리를 지켜왔다. 김경문 NC 감독은 지난 16일 관리 차원에서 구창모를 1군 엔트리에서 뺐다.
야구 대표팀이 호성적을 낸 대회에서도 마운드 세대교체는 거의 없었다. 지난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조기 탈락으로 대표팀의 세대교체 필요성은 대두됐다. 오는 11월 열리는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준비에서도 영건 선발들의 활약은 반가울 따름이다. 이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조건은 ‘24세 이하 또는 프로 3년차 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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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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