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백남준의 후예들, 국내 미디어아트 9인 작품 한 자리에

입력 : 2016-07-31 17:55:36 수정 : 2016-07-31 17:55:36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스포츠월드=류근원 기자] 오는 8월 4일~12일 열리는 제16회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이하 네마프)에서는 국내 미디어아트 대표적인 작가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 모은 뉴미디어아트- ‘가상의 정치’ 기획전을 서교예술실험센터에서 만날 수 있다.

올해는 백남준 서거 10주년, 국내 미디어아트는 백남준 이후 다양한 변화와 발전을 거치며 수많은 백남준의 후예라 부를 수 있는 걸출한 미디어아트 작가들을 배출해왔다. 올해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에서 펼쳐지는 ‘가상의 정치’ 기획전에서는 백남준의 뒤를 이으며 활발한 활동을 해오고 있는 대표적인 한국 미디어작가 9인-김두진, 김세진, 김원화, 김황, 노재운, 오용석, 유비호, 신정균, 흑표범-의 작품을 모아 기획 전시하는 뜻깊은 자리를 준비했다.

이번 ‘가상의 정치’ 기획전에서는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미술의 언어로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공감하고 또 한 번 더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다. 국내 미디어아트 작가들의 독특한 예술적 감성이 영상미디어를 통해 색다르게 전시될 예정이어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물리적 공간이 아닌 매체의 장치와 공간에 대한 작품을 통해, 현존하는 시각과 이미지에 대해 새롭게 논쟁이 가능하게 한다.

김장연호 네마프 집행위원장은 “약 20년 정도 된 국내 디지털 미디어아트 예술을 이끌어오고 발전시켜온 미디어아트 작가들의 작품을 ‘가상의 정치’라는 테마로 한 자리에 모아 상영, 전시하는 뜻깊은 행사로 한국 뉴미디어아트의 변화와 발전상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로 16회째를 맞은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은 아시아 최초의 뉴미디어아트 영상축제이자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미디어아트 영상축제로 자리매김해왔다. 이번 제16회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에는 20개국 118명의 미디어아트 작가, 영화감독 등이 참여하고 129개의 작품이 선보인다. 비디오아트, 대안영상, 디지털영화 등 뉴미디어아트 영상과 전시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은 ▲뉴미디어대안영화제 ▲뉴미디어아트전시제 ▲뉴미디어복합예술제 등 3개 섹션 12개 프로그램으로 나눠 진행된다. 자세한 상영일정과 정보는 네마프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 미디어아트 ‘가상의 전시’ 기획전에 참여하는 작가와 작품은 다음과 같다.

김두진 Kim, Doo Jin

켄무디와 로버트 셔만 Ken Moody and Robert Sherman, 디지털 페인팅 digital painting, 200x150cm, 2012 김두진 작가는 유럽의 고전 명화 속 인물들의 피부를 벗기고 그 안의 뼈대를 상상하여 3D 그래픽으로 구현한다. 현대미술에서의 차용과 변용은 많은 패러디 작품을 생산했다. 작가 역시 명화를 패러디하지만, 작품 속 신체와 정체성, 정신과 육체와의 관계 등 파생되는 여러 명확한 주제의식을 통해 해학적 양상이 두드러지는 패러디 작품과 다른 맥락을 띈다. 외피가 상실된 채, 정체성을 잃어버린 작품 속 형태들은 뼈대만 남아 성별, 인종, 외모, 신분, 그 어떤 외형적 상태로 가늠할 수 없는 본질적인 모습으로 관객 앞에 선다.

김세진 Kim, Se Jin

또르틸라 치난틸라 | Tortilleria Chinantla, 싱글 채널 HD 비디오, 5분 52초, 2016 뉴욕, 브룩클린의 공장지대에 위치한 성공한 멕시코 이민자가 운영하는 ‘Tortilleria Chinantla’는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멕시칸 음식의 주재료인 또르틸라를 생산한다. ‘또르틸라 치난틸라’는 샌프란시스코에 촬영된 ‘엔젤섬’과 뉴욕 앨리스섬에서 촬영된 ‘12개의 의자’과 더불어 전체의 이야기가 완성되는 구성으로, 뉴욕 ISCP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가했던 시기부터 제작되었다. 신자본주의 이념아래, 전지구적 이동현상 혹은 이주에 관한 사변적 관심 아래 만들어진 연작으로, 이민자들로 탄생되고 구성된 미국의 경제적, 문화적 성장 배경의 원동력에는 개인의 이상향 혹은 집단적 유토피아를 향한 열망이 자리잡고 있음에 주목하고, 그것이 현재의 복잡다단한 시스템아래 어떻게 살아남고 또 도태되는지 무빙 이미지, 텍스트, 그리고 사운드와 더불어 묘사하고자 했다. 

김원화 Kim, Won Hwa

우주발사체 Space Launch Vehicle DMC, 67x67x350cm (3piece 결합시), FRP• Fomax• enamel 도장, 2010

로켓은 순간적 폭발력으로 위성, 사람 등을 궤도에 몰려놓는다. 그러나 그 자체는 목적물을 옮겨놓기 위한 수단이며 사용 후에는 소멸된다. 이와 비슷하게 한국에서 건축물은 새로운 성장을 위한 동력원이 될 뿐 그것이 문화적 가치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또한 지속적으로 재개발이 이루어지는 한국의 도시는 계속되는 발사를 위해 만들어진 ‘Launch Pad'를 연상시킨다.

김황 Kim, Hwang

모두를 위한 피자 Pizzas for the People, Film part: Star Pizza capture, Episode 1: How to make How to make the pizza, 영화 Movie, 20m 15s, 2010

피자를 즐겨먹는 김정일을 위해 2008년 평양에 북한 최초 피자점이 문을 열였다. 모순된 북한의 문화장벽에 도전하기 위해 김황은 피자 만드는 법을 담은 동영상을 제작, 북한 암시장의 루트를 따라 북한 주민들에게 배포하였다. 그 후 약 6개월 동안 북한 주민들로부터 사진, 메모 등의 지속적인 피드백을 받고 있다.

노재운 Rho, Jae Oon

세 개의 대역 3 Stand_In, vimalaki.net, 5min 45sec, Color & Sound, 2005

남한에서 북한을 가장 가깝게 볼 수 있다는 애기봉 전망대를 중심으로 남한, 북한, 미국의 존재하고 있거나 존재했던 유사한 건축물들이 뒤틀린 시간의 축을 통해 서로 연결된다. 작가에 의해 여기저기서 수집되어 발췌된 불특정 다수의 에세이, 수기, 독후감등이 각 건축물들과 감상적인 음악을 배경으로 건조하게 흐른다.

오용석 Oh, Yong Seok

드라마 6번 Drama No. 6

수많은 영화 속에서 롱숏으로 촬영된 장면들을 수집하여 장면들과 흡사한 실제 장소들을 찾고, 그곳에서 인위적으로 연출되지 않은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모습들과 풍경들을 시점을 바꿔가며 수 차례 반복 촬영하였다. 마지막으로 작업의 시발점이 되었던 영화 속 장면들과 오용석 작가가 직접 촬영한 장면들을 꼴라주 기법으로 연결하여 마치 하나의 연속체처럼 연출하였다.

신정균 Shin, Jung Kyun

작업매뉴얼 #12 Manual #12, HD video, 3m 48s, 2015.

늘 마주하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내 선에서 알기 어려운 단서들이 감추어져 있고 별다를 바 없이 존재하는 것들은 기어코 이상스러운 불안을 만들어 내고야 만다. 영상은 매뉴얼을 기반으로 수행한 기록이자, 일상 속에서 이데올로기적 풍경을 건져내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유비호 Ryu, Bi Ho

이너뷰 Inner View, 국내 대참사 당사자 및 가족 8명의 인터뷰 installation of interviews of 8 victims of national catastrophes, 비디오 설치 8-channel video installation, desk&chair, 2015 사회적 재난을 겪은 개인 가족들을 인터뷰하여 현재 그들의 모습과 마음 속 이야기를 통해 이 시대의 가치가 과연 어디로 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업이다. 

흑표범 Black Jaguar

VEGA, performance film, 46min48sec, 2015

제목 VEGA는 세월호 유가족인 영만이 어머니가 여름내 자택 베란다에서 보았던 별, 직녀성의 이름에서 가져왔다. 매일 아침과 밤마다 학교에 다녀오는 영만이를 배웅하고 마중했었던 베란다에서, 별은 그리운 아들을 대신하는 위안이다. 지난겨울, 전시장 안팎에 마주한 관객과 나는 찻길을 사이에 두고 같은 목소리를 듣고 있다. 두 공간을 가로지르는 유가족 어머니들의 목소리는 아이와의 온갖 기억을 이야기하고 또 이야기한다. 나는 팽목항에서 가져온 이불을 덮고 유리창 안의 관객들을 바라본다. 돌아오지 않는 아이를 기다리는 유가족들의 몸짓을 수행하면서, 상실을 애도하고 그 기억을 함께 구술하는 그리움의 제의로써 무너진 공동체를 호출한다.

stara9@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