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m 고지에 면적 100만평방미터(약 33만평)
한방기체험장인 '동의전'에
약초공원까지 볼거리 다양
'제14회 산청한방약초축제'
9일까지 산청IC 축제광장서
약초생태관 등 5개관 운영
다채로운 '한방 상품' 전시
경남 산청군 금서면 동의보감로555번길, 동의보감촌으로 향하는 도로 양쪽에는 들국화의 일종인 하얀 구절초가 마치 소금을 뿌려놓은 양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산청의 가을은 코스모스가 대변하는 게 아니었다. 들국화의 일종인 구절초야말로 산청의 가을을 가을답게 하는 그야말로 산청의 ‘감초’였다.
해발 400m 고지에 자리를 튼 동의보감촌은 ‘촌’이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넓고 규모가 크다. 한방기체험장, 한의학박물관, 한방테마공원, 엑스포주제관 등이 들어선 전통한방휴양관광지에 한옥 12동에 마련된 한방의료 체험 장소인 동의본가, 그리고 한방자연휴양림까지 합치면 자그마치 그 면적이 100만평방미터(약 33만평)에 달한다.
#한방기체험장 동의전에 가면 영험한 바위 3개(삼석)가 있다
동의보감촌 가운데 관광객들이 빠지지 않고 찾는 곳은 한방기체험장인 동의전(東醫殿). 기가 하늘로 통하는 문이라는 의미의 ‘기천문(氣天門)’을 거쳐 운동장만한 광장을 지나면 전통양식의 건물로 지은 거대한 동의전의 위용이 드러난다. 11m에 이르는 미륵부처를 모신 금산사 미륵전 앞에 선 듯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동의전 내부에는 아무 것도 모셔져 있지 않다. 그 웅장한 건물이 단지 기 수련을 할 수 있는 장소로만 이용되는 게 아까울 정도다.
이곳에선 현대인의 심신수양을 위해 기(氣) 치유 전문가를 초청해 기치유 체험, 명상 치유 등 다양한 기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동의전에는 3개의 기체험 바위가 있다. 영험함으로 소문이 자자한 이름 바 ‘3석 체험’이다. 동의전 맨 위에 있는 석경, 동의전 바로 뒤에 있는 8m 높이의 귀감석, 그리고 동의전 광장에 있는 복석정 등이 그 주인공.
지리산에서 흘러온 기맥이 석경에서 맴돌아 솟았다가 귀감석에서 풀어내는 기맥이 운기된 뒤 복석정에서 턱으로 맺히고 어울려 증폭된다는 것.
동의보감촌이 특별한 곳임은 지명에서도 알 수 있다. 동의보감촌이 위치한 지명은 특리(特里)다. 동의보감촌 중턱에는 ‘특리’에 대한 안내문이 있다.
안내문에는 “우리나라의 행정 지명 중 특별하다는 의미를 지닌 ‘특’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곳은 단 두 군데. 하나는 행정구역상 수도인 서울특별시고 다른 하나는 여기 특리다. 특리가 특별한 마을이라는 지명을 갖게 된 이유는 모두들 건강하고 활력 넘치는 기운으로 가득한 곳이기 때문”이라고 쓰여 있다.
이렇듯 동의전 터는 동의전이 들어서기 전부터 대한민국에서 가장 뛰어난 기 명소로 꼽혀 왔다. 동의전은 지난해 열린 산청한방엑스포를 위해 지은 건물이다. 국새 문제로 한 때 시끄러워서 눈길을 주지 않아서 그렇지 동의전 바로 오른편에 지어진 전통건물이 바로 국새를 만들었던 국새전이다. 동의전이 세워지기 이전에 나라의 운명을 좌우하는 국새전이 이곳에 세워졌다면 그 땅의 가치를 지레 짐작할 수 있을 터.
그렇다면 이곳이 왜 기 명소로 알려졌을까. 동의전을 품고 있는 산은 왕산(923m)이다. 우리 땅, 우리 민족의 정기가 백두대간을 타고 힘차게 내려오다가 남해바다를 보고 멈추면서 휘돌아쳐 지리산 끝 자락인 왕산과 필봉산(848m)이 온전히 그 기운을 담아 내 품고 있다는 게 풍수에 정통한 이들의 주장. 어떤 이는 그 의미를 더욱 확장해 유라시아 대륙을 거쳐 백두산과 태극 종주 능선으로 이어지는 기의 흐름으로 볼 때 세계적으로도 최고의 기를 간직한 명소라고 감탄하고 있다.
동의보감촌에는 야외에도 볼거리는 다양하다. 시원한 첫인상을 선사하는 정문입구 동의폭포에서부터 어린이들이 특히 좋아할만한 세계최대규모의 황금장수거북이, 물레방아, 사슴이 있고, 인체에 대한 모든 것을 조형물로 만들어 놓은 놓은 한방테마공원에 이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또한 약초공원에는 가을을 대표하는 꽃 구절초와 상상화, 일명 바늘꽃인 홍접초 등 가을꽃이 만개해 관람객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약초 먹고 힐링하는 산청한방약초축제
‘동의보감 숨결따라 산청약초 향기따라,’ 산청한방약초축제(10월2∼9일)는 맛보고, 느끼고, 만져보는 체험 테마형 축제로 올해로 14회째 열리고 있다.
축제 무대는 산청군 금서면 산청IC 입구 축제광장 및 동의보감촌 일원. ‘온 가족 건강여행’이라는 축제 주제의 집중화를 위해 주제관을 한방역사관, 약초생태관, 산청약선관, 항노화산업관, 혜민서 등 5개관으로 구분해 다채로운 한방관련 상품들을 전시·체험토록 했다.
5개의 주제체험관을 비롯해 이번 축제에는 한의학 전문의료진이 진료하는 한방의료체험, 약초술과 약초차를 시음할 수 있는 한방건강체험, 한방약재로 요리한 몸에 좋은 한방음식 체험, 산청에서 재배한 우수약재와 각종 약재가공생산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약초판매장터 등 다른 어느 축제보다 차별화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약초상설시장과 약초장터. 이곳에선 저렴한 가격에 몸에 좋은 각종 약초와 약재를 살 수 있어 건강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약초의 고장 산청에서 자생한 1000여종이 넘는 약초 중에서 엄선한 약초와 약재가 대량으로 준비돼 판매되기 때문.
4일 오후 2시. 산청체육센터 오른편 광장 특설무대에선 신방자전이 공연되고 있었다. 숙청을 들라는 사또의 커렁커렁한 목소리가 가을하늘에 올려 퍼지고 춘향의 숙청을 대신한 기생들이 나와 한바탕 ‘신식’ 댄스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산청군은 약초만으로 산청의 미래를 설계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미래 전략으로 약초를 활용한 항노화산업 육성에 눈을 돌리고 있다. 산청약초를 통해 개발된 항노화제품으로 한방엑스포의 땅 산청의 미래를 밝히겠다는 것이다.
기자를 안내한 강채호 산청군 관광계장은 “이번 축제에는 한의학 전문의료진이 진료하는 한방의료체험, 약초술과 약초차를 시음할 수 있는 한방건강체험, 한방약재로 요리한 몸에 좋은 한방음식 체험, 산청에서 재배한 우수약재와 각종 약재가공생산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약초판매장터 등 다른 어느 축제보다 차별화된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며 “2013년부터 2년 연속 문화체육관광부 우수축제로 선정된 산청한방약초축제는 최우수축제 진입을 목표로 방문객 위주의 동선설치와 새로운 프로그램 개발로 내실 있는 행사를 추진하고 규모와 시설 등 모든 면에서 변화있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청한방약초 축제의 별미 은어숯불구이
특설무대 오른쪽 한 모퉁이에서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은어 체험장이 마련돼 있는 것. 한 어린아이가 수조에 담긴 은어를 간이낚싯대로 낚아 올리고 얼굴에 웃음꽃이 피웠다.
산청을 가로질러 흐르는 경호강은 은어낚시의 천국으로 잘 알려져 있다. 산청군도 앞으로 은어를 산청을 대표하는 먹거리로 육성할 계획을 세우고 이번 축제에 은어 시식 코너를 마련한 것.
은어는 숯불구이, 튀김, 탕 등 다양하게 요리할 수 있는데 가장 맛 있는 건 은어 숯불구이다. 모래를 반쯤 채운 무쇠 솥에 숯불을 올리고 그 주위에 빙 돌아가며 대나무에 꽂은 은어를 세워 굽는다. 이렇게 하면 은어 껍질은 꼬들꼬들해져 씹는 맛이 더해지고 살은 기름기가 빠져 더욱 담백해진다.
은어 홍보를 위해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은어전문식당 ‘은어가오리다’(055-973-2200) 박정숙 주인은 은어는 “장어보다 일곱배나 단백질이 더 많다. 은어 한 마리를 먹으면 장어 일곱마리를 먹은 것과 같다”고 말했다.
정말 그럴까. 한 마리 5000원에 판매하는 숯불구이 은어 한 마리를 덥썩 입에 무니 산청 한방축제에 온 보람이 새삼 느껴진다. 맛이 일품이라는 은어 내장의 진미도 확인됐다. 은어는 낚시로 한 마리 한 마리 잡기 때문에 공급이 늘 달리는 민물고기다. 그래서 이번 축제에는 조금씩 시작하고 있는 양식 은어를 내놓았다고 한다. 머지않아 산청 경호강 한방은어가 산청한방약초 축제의 대표적 먹거리로 등장할 날을 기대해본다.
◆주변 관광지
산청은 9곳의 명소가 있다. 이름하여 산청 9경. 동의보감촌을 비롯해 지리산 천황봉, 대원사 계곡, 황매산 철쭉, 구형왕릉, 경호강 비경, 남사예담촌, 남명조식 유적, 정취함 조망 등이다.
굳이 최근 각광받는 곳을 고르라면 동의보감촌과 남사예담촌이다. 지리산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자리 잡은 남사예담촌은 안동하회 마을과 더불어 경상도의 대표적인 전통한옥마을이다. 조선시대의 다양한 한옥들이 집성되어 전통건축을 배우는 학생들과 학자들의 현장 배움터로 인기다.
산청=글·사진 강민영 선임기자 mykang@sportsworldi.com
<사진설명>
1. 산청동의보감촌 전경. 2013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 개최지로 지금은 한방의료 및 힐링체험관광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2. 산청동의보감촌 내 마련된 둘레길에 구절초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3. 동의보감촌 내 초객정. 이렇듯 구절초는 동의보감촌 곳곳에 만개해 있다.
4. 동의보감촌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동의전 전경. 우리나라에서 기가 가장 센 곳 중 하나다.
5. 관광객들이 동의보감촌 3석 중 하나인 석경을 체험하고 있다.
6. 제14회 산청 한방약초축제 입구. 산청IC를 나오면 바로 축제장 입구가 보인다.
7. 산청한방약초축제에선 수백가지 몸에 좋은 약초를 싼 값에 구입할 수 있다. 자연산 영지버섯과 말굽버섯.
8. 은어전문식당인 ‘은어가오리다’ 주인이 숯불구이 은어를 들어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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