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엔터테인먼트 시장조사 업체인 이언왕(藝恩網)은 20일 ‘한한령(限韓令·한류금지령) 전면 업그레이드’란 제목으로 “한국 드라마·영화·예능 프로그램과 한국 작품을 리메이크한 콘텐트가 모두 방송 금지된다는 지침이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이번 한한령은 ▲한국 단체의 중국 내 연출 금지 ▲신규 한국 연예기획사에 대한 투자 금지 ▲1만 명 이상을 동원하는 한국 아이돌의 공연 금지 ▲한국 드라마·예능 협력 프로젝트 체결 금지 ▲한국 연예인이 출연하는 드라마의 중국 내 송출 금지 등을 포함한다.
이번 조치는 31개 성·시 위성방송은 물론 지방 방송과 특히 인터넷 동영상 플랫폼에까지 적용될 전망이라 현실화된다면 중국 내 한류 콘텐트 유통이 크게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한한령은 이미 심의를 통과한 작품에 대해서는 예외를 둔다고 인정하고 있지만 지난 9월 방영이 끝난 이준기·아이유 주연 ‘보보경심 려’를 끝으로 심의를 통과한 한국 작품은 없다. 한·중 공동 투자로 제작된 이민호·전지현 주연의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은 끝내 중국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자 지난주 한국 단독 방영을 시작했다. 내년으로 방송이 연기된 이영애 주연의 ‘사임당, 빛의 일기’도 중국 동시 방영이 어렵게 됐다.
중국의 ‘한류 금지’ 엄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월에도 “중국 광전총국(廣電總局)이 8월부터 한국드라마 방송, 한국 연예인의 TV프로그램 출연을 금지시키기로 결정했다”는 현지 보도가 나온 바 있다.
그런데 이 내용은 중국 정부의 공식 문건으로 확인 된 바 없다. 오히려 인터넷에 퍼진 중국 CCTV 방송의 한한령 보도 장면 사진이 네티즌의 조작인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여유국이 한국인들의 비자발급을 금지할 것이라는 거짓공문까지 출현했지만 이조차도 위조였다. 일부 연예인들은 개인적인 이유로 중국 일정이 취소된 것을 두고 한한령 핑계를 대면서 이슈몰이를 하기도 했다.
이런 허위사실운 괴담으로 확산돼 불안심리를 가중시킨다. 이는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21일에도 한한령 보도가 나온 즉시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CJ E&M, FNC엔터테인먼트, 초록뱀 등 엔터주들은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이런 상황을 만드는 것이 중국 정부의 계산된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다. 대중에게 파급력이 큰 엔터산업을 집중 공격하는 것이 사드배치 결정에 대한 한국 내에서의 부정적인 여론을 높이는데 일조할 수 있다는 것. 특히 ‘최순실 게이트’ 파문으로 박근혜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높아진 상황에서 중국 현지 언론들이 일제히 ‘한한론’ 보도를 흘린 것도 우연의 일치가 아닐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한령에 대해 국내 한 대형 엔터테인먼트 회사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공식적인 지침이 확인될 때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아직 중국 현지에서 크게 변화된 상황은 없는데 국내에서의 보도가 지나치게 자극적으로 나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는 면도 있는 것 같다”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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