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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신예 한가을, 노래에 한(恨)을 담아

입력 : 2014-04-22 09:23:25 수정 : 2014-04-22 10: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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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가요계에 드문, 한(恨)이 담긴 목소리의 소유자가 나타났다.

신예 한가을(본명 김보연)은 최근 새미 트로트곡 ‘어쩜 좋아’를 발표하고 본격 활동을 시작했다. 예명인 한가을에조차 가수 자신의 한이 담겨있다. 바로 지난해 가을 한가을의 부친이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제가 직접 지은 이름이에요. 제게 ‘가을’이 의미있는 계절이거든요. 아버지께서 가을에 돌아가셨어요. 생전 꿈이 트로트 가수셨죠. 그래서 가을로 예명을 짓고 여기에 어감이 딱 들어맞는 ‘한’을 붙이게 됐죠. 가을이 풍요로운 계절이니 제 가수 인생도 풍요로워지지 않을까 생각도 했어요.”

강원도 주문진이 고향인 한가을은 떡집을 하는 부모 슬하에서 나고 자라 평범한 대학생으로 취업을 준비 중이었다. 그러던 와중에 아버지가 간암 선고를 받고 쉬게 되면서 어머니와 함께 떡집을 운영했고 본격 떡집 경영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딸이 떡집에서 일하는 것을 반대했다. 그리고 가수를 해보라는 제안을 하게 됐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와 할머니의 영향으로 트로트를 사랑했던 한가을은 처음에 반신반의 했다. 자신에게 노래 실력이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부친의 이끌림으로 먼저 인근에서 열리는 노래자랑대회에 도전했고 당당히 1등을 했다. 이후에도 연달아 대상은 한가을의 몫이었다.

“아버지께서 내 꿈이 가수긴 하지만 너의 목소리에도 한이 있다고 말씀하셨죠. 저도 처음엔 의심스러웠는데 연달아서 1등을 하니까 소질이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 때부터는 열심히 했죠.”

늦은 꿈이었지만 한가을의 열정은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지난해 여름 서울로 올라와 부친 생전에 꼭 음반을 안겨드리고 싶었던 한가을.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그만 부친은 세상을 떠났다. 올해 초 장례 등의 절차를 모두 마무리 한 한가을은 2월부터 시작해 오디션을 통해 지금의 소속사에 당당히 합류한다.

“진정성 있게 소울이 있는 노래를 부르고 싶어요. 성인가요에는 한이 있잖아요. ‘어쩜 좋아’는 처음 들었을 때 굉장히 밝고 경쾌해서 쉬웠어요. 이런 젊은 취향의 노래도 좋지만 전 정통 트로트를 사랑해요. 제 꿈이요? 트로트계의 중심이 되고 싶어요. 성인가요 하면 행사가 많잖아요. 그 행사를 보러 오시는 분들이 서민들이에요. 제가 지방에서 살다보니 그 행사들이 얼마나 서민들에겐 소중한 지 알아요. 제가 그 분들께 기쁨이 되고 싶어요. 많은 감정을 공유하고 싶어요.”

20대 중반이지만 한가을은 젊은 분위기의 트로트보다 정통 트로트가 훨씬 더 쉽다고. 그 만큼 자신의 목소리에 담긴 한의 정서를 간드러지게 표현하는 모습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사진=보이스팩토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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