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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영상예술? 영화+전시 아우르는 영상예술을 즐겨라

입력 : 2016-07-28 17:01:06 수정 : 2016-07-28 17: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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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류근원 기자]

인터뷰/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 김장연호 집행위원장(43세)

오는 8월 4일~12일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가 열린다.

올해로 16회째인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이하 네마프)은 순수예술과 참여예술이 함께 어우러진 참신한 21세기 예술이다. 백남준의 후예들을 양성하고 국내 보다는 해외에서 더 관심을 받고 있는 행사다.

그동안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을 통해 해외에서 인정받는 많은 작가들이 배출되었다. 행사 준비에 여념이 없는 김장연호 집행위원장을 만나 네마프의 취지와 의미를 물었다.

-올해로 16회째인데, 어떻게 처음 네마프를 기획했나?

1회를 처음 개최했던 2000년도는 한국이 디지털 환경에 진입하던 시기로, 당시 디지털 비디오, 캠코더로 제작된 다양한 비디오 예술작품들이 나오던 시기다. 개인적으로 영화와 영상예술에 관심이 많았지만, 많은 서적과 문화가 서구의 영화, 영상예술에 관한 것이었다. 새롭게 등장한 디지털 비디오 영상예술 작품이 국내에서 발흥되었고, 이러한 문화가 대안영상예술문화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서 2000년도에 민간에서 네마프를 기획하게 되었다.

-네마프를 개최해오시면서 힘든 점이나 보람을 느끼신 점은?

제 인생 20대를 거쳐 30대와 40대를 모두 네마프에 투자했다, 사실 민간에서 예산이 보장되지 않는 행사를 16년간 꾸준히 매년 개최하고 진행하는 건 쉽지 않다. 한국 대안영상문화의 토대를 만들고 싶다는 강렬한 신념이 아니었다면, 버티기 힘들었을 것이다. 너무 어린 나이에 무모한 일을 시작해서 하나하나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영화, 미술작가들과 네트워크를 맺어가며, 대안영상예술에 대한 의미와 개념도 한국에 맞게 새롭게 제안했다.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은 디지털영화, 대안영상, 다큐멘터리, 비디오아트, 미디어아트 등을 소개하고 있다. 대중들의 반응은 어떤가?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에서 소개하는 작품은 크게 뉴미디어대안영화와 뉴미디어아트로 볼 수 있다. 텔레비전이나 주류 미디어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작품들은 아니다. 대중에게 가깝지 않은 현대 미술 현장에서 엄청난 금액에 거래되는 작품들도 있다.

영상예술, 미술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대번에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에서 소개하는 작품들이 얼마나 동시대에 중요한 작가들인지 알고 있다. 올해 소개하는 트레이시 모팻 작품들이 그렇죠. 동시대에 제작되는 뛰어난 작가들의 작품을 관람한다는 건, 그만큼 동시대의 정체성과 산업혁명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팁을 얻는 것이기도 하다.

특히 미디어에 익숙한 청년이나 대학생들에게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은 그들이 생각해온 다양한 상상력들이 다양한 형태로 구현되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인기가 많다. 

-영화와 미술간엔 차이가 있는데 영상이라는 한가지 소재로 소개하는 게 효과가 있나?

옛날부터 필름으로 만들어져오던 영화와 비디오의 영상, 뉴미디어로 등장한 컴퓨터 매체가 이제는 디지털 매체로 통합되었다. 디지털 캠코더로 촬영하고, 디지털 컴퓨터로 편집하면서 영화, 영상, 미디어의 문화가 통합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스크린에 소개할 수 있는 작품을 영화제로, 설치로 소개할 수 있는 작품을 전시제 형태로 소개하고, 퍼포먼스, 워크숍 등으로 다채롭게 소개할 수 있는 작품은 복합예술제로 제안하고 있다.

창작자가 구현하는 디지털, 뉴미디어로 창작될 수 있는 다양한 플랫폼을 행사에 반영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제대로 관객과 소통의 매개자로서 역할을 한다면 창작자가 원하는 플랫폼이 구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영상, 미디어예술로 플랫폼을 구성해보니 영화제, 전시제, 복합예술제 형태로 프로그램이 구성된 것이다. 이렇게 진행하면, 영화관, 컴퓨터, 텔레비전, 스마트폰 등 다양한 플랫폼에 익숙한 대중들에게 다양한 매체로 보여줄 수 있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대안영상의 매력은 무엇인가?

예술은 우리가 표현할 수 있는 매체의 변화와 같이 변화한다고 생각한다.

종이와 펜이 대중적 매체였던 시기엔 문학이 대표적인 예술이지만, 현재는 종이와 펜보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익숙한 시대다. 우리나라에서는 디지털 비디오예술이 20년이 되었고, 돈이 되지 않지만, 한국의 현대문화예술 가치로 대안영상만큼 가치가 있는 예술은 없다. 자발적으로 발흥되었고, 국가 주도의 예술이 아닌 창작자 스스로 자발적인 예술문화가 부흥한 거다.

약 20여년간 한국 작품 1000편을 소개해왔는데, 이 작품들로 한국 대안영상예술 형식들을 분류해서 문학과 같은 갈래를 만들어보는 게 꿈이다. 대안영상예술은 미적 형상을 추구하는 순수영상예술 작품에서부터 사회적 참여를 추구하는 참여영상예술까지 다양하다. 이렇게 다양한 형식과 내용을 갖고 있는 한국 대안영상예술을 대중들이 관심가져주고 많이 찾아주면 좋겠다. 해외에서도 한국 대안영상예술, 디지털 비디오예술은 점점 인정받고 있다.

-올해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의 주요 특징은?

올해 가장 역점을 둔 프로그램은 올해의 주제전인 가상의 정치 기획전, 국내 최초로 진행되는 트레이시 모팻 회고전, 핀란드와 협업한 핀란드 미디어아트 특별전이다. 먼저 가상의 정치는 영화제 프로그램에서는 매체 장치와 공간을 탐색한 국내외 10여 년 이상 매체탐구를 해온 유수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도미니크 가뇽, 비르길 비트리히, 마누 룩스, 하룬 파로키 등 디지털 환경이 완료되어 가상세계가 실재세계를 압도하고 있는 오늘날의 환경을 탐구하는 작품들로 준비했다.

트레이시 모팻은 사진작가로 명성이 더 알려져 있는 예술가다. 사진 뿐만 아니라 영화도 제작을 했다. 사진전은 국내에서 열린 적이 있지만, 영화 회고전은 처음이다. 사진을 공부하거나, 현대미술을 공부하는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귀가 따갑게 듣던 이름의 주인공이다. 정말 어렵게 진행하는 회고전인 만큼 많은 분들이 관람하셨으면 좋겠다.

-신진작가 양성에도 네마프가 많은 기여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나라 작가만 보더라도 1000명 이상 소개를 해왔다. 디지털 비디오예술을 하거나, 미디어아트, 대안영상을 제작하는 분들을 많았다. 또 이렇게 오래되고 민간에서 이렇게 자발적으로 진행하는 영상예술 페스티벌이 없으니까 좋아라들 한다. 20년 가까이 작업해온 유비호, 김세진, 오용석, 김기라, 장지아, 임흥순 작가님의 작업도 소개해왔다.

-경쟁부문 상영작을 ‘글로컬 구애전’이라고 이름 붙인 게 흥미롭다.

글로벌이 상업적으로 많이 쓰이는 용어라면, 저희는 지구촌의 사람들의 삶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 많기 때문에, 지역을 뜻하는 로컬의 합성어인 글로컬이라는 용어를 활용하고, 심사, 경쟁이라는 용어보다는 '우리가 사랑한, 구애한 작품'이라는 뜻으로 구애라는 용어를 활용하고 있다.

-올해 놓치기 아까운, 영화작품과 전시는 어떤 게 있을까?

가상의 정치가 영화제와 전시제로 나누어 소개가 되고 있기 때문에 꼭 영화제와 전시제에서 ‘가상의 정치’ 주제전을 보셨으면 좋겠다. 최근에 제작된 전세계 1200여편의 작품 중 50여편을 소개하는 글로컬 구애전, 야심차게 기획한 트레이시 모팻 회고전도 좋다.

-앞으로의 계획은?

20주년을 앞두고 있는데, 한국 대안영상예술을 언제든지 볼 수 있는 아카이브를 구성하고, 대안영상작가의 열악한 제작환경을 개선하는 것, 20년된 한국 대안영상예술을 잘 정리해서 영상예술에 관심있는 분들에게 한국대안영상예술사를 소개할 수 있는 책을 구성하는 것. 안정적인 정책이 절실히 필요한 때인 거 같다.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발흥한 문화예술 역사만큼 중요한 가치는 없다. 제대로 후세에게 물려줄 수 있는 소중한 자산을 많은 대중들이 사랑해주시고, 정책하시는 분들이 모른 척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stara9@sportsworldi.com

오는 8월 4일~12일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에 전시될 영상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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