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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준의 독한S다이어리] 이승우 ‘핫핑크’… 숨겨진 비밀 & 눈물 감동

입력 : 2015-08-29 06:02:00 수정 : 2015-08-29 06: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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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파주 권영준 기자〕 이승우(17·FC바르셀로나 B)가 17세 이하 축구대표팀 소집을 위해 경기도 파주 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를 찾은 지난 24일. 그의 등장으로 파주 NFC는 크게 술렁였다. 바로 핫핑크 색으로 물들인 그의 헤어스타일 때문. 이전에도 대표팀 소집마다 노란색, 회색, 보라색 등 다양한 색으로 물들인 헤어스타일로 시선을 모았던 이승우가 이번엔 더욱 강렬한 색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파주NFC가 개장한 이후 핑크색으로 물들인 헤어스타일을 하고 나타난 축구대표팀 선수는 없었다. 전무후무한 일이다.

당시 이승우는 “머리를 염색한 것에 특별한 의미는 없다”며 “한국에 오면 새로운 기분으로 염색을 한다”고 짧게 대답했다. 정작 이승우에게는 단순한 헤어스타일이지만 주변에서는 ‘난리’ 수준의 반응이 일어났다. ‘너무 튄다’는 지적부터 ‘자유 분방하다’ ‘대표팀 소집인데 심했다’ 등 다양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언론에서도 이승우의 헤어스타일을 두고 돌출 행동이라는 지적을 하기도 했고, 팀 스포츠인 축구에서 개인주의가 아니냐고 꼬집었다. 심지어 파주NFC 현장에서 나타나지 않았던 일부 인터넷 언론은 ‘대표팀 소집에 예의가 없다’며 인성까지 들먹이며 그를 비판했다.

과연 핑크색 헤어스타일은 어떤 의미였을까. 스포츠월드 취재 결과 눈물겨운 감동의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 이승우는 29일 파주NFC에서 치러진 연세대와의 연습경기에 모습을 드러냈다. 오는 2일 막을 올리는 ‘2015 수원 컨티넨탈컵 U-17 국제청소년축구대회’을 앞두고 경기력을 점검하기 위한 경기였다. 30분 3세트제로 치러진 이날 경기에서 이승우는 1, 2세트에 출전해 페널티킥을 유도, 직접 키커로 나서 골을 터트렸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이승우의 최측근 관계자는 조심스럽게 이승우의 헤어스타일에 담긴 뒷얘기를 꺼냈다.


이 관계자는 “내가 이런 얘기를 해도 될까 상당히 조심스럽다”면서도 “(이)승우가 헤어스타일을 화려하게 바꾼 이유는 바로 가족 때문”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승우가 중학교 3학년 때까지 본인과 형이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 당시 부모님이 모두 맞벌이는 하는 상황이었고, 축구를 하면서도 할머니 손에 컸다. 할머니에 대한 애정이 누구보다 깊다”며 “핑크색으로 머리를 물들인 이유가 바로 할머니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지난 4월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승우는 U-17대표팀 소속이지만, 이례적으로 U-18 대표팀에 합류해 ‘2015 수원 JS컵 U-18 국제청소년축구대회’에 출전했다. 당시 경기가 열린 수원월드컵경기장에 할머니가 이승우의 모습을 직접 지켜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지만, 노안으로 인한 시력 저하로 이승우를 쉽게 찾지 못했다는 것. 관계자는 “승우의 할머니가 여든이 넘으시면서 몸이 많이 불편하시다. 승우가 스페인에서 뛰니깐 직접 눈으로 경기 장면을 지켜볼 기회가 없으신데, 한국에서 경기에 출전하니 직접 찾아가 지켜본 것이다. 그런데 시력이 좋지 않으셔서 승우를 좀처럼 찾지 못해서 안타까워 하셨다”며 “이 소식을 들은 승우가 할머니께서 자신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염색을 한 것이다. 할머니가 분홍색을 좋아하신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승우 아버지도 보수적인 분이시다. 처음에는 승우의 머리를 보고 깜짝 놀라셨다. 그런데 승우의 속 깊은 마음을 알고 대견스러워 하셨다”며 “승우도 언론을 통해 구구절절 가족사를 얘기하고 싶지 않았던 모양이다. 하지만 승우의 속 깊은 정을 두고 인성을 들먹이고, 돌출행동이 아니냐는 기사가 나와서 ‘이건 좀 아니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기회가 되면 꼭 알려야 되지 않을까 고민하다 털어놓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승우가 할머니를 위해서 수원컵에서는 꼭 골을 넣겠다고 하더라”며 “속이 깊은 아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헤어스타일을 두고 쏟아지는 목소리를 아직 고등학생에 불과한 이승우가 받아드리기에는 벅찬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승우는 비난의 목소리까지 ‘그럴 수도 있다’며 받아드리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후문이다. 누구보다 속이 깊고, 의미가 컸던 ‘핫핑크’ 헤어스타일. 이를 계기로 더 이상 논란의 대상이 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다. 또한 할머니가 지켜보는 가운데 이승우의 세리머니가 연출되길 기대한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 =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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