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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애프터 루시아' 잃어버린 딸을 향한 아버지의 서툰 부성애

입력 : 2013-10-01 14:52:16 수정 : 2013-10-01 14:5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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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가 인정하고 주목한 작품 ‘애프터 루시아’가 국내 극장가를 찾는다.

멕시코의 젊은 신예 감독 미셸 프랑코가 제작한 ‘애프터 루시아’는 집단 따돌림에 대한 충격적인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그려낸 작품. 음악도 없이 마치 현실의 시공간을 그대로 옮긴 것 같은 카메라 워크와 롱테이크 장면은 관객들을 영화 속으로 끌어들이기에 충분하다.

멕시코 푸에르토 발라타에서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은 로베르토(헤르난 멘도자)는 딸 알레한드라(테사 라)와 멕시코시티로 이사를 한 뒤,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로베르토는 레스토랑 셰프로 일하지만 아내의 죽음에 대한 고통을 쉽게 잊을 수 없어 직장도 그만두게 된다. 알레한드라는 친구의 남자인 호세와 잠자리를 하게 되고, 이후 두 사람의 섹스 동영상이 유출되면서 학교에서 집단 따돌림을 당하게 된다. 학교에서 베라크루즈로 여행을 가게 된 알레한드라는 감금과 성폭행을 당하고 파도에 휩쓸려 사라지게 된다. 딸이 죽은 줄 안 로베르토는 딸의 동영상을 유출시킨 학생을 찾아 가는데….

영화 ‘애프터 루시아’는 지난해 칸국제영화제에서 주목을 받은 작품으로, 집단 따돌림을 당하는 소녀와 그녀의 복수를 하는 아빠의 이야기를 담았다. 아내와 엄마를 잃고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는 부녀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자 대도시로 나가지만 아빠는 직장에서 부적응을, 딸은 집단 따돌림을 당하게 된다. 마침내 아빠의 복수가 시작되지만 영화의 분위기는 무서울 정도로 침착하고 현실적이다.

집단 따돌림으로 불리는 소위 ‘왕따’ 문제는 대한민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가까이는 일본에서, 멀게는 바다 건너 멕시코까지 전세계적인 사회 문제로 대두된 게 사실. 영화 ‘애프터 루시아’는 그런 부분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디테일하게 그려냈고, 소외 받고 상처 받은 사람들의 심리를 사실적으로 표현하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

무엇보다 아버지의 복수 장면은 가슴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진한 먹먹함을 선사한다. 특히 복수를 마친 뒤 보트를 타고 돌아오는 아버지 로베르토의 모습을 롱테이크로 담아낸 마지막 장면은 영화가 끝난 한참 뒤에도 진한 감동과 울림을 선사한다. 사랑하는 딸을 위해 복수에 나선 아버지, 어쩌면 딸이 아닌 무책임한 사회를 향한 소리없는 복수가 아닐까. 9월26일 개봉.

윤기백 기자 giba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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