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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영화 ‘여배우들’, 가식없는 리얼한 모습들 눈길

입력 : 2009-12-02 21:54:15 수정 : 2009-12-02 21:5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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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여배우 찬가엔 아쉬움
고현정, 최지우, 윤여정, 이미숙, 김민희, 김옥빈… 영화 ‘여배우들’은 스타급 출연진만으로도 크게 주목받는다. 캐스팅 하나만큼은 블록버스터 영화 못지않다. 내용도 아기자기하다. 영화 속 고현정과 최지우의 신경전은 웬만한 스릴러 영화 못지않게 긴박감 넘치고, 윤여정과 이미숙의 입담은 코미디 영화의 그것을 능가한다. 대사들이 무척 독하다. 만약 ‘무릎팍도사’였다면 ‘둥둥둥∼’ 배경음악을 깔아 잠시 화면을 멈추고 자막으로 크게 부각시켰어야 하는 순간이 여러 번 연출된다.

손으로 들고 찍은 카메라를 이용한 형식 속에서 여배우들의 몸짓은 리얼리티를 얻었다. 어디까지가 진짜일까. 영화 속 대사들은 실제 배우들의 머릿속에서 나온 ‘날 것’ 그대로처럼 보인다. 원래 대본이 있다는 사실을 내심 강조하면서 ‘면죄부’를 받으려고 할 뿐이다. 여배우들은 영화 속 설정이라는 최소한의 안전장치 속에서 그동안 하고 싶었던 말들을 마음껏 쏟아낸다. 아니 이전에도 그녀들은 쏟아내면서 살아왔을 것이다. 다만 일반 대중이 그것을 보고 듣지 못했을 뿐이다.

이재용 감독의 연출 의도가 바로 그것이다. “혼자 보기는 너무 아까웠다”는 것이다. 영화 ‘여배우들’은 연예계 종사자들이 볼 때는 다소 싱겁지만 공감이 될 터이고, 일반 대중이 볼 때는 무척 신기할 것이다.

영화는 크리스마스이브, 패션잡지 화보촬영을 위해 모인 여배우들의 분장실에 카메라를 들이댄다. 술에 취해 여기저기 시비를 거는 고현정, 얌체 같은 한류스타 최지우, 사소한 일에 집착하며 상처를 잘 받는 윤여정, 털털한 이미숙, 패션 화보 촬영에 익숙한 김민희, 의외로 눈치가 없는 막내 김옥빈 등 나름대로 캐릭터가 부각된다.

이들 여배우들이 화보촬영 현장 곳곳에서 부딪치며 일어나는 충돌이 흥미롭다. 고현정과 최지우는 싸우고, 윤여정과 이미숙은 마사지에 대한 생각을 주고받는다. 윤여정과 김옥빈은 맞담배를 피우고, 김민희와 김옥빈은 레즈비언 영화를 찍자고 의기투합한다. 6명 여배우는 두 집단으로 구분된다. 결혼을 했다 돌아온 윤여정, 이미숙, 고현정과, 결혼 안한 최지우, 김민희, 김옥빈이다. 그래서 특히 이혼에 대한 메시지가 부각된다. 덕분에 상대적으로 어린 김민희와 김옥빈은 이 영화에서 할 말이 별로 없었을 것이다.

이재용은 과연 여배우들이 가장 사랑하는 감독으로 손꼽힐 만하다. 여자가 열광하는 지점을 정확하게 포착한다. 그런데 너무 여배우들의 눈치를 봤다. 배려가 지나쳐 보인다. 덕분에 결정적인 부분에서 카메라는 객관성을 잃어버린다. 마지막에 여배우로서 겪어야 하는 상처를 이야기하며 그녀들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부각시킨 것은 지나쳤다는 지적이다. 단순한 ‘여배우 찬가’로 보일 수 있다는 점을 경계했어야 한다. 그리고 특정업체의 홍보물처럼 보일 수 있다는 점도 조심했어야 했다. 10일 개봉.

스포츠월드 김용호 기자 cassel@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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