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는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원정경기에 2번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홈런 2개를 쏘아 올리는 등 화끈한 타격감을 과시했다. 이날 이정후의 기록은 5타수 3안타(2홈런) 5타점 4득점. 이제 막 프로무대에 데뷔한 신인 선수라고는 믿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이정후의 활약에 힘입어 넥센은 13-10 승리를 거뒀다.
시작부터 나쁘지 않았다. 1회초 첫 타석에서 침착하게 볼넷을 골라 출루했고, 후속타자 서건창의 적시타로 홈까지 밟았다. 2회초는 이정후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을만한 순간이다. 상대 선발투수 유희관의 커브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겨버렸다. 프로데뷔 첫 홈런(2점)이다. 끝이 아니다. 7회초 다시 한 번 안타를 때려낸 이정후는 9회초 김성배를 상대로 스리런을 폭발시켰다. 이 홈런으로 넥센은 완전히 승기를 잡았다. 이정후는 국내에서 가장 넓은 구장인 잠실구장에서 멀티 홈런을 때려내며 장타력까지 인정받게 됐다.
이정후는 잘 알려지다시피 ‘바람의 아들’ 이종범의 아들이다. 지난해 1차 지명으로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마무리캠프에서부터 스프링캠프까지 무사히 마친 이정후는 시범경기에서부터 진가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시범경기 12경기에서 타율 0.455(33타수 15안타) 4타점 1도루를 기록했다. 덕분에 1군 엔트리에도 합류했다. 벌써부터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경기 후 이정후는 “무엇보다 팀이 연승을 해서 기쁘다”면서 “(멀티 홈런은) 어떻게 쳤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앞쪽에서 배트 중심에만 맞춘다는 생각으로 쳤는데, 넘어갔다”고 밝혔다. 아버지보다 홈런이 10경기 정도 빨리 나왔다고 말하자 “나이로는 더 빠르지 않나요. 저 이제 만 19살이에요”라고 재치 있게 받아쳐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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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이정후가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 선발 출전해, 데뷔 첫 멀티홈런을 때려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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