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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헬터 스켈터' 아름다움 향한 욕망의 끝을 보여주다

입력 : 2013-05-02 15:34:12 수정 : 2013-05-02 15:3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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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순했던 그녀이기에 더 파격적이었다.”

청순한 외모로 우리나라에 많이 알려진 일본 여배우 사와지리 에리카가 영화 ‘헬터 스켈터’에서 욕망의 화신으로 변했다.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과 집착, 그리고 비극을 그녀의 치명적 아름다움으로 승화시켰다.

청순했던 그녀이기에 더욱 파격적이었던 ‘헬터 스켈터’. 영화 ‘헬터 스켈터’에서 사와지리 에리카는 젊은 여성들로부터 뜨거운 선망과 눈길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톱스타 리리코 역을 맡았다. 서점 앞에 전시된 패션 잡지의 표지에서부터 거리의 전광판까지 리리코는 외모와 인기, 돈까지 가진 이 시대 최고의 톱스타였다. 하지만 그녀에게도 치명적 단점이 있었으니… 귀, 눈알, 손톱 빼고는 모두 가짜라는 것. 전신성형을 통해 온 몸을 뜯어 고쳐 최고의 미모와 스타일로 연예계에 군림했지만, 타인의 장기와 피부, 근육을 불법 이식한 이후 리리코의 몸에선 알 수 없는 후유증이 생긴다.

피부의 탄력이 줄어들어 점점 썩어가고, 얼굴과 몸에 검은 멍이 생기기 시작하는 리리코는 자신을 사랑하는 대중들에게 외면받을 것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괴로워한다. 결국 재수술을 하면 부작용으로 더 큰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자신이 이룬 최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결국 다시 수술대에 오른다.

리리코의 성형 부작용이 점차 가속화되면서 리리코를 대체하는 자연미인 신인 모델 고즈에가 등장하고, 고즈에가 리리코가 밟아왔던 절차를 그대로 따라 최고의 스타로 우뚝서게 된다. 리리코는 고즈에에게 최고의 자리를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쌓이고 끝끝내 몰락의 끝을 걸어가게 된다.

영화 ‘헬터 스켈터‘ 속 모습은 우리나라의 현실이기도 하다. ‘성형공화국’이란 오명을 듣고 있는 한국이기에, 또 톱스타들의 성형이 이미 널리 행해지고 있고 당연시되는 풍조 때문에 우리의 모습과 닮았다고 할 수 있다. 영화 ‘미녀는 괴로워’에선 전신성형을 아름답고 애절하게 포장했다면, 영화 ‘헬터 스켈터’에서는 전신성형 후의 모습을 담고 있다. 정말 적나라하다. 또 아름다움을 향한, 대중들의 인기를 향한 한 여배우의 집착은 우리 주변 누군가의 모습일 수도 있다. 리리코가 점차 욕망에 사로잡히면서 파멸하는 과정은 깊은 공감과 우려를 동시에 자아낸다. 일본 영화이고, 일본 배우가 연기한 작품이지만, 우리의 현실과 마주하고 있다는 사실은 기억에서 지울 수 없다.

한편, 영화 ‘헬터 스켈터’의 화려한 영상미는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 사진작가 출신의 감독이 연출한 영화이기 때문에 형형색색의 비주얼이 다채롭다. 화려함의 끝을 보여주는 리리코의 방이 니나가와 감독의 방과 흡사하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또 영화 속 리리코의 방을 꾸미기 위해 감독의 집에서 직접 물건을 공수하기도 했다고. 사와지리 에리카의 파격 연기 변신과 아찔한 베드신, 전신성형 톱스타의 몰락을 보여준 ‘헬터 스켈터’. 독특한 소재와 화려한 영상미는 당신의 눈을 단숨에 사로잡을 것이다. 2일 개봉.

윤기백 기자 giba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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