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디콘을 선보인 유일한 목표는 이 카테고리의 다른 모든 위스키들과 다른 맛을 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게 불가능하다면, 시작하지도 않았을 겁니다.”(소버린 브랜드 CEO 겸 공동 창립자 브렛 베리시)
위스키 애호가 사이에서 ‘더 디콘(The Deacon)’이라는 이름이 점점 더 주목받고 있다. 더 디콘은 종합주류기업 페르노리카와 미국 주류회사 소버린 브랜드가 협업해 만든 프리미엄 블렌디드 스카치 위스키다. 페르노리카가 약 20년 만에 새로 출시한 위스키 브랜드다. 현재 더 디콘은 차별화된 맛과 독특한 스토리를 통해 이미 세계 60개국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지난 15일, 국내에도 더 디콘이 상륙했다. 소버린 브랜드의 CEO 겸 공동 창립자 브렛 베리시(Brett Berish)도 이를 기념해 방한했다. 베리시는 릴 웨인‧릭 로스‧위즈 칼리파 등 세계적인 힙합 아티스트와 파트너십을 유지하며 영향력을 넓힌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이날 서울 압구정 게리슨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찾아 국내 언론들과 만났다. 콘셉트는 매우 확고했다. 역병 의사를 상징하는 검은 망토를 쓰고 그야말로 ‘강렬한 등장’에 나섰다. 마치 그의 위스키 더 디콘과 같은 느낌이다. 브렛 베리시로부터 ‘더 디콘의 철학’을 들었다.
◆기존 위스키와 ‘완전히 다른 맛’
베리시는 브랜드를 출시한 유일한 목표로 ‘시장에서 다른 위스키들과는 완전히 다른 맛을 선보이는 것’이었다고 설명한다. 이렇다보니 철저한 계산보다는 본능과 베리시의 취향을 우선순위에 두고 만들어졌다. 베리시는 달콤하면서도 모닥불의 스모키함과 구운 마시멜로우 맛이 나는 위스키를 만들고자 했다고 소개했다.
이런 맛을 구현하는 장소로 스코틀랜드의 유서 깊은 아일레이 지역과 스페이사이드가 낙점됐다. 아일레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위스키는 위스키 원재료인 보리를 말릴 때 땔감으로 사용하는 ‘피트(peat)’의 향이 강하고, 스모키한 풍미를 자랑한다. 반면, 스페이사이드 지역에서 생산되는 위스키는 과일 향이 강하며, 부드러운 단맛을 낸다. 베리시는 “오늘 당신이 맛볼 ‘그 맛’은 스페이사이드와 아일레이에서만 얻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베리시는 더 디콘을 마치 아티스트와 같은 제품이라고 말한다. 그는 “색깔을 하나만 가지고 있다면 많은 것을 표현할 수 없지만, 다양한 색깔을 활용하면 더 많은 것에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지 않나. 그렇기 때문에 블랜드 제품이 훌륭하다”고 강조했다.
◆피트한 맛, 그 이상… 위스키 강국 일본서도 호응
위스키를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는 피트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더 디콘은 그런 맛을 살리면서도, 그 자체로 마시기에 부드러운 스모키함을 선사한다.
베리시는 맛의 비결은 ‘패밀리 레시피’라고 일축했다. 그는 “피트한 맛을 좋아하는 분들 중에는 정말 스모키한 위스키를 선호하는데, 저는 조금 다르게 접근하고 싶었다”며 “스모키하면서도 마시기 쉬운, 그리고 칵테일에서도 잘 어울리는 위스키를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아시아 7개국을 방문 중인 그는 한국에 오기 전 일본을 찾았다고도 언급했다. 베레시는 “일본 시장은 아시다시피 위스키가 엄청 시장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 야마자키, 하쿠슈, 히비키 등 재패니즈 위스키가 인기인 상황이다. 베레시는 “이런 상황에 페르노리카 측에서 말하기를 일본에서 출시한 브랜드 중에서 가장 핫한 브랜드라고 코멘트 해주시더라”며 “이렇게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는 이유는 특별한 맛 때문이 아닐까”라고 했다.
◆디콘의 독특한 맛, 칵테일에서도 ‘하모니’
디콘의 매력은 스트레이트로 마셨을 때뿐만 아니라 다양한 칵테일에서도 잘 드러난다는 게 베리시의 설명이다. 그는 “모스코 뮬, 페니실린, 하이볼, 맨해튼, 위스키 사워 등 어떤 칵테일로 만들어 마셔도 디콘의 독특한 맛이 살아있다”며 “대부분의 위스키는 칵테일 속에서 특유의 맛이 사라지지만, 디콘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어 “칵테일 안에서도 디콘만의 품질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것은 풍부한 맛의 레이어와 블렌딩 기술 덕분”이라며 “각기 다른 색깔을 지닌 다양한 향과 맛을 섬세하게 블렌딩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브랜드 성공의 철학: 남들과는 다른 길을 가다
베리시는 “제 인생의 목표는 다른 사람들의 트렌드를 따르지 않고, 나만의 트렌드를 만들어 가는 것”이라며 자신만의 독특한 철학을 강조했다.
베리시는 “룩 벨레어(Luc Belaire), 범부 럼(Bumbu Rum) 등 다양한 주류로 성공했다. 처음 처음 위스키 업계에 발을 들였을 때에도 카테고리 내에서 가장 좋은 맛을 내는 제품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고, 그 결과 더 디콘이 탄생했다”며 “스코틀랜드에서는 디콘이라는 것은 한 분야에서의 최고에게 부여되는 이름”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자신이 출시해 성공시킨 주류 브랜드의 공통점으로 ‘아무도 성공을 믿지 않은 점’을 꼽았다. 그럼에도 이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다른 사람들의 트렌드를 따라하지 않고 자신의 색을 만드는 것’에 목표를 뒀기 때문이라고.
베리시는 더 디콘과 관련 구체적인 판매 목표나 마케팅 전략은 수립하지 않았다. 그는 “특별한 목표 없이 저희 브랜드를 사랑해 준다면 그것만으로도 성공”이라며 “때론 계획을 갖지 않는 게 좋은 계획”이라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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