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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회의 풍경소리]허례허식 경조사문화 개선해야

입력 : 2014-04-22 20:02:38 수정 : 2014-04-22 20:4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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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일생의 중대사다. 장례 역시 그러하다. 사람 일생 중 태어나고 죽는 것 이상 큰 일이 없다. 그러나 요즘 우리나라의 경조사를 들여다보면 안타까운 생각이 들 적이 많다. 경조사비도 만만치가 않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쉬지 않고 갖다 바쳤고 그러니 한 번 거둬들이려는 심사 또한 뭐라 할 수는 없다. 요즘은 물가도 올라서 경조사비의 단위도 만만치가 않다. 오죽하면 70, 80년대에 가정의례준칙을 실행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관습의 벽은 대단해서 결국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호텔에서 결혼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돈 있어서 하겠다는 데야 자기 지위와 부의 과시는 그렇다 치고, 거기 참석하는 사람들은 일반 예식장에서 하면 부담할 경조사비의 두 배는 하게 된다고 한다. 호텔 음식값이 더 비싼 걸 알기 때문이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자기 사업이 부도가 날 처지인데도 건재함을 과시하려 호텔에서 자녀 결혼식을 시키는 것도 봤다. 그리고선 6개월도 안되어 결국은 부도를 냈다. 필자 생각으로는 주변의 채권자들에게도 안심을 시키고 사돈에게 체면도 차리고 그러다 사업하다 경기가 안 좋아 사업이 망했다라고 말하면 체면이 서는 것인가?  또 어떤 이들은 청첩장을 보낼 정도의 친분이 아님에도 청첩장을 보내기도 한다. 이는 참으로 경우 없고 실례되는 일이다. 필자 주변의 어떤 이는 청첩장을 받아서 받은 경조사비를 꼼꼼히 적어 놓는 것은 물론이고 청첩장을 보내온 사람의 명단도 적어둔다고 했다. 서로에게 실례되는 일을 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했다. 나에게 청첩장을 보내지도 않은 사람에게 혹여 내가 청첩장을 보내는 결례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라며…. 맞는 얘기다.

어떨 때는 가만히 쉬고 싶어도 주변의 결혼식이나 경조사들로 인해 주말은 아예 나의 날이 아닌 적도 많다. 의식의 전환이 요구되는 것이다. 결혼식의 경우도 그러하다. 왠만하면 가까운 친척과 친구지인 정도 참석해서 정말 친근하고 의미있게 그 시간을 기념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필자 뿐만 아니리라. 주변의 많은 분들이 힘들어 하는 모습을 많이 본다. 어떨 때는 눈도장 찍으러 가게 되는 것이다. 옛날에야 마을 단위로 농사며 생활이 이뤄졌으니 품앗이 개념이 당연했다. 한 동네에서 태어나 그 집 밥숟가락이 몇 개인지 다 아는 마당에 웃 마을 아랫 마을의 경사며 애사는 한 집안 일이나 다름없었으니 동네 경사요, 애사였지만 지금은 시대가 달라지지 않았는가? 가가호호 다 합쳐도 열 집 스무집을 넘지 않았고 한 동리 안에서 희노애락을 더불어 공유하던 형태였으니 품앗이의 개념이 당연 맞았다.

하객들도 혼주와 눈을 맞추고 인사가 끝나기가 무섭게 피로연장으로 달려가 음식부터 먹고 나온다. 일생의 소중한 경사도 폐백까지 한 시간이면 뚝딱 다 해결된다. 그나마 하객들 식사 대접 때문에 두 시간까지는 끌 수가 있다. 개인에게 있어서는 평생의 단 한 두 번 있을 경사인데 그야말로 의례적인 일치루기가 되고 만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조심스럽게 제언해 보고 싶다. 이제 결혼식 문화부터라도 조금씩 바꿔보자고 말이다. 정말 가까운 친지와 친구, 정말 축복받고 싶은 이들을 초대해 진정 ‘기쁜 우리 결혼식‘을 향유하는 것 말이다. 그러자니 나부터 실천해야 하고 그동안 뿌린 축의금이 아깝다면 생각을 바꿔보자. 내가 경조사비를 내고 못 받는다 한들 다른 형태로 되돌아오게 돼 있는 이치를 알면서 말이다. 세상엔 공짜가 없으므로.

김상회 (사)한국역술인협회중앙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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