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스타★톡톡] '태양을 쏴라' 박정민 "사막서 촬영… 죽다 살아났죠"

입력 : 2015-03-19 10:50:38 수정 : 2015-03-19 10:50:38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스포츠월드=윤기백 기자] “살면서 과연 몇 번이나 사막에서 영화를 촬영할 수 있을까요?”

배우 박정민이 영화 ‘태양을 쏴라’로 새로운 연기에 도전했다. 익숙한 한국의 배경이 아닌, 미국 서부의 한 사막에서 강한 수컷 향기를 풍기는 느와르 영화에 출연한 것. 박정민이 출연한 ‘태양을 쏴라’는 더이상 갈 곳이 없는 세 남녀의 지독한 운명을 그린 작품이다. 미국 LA와 라스베가스에서 올 로케이션으로 촬영했으며, 화면 가득 채워진 이국적인 분위기 위에서 강지환, 윤진서와 연기 호흡을 맞췄다.

일단 ‘태양을 쏴라’는 미쟝센부터 남달랐다. 우리가 익숙했던 배경이 아닌, 전혀 익숙하지 않은 낯선 배경이 연신 눈길을 사로잡았다. 영문로 가득 찬 네온사인부터 백인, 흑인 등 다른 피부색의 인종들 그리고 황량하면서도 이국적인 사막까지, 영화는 전혀 다른 세계를 스크린에 담았다.

그렇다고 낯설기만 한 건 아니다. 강지환, 윤진서를 비롯해 박정민에 이르기까지 우리 눈에 익숙한 배우들도 함께 담았다. 덕분에 머나먼 타지에서 방황하는 청춘들을 사실감 있게 표현했고, 세 인물이 얽히고설킨 지독한 운명을 느낌 있게 담아냈다. 기존의 한국영화와는 전혀 다른, 색다른 한국영화가 나온 것이다.

“데뷔한 지 2년 만에 찍은 영화예요. 한국이면 여유롭게 촬영했을 텐데, 넉넉지 못한 상태에서 찍은 영화여서 조금은 색다른 경험을 했어요. 미국 스태프와 함께 호흡도 맞추고,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로케이션에서 연기도 해보고… 정말 낯선 경험이었죠. 물론 배운 것도 많아요. 조명 담당은 미국인 스태프였는데, 영화인들은 굳이 언어로만 소통하는 게 아니더라고요. 눈빛만 봐도 몸짓만 봐도 척척 알아듣는데, 국경을 초월한 영화인들의 소통법을 몸소 깨닫게 된 순간이었어요.”

‘태양을 쏴라’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장면이라면, 강지환이 박정민을 향해 총을 겨누는 신이다. 미국 서부사막의 한 절벽에서 촬영한 장면인데, 황량한 땅 위에서 벌이는 두 남자의 감성 폭발이 압권이다. 실제 촬영은 어땠을지 궁금해졌다.

“보기엔 정말 멋있는 장면인데, 촬영할 땐 정말 힘들었어요. 온도만 해도 40도가 훌쩍 넘었거든요. 소위 말해 사람 죽이는 날씨였어요(웃음). 엄청 건조하기도 했고, 또 땡볕 아래 서 있어야 하니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죠. 영화엔 안 나오지만 지환이형이 총을 쏜 뒤에 제가 1분 가량 욕을 하는 장면이 있었어요. 촬영 당시 욕을 내지르고 저도 모르게 ‘픽’하고 쓰러졌는데, 자칫하면 절벽으로 떨어질 뻔 했죠. 하지만 스태프들이 아무런 미동도 없는 거예요. 알고 보니 쓰러지는 것 자체를 연기로 착각한 거죠(웃음). 당시 매니저도 없었는데, 분장을 담당하는 누나에게 물 한 잔만 달라고 해서 겨우 마시고 정신 차린 기억이 있어요.”

박정민의 말을 들어 보니, 사막에선 휴대폰도 잘 터지지 않는다고. 연락할 수단이 마땅치 않기에,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몇몇 있단다.

“사막 촬영은 정말 힘든 것 같아요. 전화도 잘 안되고 무전기만 되는데, 그것마저도 순탄치 않았죠. 한 번은 오후 1시에 사막 어느 공간에서 모이자고 했는데, 스태프들이 아무도 안 오는 거에요. 괜히 서로 엇갈릴까 봐 자리를 지키고 있었는데, 3∼4시간을 기다려도 아무도 오지 않았죠. 결국 그날은 촬영을 못했어요(웃음). 그야말로 이산가족이 된 거죠.”

그러면서 박정민은 배우 윤진서와의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영화 속 재규어 오픈카가 나오잖아요. 소품으로 빌린 자동차에요. 한 번은 직접 차를 운전해보고 싶어서, LA에서 라스베가스를 갈 때 4시간 반 정도를 직접 운전해서 갔어요. 올 때는 진서누나와 함께 타고 왔는데, 사막에 아무것도 없잖아요. 덕분에 이야기를 정말 많이 했어요. 또 한 번은 진서누나와 액션신이 있었는데, 그때 너무 몰입했던 나머지 진서누나 손가락이 부러진 적이 있어요. 저는 너무 놀라서 말도 못하고 있었는데, 오히려 누나는 쿨하게 넘어갔죠. 그때만 생각하면…(웃음).”

어느덧 ‘태양을 쏴라’가 관객들에게 첫선을 보일 차례가 왔다. 끝으로 영화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관전팁을 부탁했다.

”‘태양을 쏴라’는 LA와 라스베가스가 중심 로케이션인데, 두 도시도 좋지만 그 중간에 있는 사막도 굉장히 의미 있는 공간이에요. 사막의 황량함, 그리고 그곳에 외롭게 떨어져 있는 세 인물의 미쟝센이 굉장히 독특하거든요. 기존에 보지 못했던 미쟝센인 만큼, 독특한 그림과 함께 세 인물의 감정선을 잘 따라가 본다면 굉장히 재밌는 영화가 될 거예요.”

윤기백 기자 giback@sportsworldi.com

사진=김두홍 기자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