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해체한 섹시 걸그룹 ‘스텔라’의 멤버 가영이 활동 당시를 회상하며 눈물을 쏟았다.
지난 10월 28일 SBS 스페셜은 '아이돌이 사는 세상 - 무대가 끝나고...'를 방영했다. 화려하지만 치열한 아이돌 시장, 그 이면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였다. 이날 방송에선 7년간 활동했지만 이렇다 할 족적을 남기지 못하고 해체한 걸그룹 ‘스텔라’의 근황이 공개됐다.
불과 얼마 전까지 스텔라로 무대에 섰던 멤버 가영은 평범한 28살 여성의 삶에 적응하고 있었다. 가족과 함께 카페를 운영하면서 생계를 꾸리는 한편, 틈틈이 시간을 내 프로필 사진을 기획사에 보내며 연기자로서 제2의 도약을 꿈꾸는 중이다.
가영에게 ‘스텔라’ 시절은 아픈 추억으로 남았다. 그는 "저한테 스텔라라는 이름이 소중했다”면서 ” 7년 동안 활동을 하면 다른 그룹은 정상을 한 번씩은 찍거나 아니면 사라지거나 둘 중 하나다. 저희를 보시면 애매하게 잘 안된 그룹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저는 스텔라라는 그 이름을 떠난다는 게 좀 많이 슬펐다"고 했다.
2001년 데뷔한 걸그룹 스텔라는 활동 초기엔 귀여운 콘셉트를 선보였다. 하지만 3장의 싱글 앨범을 내고도 제대로 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자 과감한 모험을 강행했다. 콘셉트를 ‘섹시’로 급 선회해 선정적인 의상과 안무로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고자 한 것이다. 2014년 스텔라의 신곡 ‘마리오네트’의 뮤직비디오는 ‘미성년자 관람 불가’ 판정을 받으며 세상에 그들의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가영은 관심을 받기 위해 더 자극적인 콘셉트를 선보일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저희가 섹시 콘셉트로 많이 알려지게 된 것도 사실이다. 일단 이렇게 해서 저희를 알리고 그 다음에 하고 싶은 음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막상 관심이 쏟아져도 하고 싶은 음악을 할 수 있는 기회는 오지 않았다. ‘선정성 논란’으로 엄청난 비난을 받은 스텔라는 이미지 변신을 꾀하며 후속으로 잔잔한 노래를 내놓았지만 대중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결국 다시 파격적인 섹시 콘셉트를 찾게 될 수밖에 없었다. 무관심 대신 논란을 택한 것이다.
그는 “그런데 반응이 없다가 또 자극적인 노래를 하니까 반응이 좋았다.”면서 ”'이렇게 해야만 봐주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자조했다.
스텔라의 이름을 알린 ‘섹시 콘셉트’는 곧 그들을 옥죄는 굴레가 됐다. 가영은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니고 한 번도 살면서 그런 이미지로 비춰진 적이 없었는데 그 노래 하나로 나는 이런 사람이 됐다. 그리고 살면서 절대 들어볼 일이 없었던 심한 욕들도 많이 들었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이어 “이런 말을 해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댓글에 걸레 그룹이라는 말도 있었다. 내가 이런 말을 듣기도 하는구나"라고 얘기하며 결국 눈물을 쏟고 말았다.
만약 그에게 다시 한번 삶을 살 기회가 주어진다면, 또 ‘아이돌’이라는 직업을 선택할까? “다시 태어나도 아이돌을 하겠냐”는 제작진의 질문에 가영은 한참 동안 답을 내놓지 못했다. “아이돌은 참 힘든 거 같다. 다시 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 힘겹게 입을 뗀 그는 “20살로 돌아가서 평범한 삶을 사는 게 어떨까 싶다”고 대답했다.
전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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