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카타카’ 이승우(19·FC바르셀로나 후베닐A)가 신태용(47) 감독의 ‘돌려치기’를 만나 천재성을 활짝 꽃 피우고 있다.
한국 축구 최대 화두는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의 공격수 이승우다. 그는 지난 27일 충남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치른 잠비아와의 ‘2017 아디다스 U-20 4개국 축구대회’ 풀리그 2차전에서 환상적인 오른발 칩 슈팅을 골로 연결하는 등 2골을 몰아치며 팀의 4-1 완승을 이끌었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공격 진영에서 활발한 움직임으로 공격을 주도했고, 특히 조영욱(고려대), 백승호(FC바르셀로나B), 이진현(성균관대), 한찬희(전남)와 유기적이 호흡을 자랑하며 빠르고 경쾌한 공격 축구를 선보였다.
이를 두고 현장에서는 ‘개인 능력에 의존한 플레이를 선호했던 이승우가 이타적으로 변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대회 1, 2차전을 통해 그가 보여준 플레이를 살펴보면 충분히 일리 있는 말이다. 그러나 핵심 포인트는 플레이 성향이 아니라, 선수와 감독 간의 축구 철학 ‘일치’에 있다.
이승우는 유소년 시절 스페인으로 건너가 FC바르셀로나에서 생활했고, 이 팀이 추구하는 티키타카(탁구공 오가는 모습을 뜻하는 스페인 의성어·탁구공처럼 빠른 패스를 주고받는 플레이를 뜻한다) 플레이에 녹아있다. 그런 그가 적극적인 공격 성향의 빠른 패스 축구를 선호하는 신 감독을 만나면서 재능을 표출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른바 신 감독의 ‘돌려치기’이다. 신 감독이 강조하고 있는 ‘돌려치기’는 선수가 패스를 시도하는 동시에 다른 공간으로 이동해 패스를 돌려받는 훈련을 뜻한다. 이 훈련의 목적은 그라운드 내 선수 전체가 공간을 찾아 본능적으로 움직이며, 패스를 주고받아 전진하는 데 있다. 이 과정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면 상대 세밀한 공간까지 침투해 득점 기회를 만든다. 잠비아전에서 나온 4골 모두가 이 ‘돌려차기’ 플레이로 만든 득점이었다. 이승우가 신 감독을 만나면서 물만난 고기처럼 자연스럽게 플레이 자체를 즐기고 있다는 뜻이다.
한준희 KBS 축구 해설위원은 “이승우의 플레이를 두고 ‘이기적, 이타적’이라고 표현하는 것 자체가 오류다. 이미 패스 플레이는 그의 몸에 녹아있다”며 “신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추구하는 철학이 같기 때문에 능력이 극대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티키타카나 돌려차기 모두 ‘공 없는 선수의 움직임’이 중요하다. 동료가 쉴새없이 움직이면 패스를 줄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기회가 만들어진다”고 강조하며 “이는 슈틸리케호와 가장 큰 차이점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 =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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