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41·삼성)은 11일 대전 한화이글스파크에서 가진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와의 원정경기에 5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해 역전 투런포 포함 5타수 2안타 3타점 맹활약으로 팀의 7-4 승리를 이끌었다.
‘영양가’ 만점의 큰형님이었다. 0-1로 뒤지던 4회초 무사 1, 2루에서 우전 동점 적시타를 뽑아내더니 역사에 한 획을 긋는 홈런까지 추가했다. 1-2로 다시 뒤진 6회초 무사 1루에서 한화 선발 비야누에바의 135㎞ 직구를 가볍게 잡아당겼고 타구는 우측 담장을 훌쩍 넘는 투런포로 바뀌었다.
시즌 열번째 홈런이자 통산 453호포에는 큰 의미가 있다. 1997년부터 KBO리그 13시즌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역대 네 번째에 해당한다. 장종훈과 양준혁이 15년 연속, 박경완이 14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때려낸 바 있는 가운데 이승엽이 또 하나의 기록에 동참했다.
이승엽은 한국프로야구 홈런의 역사다. 일본리그에서 활약한 2004∼2011년을 제외하고도 15년 KBO리그에서 활약했고 뛰고 있다. 입단 첫 해인 1995년 13홈런을 기록하며 장타자의 가능성을 선보인 이승엽은 1996년 9홈런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1997년부터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두자릿수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두자릿수도 차원이 다르다. 1997년부터 일본 진출(2004년) 전까지 최소홈런이 그해 32홈런이다. 2003년에는 아시아신기록 56홈런까지 터뜨렸다. 2012년 국내 복귀 이후도 나이가 무색하다. 다시 푸른 유니폼을 입자마자 21홈런을 기록했고 2013년 13홈런으로 흔들렸지만 지난해까지 세 시즌 연속 20홈런 이상을 쏘아올렸다. 그리고 올해도 그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올 시즌 팬들은 이승엽의 스윙 하나하나를 뇌리에 남겨야한다. 올 시즌 후 은퇴의사를 밝힌 상황이고 이승엽은 여느 시즌처럼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비참한 은퇴는 싫다”던 국민타자의 시간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아쉬운 점은 소속팀의 상황이다. 지난해 9위로 추락한 뒤 김한수 신임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최하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때문에 이승엽은 불편하고 미안한 마음으로 출근하고 있다. 이승엽을 위한 후배들의 배려는 그가 마음 편히 자연인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주는 근성있는 플레이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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