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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진짜 사나이' 군에서의 의문사와 부조리는?

입력 : 2014-03-01 21:00:00 수정 : 2014-03-01 2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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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추적60분’이 ‘위기의 진짜 사나이’ 편을 통해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군에서의 부조리를 다룬다.

2014년 1월19일, 입대한지 한 달밖에 되지 않은 훈련병 이강민(가명) 씨가 싸늘한 주검이 되어 돌아왔다. 故 이강민 씨가 입대하기 전 머리를 깎을 때 함께 있었던 친구 동훈(가명) 씨는 강민 씨의 죽음을 믿기 어려웠다. 입대 직전 멀쩡하게 장난을 치고 콧노래를 흥얼거릴 정도로 건강한 친구가 훈련 도중 사망하다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친구들은 구타를 의심했다. 훈련병 당시 조교가 때려서 췌장이 터졌을 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친구들이 제기한 의혹은 SNS를 타고 퍼져나갔다.

2014년 1월16일, 강민 씨의 가족은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강민 씨는 몰래 화장실에 갔다는 이유로 얼차려를 받았다고 했다. 계속 오줌이 마려워 바지에 싸기 일보 직전이었지만 상관은 참으라고만 했다. 군 의무대에서는 계속 화장실에 보내달라는 병사를 정신질환으로 분류하고 1월15일 정신과 상담을 받도록 했다. 그러나 강민 씨는 그 날 응급차에 실려 국군 대구병원을 거쳐 이후 영남대 병원으로 옮겨진 이후 3일 후 사망했다.

입영 신체검사 때 모든 항목에서 정상 판정을 받았던 건장한 22살의 청년 강민 씨는 왜 갑자기 쓰러져 죽었을까. 아무도 그의 죽음을 막을 수는 없었던 걸까. 강민 씨가 쓰러지기 이틀 전인 1월13일, 국군 대구병원에 남아 있는 강민 씨의 진료기록에는 혈당 수치가 +++999로 기록되어 있었다. 측정한도를 초과한 수치였다. 제작진은 강민 씨의 죽음이 시작된 13일의 진실을 추적했다.

24살 조황희 씨의 어머니는 매일 다 큰 아들의 머리를 감겨주고, 끼니를 챙겨주고, 약봉지를 찢어 약을 꺼내어 아들에게 건네준다. 군대에서 훈련 도중 초기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에 걸려 돌아왔기 때문이다.

26살 이은형 씨의 대학 졸업식. 어머니는 아들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린다. 새로운 미래를 꿈꾸는 졸업생들과 달리 내 아들에게만은 암울한 날이었기 때문이다. 은형 씨 역시 군 훈련 당시 발목에 염증이 생겼지만 제대로 된 조치를 받지 못해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을 앓게 되었다. 이 두 청년은 입대 전 병무청의 신체검사에서는 모두 정상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마약 성분의 진통제가 없으면 하루도 외출할 수 없다.

평생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모르는 그들을 책임지는 곳은 없다. 국방부에서는 공무상 상해를 이유로 의병제대를 시켰다. 하지만 보훈처에서는 제대 후 아무런 보상을 해주지 않았다. 공무와 질병의 인과관계를 증명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꽃다운 20대, 멋진 미래를 꿈꾸었던 대한민국의 아들은 국가를 지키기 위해 입대했지만 국가는 그들의 미래를 지켜주지 않았다.

군대에서 각종 심신질환으로 의병제대를 하는 사람은 최근 5년 간 연평균 4200여 명. 이 중 일부는 질환 발생 초기에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질환이 악화된 경우도 많다. 더구나 원인 불명 등 각종 사유로 국가에서 보상을 받지 못해, 사회로 돌아온 후에도 정신적, 신체적 고통에 시달린다. ‘추적60분’은 미래를 잃은 한국의 청년들을 통해 군대 내 의료 체계의 문제점을 짚어본다.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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