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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MFF 피플] 오멸 감독 "하늘의 황금마차, 인생 깨닫게 해준 작품"

입력 : 2014-08-16 16:53:39 수정 : 2014-08-16 16:5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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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개막작이자 오멸 감독의 신작인 ‘하늘의 황금마차’가 관객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오멸 감독은 16일 충북 제천시 메가박스 제천에서 열린 제10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10th Jecheon International Music&Film Festival, JIMFF) ‘하늘의 황금마차’ Q&A에 참석, 영화 제작 뒷이야기와 에피소드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Q&A 시간에는 많은 관객들이 객석에 남아 영화에 대한 뜨거운 열기를 보여줬다. 이에 오멸 감독은 영화를 제작하게 된 계기, 킹스턴루디스카와 돈스파이크와의 인연, 카를로비 바리 국제영화제 방문 에피소드 등을 풀어냈다. 다음은 오멸 감독의 Q&A 일문일답.


▲어떻게 ‘하늘의 황금마차’를 제작하게 됐나.

“‘지슬’ 개봉 직전에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인권영화 제작을 제안받았다. ‘지슬’은 제주사람으로서는 책무 같은 의미여서 쉽게 접근할 수 있었지만, 인권영화는 사실상 관심도 없었고 많이 소흘했던 것 같았다. 그래서 노인문제를 다뤄보기로 하고 무작정 덤볐는데, 작품이 쉽게 끝나지 않더라. 촬영을 완료하고도 마음에 들지 않아 50% 정도를 버리고, 다시 촬영하고 재편집을 했었다.”


▲그렇다면 영화 제작에 차질이 생기지 않았나.

“추가 촬영을 해서 올해 2월까지 작업을 한 뒤 마무리했다. 출연 배우들 모두 친한 지인들이라, 본업을 하다가 시간이 비면 영화 스케쥴을 소화하곤 했다. 덕분에 배우들에게 큰 신세를 지었다.”


▲이번 작품을 통해 느낀 바도 많겠다.

“그렇다. ‘하늘의 황금마차’는 오히려 인생을 깨닫게 만들어 준 영화다. 내 부족함을 너무나도 잘 알게 됐다. 가족과의 관계와 우애 등 내가 놓치고 있던 부분이 너무나도 많았다. 10년 넘도록 동생이 아들 셋을 낳았는데, 한 번도 통화를 못해봤더라. 역시 예술이란, 작가의 인생이 고스란히 담기는 것 같았다.”


▲밴드 킹스턴루디스카는 어떻게 만났나.

“TV 프로그램 중 유일하게 보는 게 ‘무한도전’, ‘정글의 법칙’, ‘불후의 명곡’이다. 그 중 ‘불후의 명곡’에 킹스턴루디스카가 나와서 양희은 선생님의 ‘아름다운 것들’을 열창하는 모습을 봤는데, 굉장히 인상깊었다. 알고 보니 인디에서 굉장히 열심히 활동하는 팀이더라. 국내에선 ‘스카’란 장르가 굉장히 생소한데, 그 분야 정착에 힘쓰며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에 끌렸던 것 같다.”


▲음악감독은 유명 작곡가 돈스파이크가 맡았던데.

“‘나는 가수다’에서 돈스파이크가 편곡한 곡을 들어봤는데, 굉장히 인상깊었다. 그래서 우리 영화의 음악을 돈스파이크가 담당해줬으면 했고, 예산이 부족하지만 찾아가서 부탁하니 흔쾌히 허락해줬다. 그때까지는 전혀 상상도 못했다. 제주 지역에서 영화하면서 킹스턴루디스카와 돈스파이크를 섭외할 수 있었으리라곤 정말 생각도 못했다.”


▲킹스턴루디스카와의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해달라.

“멤버들이 참 귀엽다. 말썽꾸러기처럼 티격태격 잘 싸운다. 연습실에 방문했던 적이 있는데, 손님이 밖에 있는데도 멤버들끼리 싸우더라(웃음). 멤버들은 오히려 ‘감독님이 이런 모습도 다 봐야 한다’며 너스레를 떠는데, 첫 인상부터 강렬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고민이 됐다. 킹스턴루디스카의 모습을 어떻게 영화에 잘 녹여낼 수 있을지, 그게 가장 큰 숙제였던 것 같다.”


▲해녀 역할도 굉장히 인상깊던데.

“오영순 선생님은 첫 작품부터 지금까지 함께 해온 분이다. 그런데, 영화가 완성된 것도 못 보시고 몇 주 전에 돌아가셨다. ‘어이그 저 귓것’ 당시 간암 판정을 받았는데, 이렇게 세상을 떠나게 된 것이다. 한 번은 돌아가시는 모습을 체험 한 번 해보시라고 해서, 자신의 죽음을 인지하고 노래를 불렀던 장면이 있다. 그때 펑펑 울었던 기억이 있다. ‘지슬’ 때도 건강이 좋지 않으셨는데, 이번 작품을 마지막으로 세상을 떠나셨다. 영화를 못보시고 돌아가신 게 참 가슴이 아프다.”


▲체코에서 열린 카를로비 바리 국제영화제도 초청됐던데.

“문석범 선생님과 함께 체코에 다녀왔다. 문석범 선생님이 영화제를 가고 싶어 하셔서, 마침 쪽파 수확철이라 쪽파를 판 돈과 일정의 지원금을 더해서 체코 카를로비 바리 국제영화제에 다녀올 수 있었다. 쪽파 덕분에 말이다(웃음).”


▲카를로비 바리 국제영화제의 레드카펫을 주름잡았다는 말이 있던데.

“특히 문석범 선생님이 정말 멋있었다. 턱시도 차림에 수염까지 있으니, 주목을 많이 받더라. 레드카펫 전날 포토타임이 있어서 촬영을 다 마쳤는데도, 레드카펫 위의 문석범 선생님의 모습을 본 사진작가가 사진을 새로 찍을 정도였다. 젊은 여자 배우들도, 유명배우를 보는 것처럼 굉장히 관심을 많이 가졌던 기억이 있다.”


▲관객과의 대화에서 기억나는 에피소드는 없나.

“한 어머니 팬이 있었다. 영화가 끝난 뒤 목걸이를 보여줬는데, 자기 아들의 유골을 몸에 지니고 다닌다고 하더라. 자신도 죽음을 가까이서 지니고 다니면서 사는데, 영화를 보면서 많은 공감이 됐다고 소감을 들려줬다. 영화가 위로가 됐는지, 고맙다고 말해주는 게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끝으로 ‘하늘의 황금마차’에서 가장 인상깊은 장면을 꼽는다면.

“공동묘지 신이다. 스무살 때부터 그곳에서 연극연습을 해왔다. 처음엔 담력훈련을 하러 갔던 자리인데, 그 다음부턴 혼자 가서 책도 읽고, 작품도 구상하곤 했다. 이상하게 묘지에 가면 평화로움을 느낀다. 묘지 반대편으론 제주 시가지가 보이는데, 내가 살 곳과 내가 묻힐 곳을 오가면서 정말 많은 것을 얻었다. 또 언젠가는 삶과 죽음에 관련된 영화를 하면서 이 공간을 활용하고 싶었는데, 다행이도 이번 ‘하늘의 황금마차’에서 그 기회가 주어졌다. 그래서 더더욱 애착이 가고, 기억에 남는 장면이다.”

제천=윤기백 기자 giback@sportsworldi.com
사진=JIMFF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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