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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춘몽’의 선택은 ‘신의 한수’

입력 : 2016-10-08 10:31:53 수정 : 2016-10-08 10:3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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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부산=류근원 기자] 풀리지 않는 내홍과 예상치 못한 태풍 ‘차우’가 할퀴고 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개막작 ‘춘몽’은 적절한 배치가 아닐수 없다. ‘춘몽’은 이 모든 혼란을 차분하게 만들어주는 묘한 매력을 지녔다. 101분 동안 펼쳐지는 장률 감독의 꿈같은 영화는 신경안정제처럼 관객을 나른하게 만든다. 그래서인지 ‘춘몽’ 상영이후 영화제는 마법처럼 차분하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강수연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유독 ‘춘몽’에 힘을 실어준 데에는 나름 이유가 있었다.

“원래 꿈은 컬러가 아니잖아요?” 중국 국적의 장률 감독의 말이다. 그랬던 것 같다. 비록 컬러로 꿨을 지라도 지나면 흑백의 잔재만 남는게 꿈이다. 장률감독은 ‘풍경’ ‘경주’ ‘동행’ 등 여러 작품을 통해 국내 영화인들의 존경을 받는 인물. 현재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 영화학 교수로 지내고 있으니 그가 영화에서 꿈이 흑백이라면 흑백이 맞다.

춘몽의 주연배우는 충무로 연기파 배우로 떠오른 한예리다. 상대 배우들은 특이하게도 요즘 ‘방귀 꽤나 뀐다’는 젊은 감독 세명이 맡았다. 2009년, 각본·감독·주연의 1인 3역을 맡은 독립 영화 ‘똥파리’로 이름을 알린 양익준 감독은 한물간 동네 건달 익준으로 나온다. ‘무산일기’의 연출과 주연을 맡아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박정범 감독은 소심한 탈북자 신분으로 역시나 예리 바리기다. ‘용서받지 못한자’에서 연출과 주연으로 ‘영화계를 이끌 신예 감독’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윤종빈 감독은 틱장애가 있는 듯한 약간 모자란 연기를 멋지게 해낸다. 이렇게 예리를 둘러싼 세 남자의 꿈 같은 이야기는 시종일관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를 준다. 예리는 세 남자를 때로는 엄마처럼, 때로는 애인처럼 챙기고, 남들이 이들을 흉보면 분개한다. 익준, 정범, 종빈은 동네에 있는 양아치들처럼 찌질하고 하찮지만 마음속 만큼은 따뜻하고 의리있다.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정말 ‘꿈을 꾼 듯’ 아련한 느낌이 온다. 어디까지가 꿈이고 어디가 현실인지 분간이 안돼지만 중요치 않다. 서로를 위하는 마음만 있다면 힘이없고 가난해도 족하다는 마음으로 포만감이 가득하다.

시사회 이후 ‘춘몽’은 장률 감독의 최초 상업영화라는 말이 나왔다. 그만큼 관객과 가까워진 영화라는 표현이다. 15세 관람가로 오는 13일 개봉한다.

stara9@sportsworldi.com

‘춘몽’ 주연배우들. 배우 한예리와 상대역을 맡은 윤종빈 감독 양익준 감독 박정범 감독(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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