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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야구 모르는 프런트, 선수기용 등 관여
② 조범현 감독 SK와 트레이드 독단 처리
 ‘V10’을 노리는 KIA 타이거즈가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에도 최하위를 하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KIA는 지난 4일 좌완투수 전병두와 내야수 김연훈을 주고, SK로부터 외야수 채종범과 포수 이성우, 내야수 김형철을 데려오는 트레이드를 했다.

트레이드의 성패는 나중에 밝혀질 일이지만 이 과정에서 KIA는 프런트의 아집, 감독의 독선이 적나라하게 표출됐고, 상식 밖의 트레이드로 다른 구단으로부터 비웃음을 샀다.

이번 트레이드 과정에서 일어난 문제는 KIA가 좋은 선수, 많은 투자를 하고도 ‘꼴찌하는 이유’를 확실히 알려줬다.

▲아직도 득세하는 프런트

재벌기업이 프로야구단을 운영하는 한국에서 그룹 최고위층(오너와 그 일가 또는 계열사의 회장, 부회장 등)이 야구단에 깊은 관심을 가지면 좋을까, 나쁠까.

야구장을 자주 찾아주고, 현장 스태프를 격려하며, 야구 발전을 위해 문제를 해결하고 지원을 해준다면 그보다 더 바랄 나위가 없다. 구본무 LG 회장이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그러나 야구 문외한인 이런 분들이 사견을 개입시켜 현장 스태프를 간섭하고, 부당한 지시와 통제를 가한다면 그런 관심은 없는 것만 못하다.

KIA가 바로 그런 경우다. KIA는 2001년 해태를 인수한 뒤 프런트와 코칭스태프의 주도권 싸움에서 프런트가 득세해 선수 기용, 스카우트, 트레이드 등에 프런트가 일일이 간여하는 구단으로 유명했다. 그래서 코치와 선수들이 감독보다 프런트에 줄을 대고, 충성하는 희한한 작태가 벌어지곤 했다.

KIA는 환골탈태를 위해 지난해 프런트와 코칭스태프를 대폭 교체했지만 아직도 구태를 벗지 못하고 있는 것이 이번 트레이드에서 드러났다. KIA는 지난 달 25일부터 문학 SK전에서 3연패를 당했다. 이때 채종범과 우완투수 곽정철의 트레이드가 논의됐다. 이 트레이드는 현장에서는 성사가 됐으나 프런트가 반대해 무산됐다.

반대한 프런트는 바로 KIA 자동차 최고위 관계자였다. 야구단 인수 직후 구단주 대행 겸 사장으로 일해 야구단에 각별한 관심이 있는 인사인데 그 반대이유가 황당하다. 곽정철이 본인이 사장 시절이던 2005년 1차 지명으로 스카우트한 선수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전병두와 곽정철을 비교해 보자. 전병두(24)는 좌완으로 145㎞대를 던지는 투수로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였고, 그때 병역 혜택을 받았다.

반면 곽정철(22)도 빠른 공을 뿌리지만 지난해 3경기 나간 것이 1군 경력의 전부다. 또 병역의무를 기다리고 있다. 전병두는 지난해 정규시즌 MVP인 다니엘 리오스와 내야수 김주호 두 명을 주고 데려온 선수다.

▲그럼 프런트는 잘 했나?

간섭하는 KIA 프런트는 잘한 게 별로 없다. 그 약점이 드러난 문제가 선수 스카우트다. 툭하면 팀을 이탈하고, 훈련을 빼먹었던 ‘빠삐용’ 김진우에게 7억원을 준 KIA는 팔꿈치 통증으로 영원히 마무리 투수로 밖에 써먹지 못하는 한기주에게 역대 최고액인 10억을 안겼다. 그것도 모자라 한기주를 키웠다는 명목 하에 동성고 인스트럭터를 투수코치로 함께 영입했다.

지금은 미국에 가있는 우완 정영일은 “3억원 짜리도 안된다”고 폄하하더니 메이저리그 구단에 빼앗기게 되자 돈을 올려 잡으려다 망신만당했다. 지난 해에는 LG에서 뛰고 있는 정찬헌을 두고 언더핸드 전태현을 1차 지명해 다른 구단 스카우트들의 비웃음을 샀다.

▲동료도 못 믿는다?

지난해 조범현 감독이 해태 출신 코치들을 대다수 내보낸 뒤 ‘자기 사람’으로 코칭스태프를 채울 때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조 감독은 “나하고 눈높이와 호흡이 맞는 사람들하고 일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런데 조 감독은 이번 2-3 트레이드를 결정하면서 코칭스태프와는 사전 논의를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나중에 통보받은 나머지 코치들은 황당해 하는 분위기였고, “전병두 카드라면 더 좋은 선수들도 데려올 수 있는데…”라며 아쉬워했다.

KIA는 현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몇몇 구단과 계속 트레이드를 논의해 왔다.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우리 히어로즈와의 3연전때는 KIA 투수 이동현-진민호와 히어로즈의 외야수 송지만-포수 강귀태 등을 포함한 광범한 트레이드 논의를 한 적이 있다. 그때 KIA쪽에서 전병두 카드를 던졌다면 어땠을까. 5일 전병두가 트레이드됐다는 소식을 안 몇몇 팀 감독들은 한숨을 쉬었다. 전병두를 예전부터 욕심내온 감독들은 “우리하고 더 좋은 카드를 맞춰볼 수 있었을 텐데, 그렇지 않아도 센 단독 1위 SK만 좋아졌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KIA의 쇄신은 아직도 멀었다. 프런트, 코칭스태프, 선수들의 의식구조가 변화되지 않는 이상 KIA의 꼴찌 탈출은 비관적이다.

광주=이준성 기자 osa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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