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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오페라단, 바그너 ‘탄호이저’ 선보인다…“45년만 전막 공연”

입력 : 2024-09-25 23:13:50 수정 : 2024-09-25 23: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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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오페라단 정기공연 ‘탄호이저’ 포스터. 국립오페라단 제공

‘한번은 반드시 들어야하는 오페라’로 평가받는 바그너의 ‘탄호이저’가 무대에 오른다.

 

국립오페라단은 오는 10월17일부터 20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탄호이저’를 선보인다고 25일 밝혔다.

 

국립오페라단의 탄호이저는 1979년 중앙국립극장 한국 초연 이후 45년 만의 전막 공연이다. 한국어로 번역해 무대를 꾸몄던 초연과 달리 처음으로 원어로 선보인다. 주로 갈라, 콘서트오페라 형식으로 국립오페라단의 탄호이저를 관람했던 바그네리안(바그너 팬)에겐 오랜 갈증을 풀어줄 공연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탄호이저는 바그너 오페라 중 가장 심플한 작품으로 꼽히기에 바그너의 음악세계에 처음 발을 내딛는 초심자들에게도 좋은 입문작이다. 

 

탄호이저는 독일에서 내려오는 전설과 중세 독일에 실제로 있었던 노래 경연대회라는 소재를 결합해 바그너가 작곡은 물론 직접 대본을 쓴 작품이다. 금욕주의와 쾌락주의 간의 갈등, 예술가의 고뇌를 담고 있는 작품으로, 바그너가 지속적으로 개정하고 스스로 부제를 ‘낭만적인 오페라’로 붙일 만큼 애정이 듬뿍 담겨있다.

 

철학적 주제, 서술적인 이야기 때문에 공연시간은 180분이 훌쩍 넘는다. 1분짜리 숏폼 영상에 열광하는 현대인의 취향을 거스르는 작품이라 여겨질 수 있지만 음악과 극이 유기적으로 튼튼하게 얽혀있고 아리아-레치타티보로 이어지는 이탈리아 오페라 형식에서 벗어나 무한선율이라는 음악세계를 예고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인생에 한 번은 들어야 하는 오페라로 정평이 나 있다.

국립오페라단의 ‘탄호이저’를 이끌 지휘자 필립 오갱. 국립오페라단 제공

바그너 스페셜리스트들이 뭉친 점도 주목된다. 2016년 국립오페라단 ‘로엔그린’을 이끌었던 지휘자 필립 오갱이 다시 한 번 한국을 찾았다. 그는 로엔그린은 물론이고 베이징 국제 음악제에서 중국 최초로 ‘니벨룽의 반지’ 전막을 연주해 주목받았다. 

 

필립 오갱은 “바그너 오페라는 마라톤을 하는 것과 같다. 힘을 잘 비축해 무대에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작품”이라며 “긴 공연시간에도 재단사가 된듯 음표 하나, 텍스트 하나도 빠트리지 않고, 특히나 탄호이저라는 인물에 집중해서 지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출은 유럽 오페라계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하는 한국인 연출가 요나 김이 맡는다. 독일 최고 권위의 극예술상인 ‘파우스트상’에 2010, 2020년 두 차례 노미네이트 됐으며, 2022년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서 니벨룽의 반지를 일주일간 선보이는 도전을 하기도 했다. 국립오페라단과의 인연은 2015년 ‘후궁으로부터의 도주’ 이후 두 번째다.

 

탄호이저 역에는 테너 하이코 뵈르너와 다니엘 프랑크가 함께 한다. 하이코 뵈르너는 독일 출신 테너로 올 3, 4월에 이미 독일 슈베린의 메클렌부르크 주립극장에서 탄호이저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다니엘 프랑크는 스웨덴 출신으로 오페라 가수로 로엔그린 탄호이저는 물론 ‘파르지팔’, ‘트리스탄과 이졸데’ 등 레퍼토리의 대부분을 바그너의 작품으로 쓰고 있다.

 

국립오페라단은 공연 활성화를 위해 예술의전당과 영상화 작업을 진행한다. 예술의전당 ‘디지털 스테이지’와 협업을 맺고 보다 높은 수준의 화질과 사운드로 오페라 탄호이저를 온라인 관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신정원 기자 garden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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