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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 감소시키는 신경성형술, 현대의학이 준 ‘선물’

입력 : 2014-05-19 15:34:35 수정 : 2014-06-08 18: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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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문 지상이나 여러 매스컴에서 수술없이 척추질환을 치료하는 ‘신경성형술’이 자주 언급되고 있다. 신경성형술은 ‘신경을 성형한다’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사실상 정확한 의미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1990년대 미국 텍사스의대 가버 라쯔(Gabor Racz) 박사가 처음 고안한 치료법이 신경성형술이다. 시술 개발자의 이름에 따라 ‘라쯔시술’이라 불리기도 한다. 이 치료법은 꼬리뼈에 있는 작은 문을 통해 신경관 안으로 ‘카테터’라고 하는 얇은 관을 삽입하여 병변부위까지 접근한 후 신경막 주위에 있는 유착을 박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됐다.

신경성형술은 1990년대에 고안된 시술이기는 하나, 국내에서 시행된 것은 불과 몇 년이 되지 않는다. 국내 의료진들이 많은 환자들에게 이 시술을 시행했고, 많은 환자들이 증상 호전을 보였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에서 시작된다. 그 환자들이 유착을 박리해서 좋아졌을까? 아니면 다른 기전으로 좋아졌을까? 아니면 효과가 정말로 있었던 것인가? 최근에는 이러한 이유로 신경성형술을 반대하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환자들이 아파한다는 것이다.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 시술, 수술 등 퇴행성 척추질환 치료의 주 목적은 통증이다. 대부분의 척추 환자들이 병원을 찾는 이유도 아프기 때문이다. 아프지 않는데 병원에 왜 가겠는가? 물론 상지나 하지의 근력이 저하되어 오는 심한 경우는 응급이기 때문에 예외로 한다.

퇴행성 척추 질환은 사람이 나이를 먹는 것처럼 척추 골격이 나이를 먹는 것과 같다. 디스크 조직의 탄력이 줄고, 관절 기능도 떨어지고 인대는 푸석푸석해지고 뼈의 밀도는 낮아지는 변화들의 총합이다. 시간을 되돌릴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퇴행성 변화를 받은 척추를 20대처럼 되돌리는 방법이 있을리 만무하다. 그런 방법이 있다면 필자의 허리부터 20대로 되돌리고 싶은 심정이다. 퇴행성 변화로 오는 통증을 감소시키기 위해서 20대 목, 허리로 되돌려야 한다면 통증을 감소시키는 방법은 없다.

하지만 현대 의학은 여러가지 치료법을 선물해 줬다. 20대 허리로 되돌릴 수는 없지만 통증을 감소시킬 수 있는 여러 방법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신경성형술’이다. 물론 신경성형술은 근본적인 치료는 아니다. 근본적인 치료라는 단어에만 시야가 고정되어 있다면 근본적으로 나이를 되돌려야 할 것이다. 근본적이지는 않지만 효과가 있다. 덜 아플 수 있다는 것이다. 통증 감소라는 단순한 사실이 이것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주는 영향은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 시술이 전지전능한 치료법일까? 물론 아니다. 효과가 전혀 없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효과가 없는 사람이 있다고 하여 이 시술이 천하의 몹쓸 치료법으로 치부되기에는 너무 억울한 생각이 든다. 이 시술에 효과가 없는 경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효과가 있었다면? 그 사람은 수술적 치료를 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다. 필자도 처음에 수술적 치료를 우선적으로 생각했던 환자에서 이 시술을 시행한 후 뜻밖의 효과가 있었던 경험이 적지 않았다.

연세사랑병원 척추센터 이준호 소장은 “의학의 진보라는 것은 항생제인 ‘페니실린’의 개발처럼 비약적으로 이뤄진 적도 있었지만 대부분 여러 시도들의 상승효과로 이뤄져 왔다”면서, “많은 치료법들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면서 발전해 온 것이다. 현재 퇴행성 척추 질환에 대한 치료법은 발전하고 있으며, 신경성형술 또한 그 중에서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조원익 기자 wi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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