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 슈가(본명 민윤기)의 음주운전 후폭풍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슈가의 그룹 탈퇴 요구까지 나오면서 팬덤 분열은 심화하고 있고 이번 사고와 관련 없는 애꿎은 이들까지 피해를 받고 있다.
슈가가 전동 스쿠터 음주운전 혐의로 적발되자 여론은 갈수록 들끓는 상황이다. 사고 초기엔 킥보드라고 주장했다가 이후 CCTV를 통해 전동 스쿠터를 타고 가는 슈가의 모습이 포착됐다. 또한 슈가는 당초 “맥주 한 잔을 마시고 잠깐 운전했다”는 취지로 말했지만 혈중알코올농도가 만취 수준인 0.227%로 음주운전 적발 아이돌 멤버 중 가장 높은 수치로 드러났다.
사고 이후 실망스러운 대처가 이어지자 일부 아미(방탄소년단 팬덤명)들 사이에서도 탈퇴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방탄소년단 음원정보팀으로 활동하던 계정은 “모두가 피해를 입고 있다. 빠른 결단 부탁드린다”며 슈가의 탈퇴를 요구했다. 해당 계정은 모금 한 번 받지 않고 사이트를 운영해가며 방탄소년단의 노래 추천, 스트리밍 방법 등을 알려주는 인지도 높은 팬 계정이었다. 수년간 두터운 팬심을 뽐내왔던 이들도 슈가의 탈퇴를 직접적으로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앞 화환 시위까지 벌어졌다. 13일 하이브 앞에 일렬로 펼쳐진 화환에는 슈가의 본명인 민윤기를 거론하며 “민윤기 탈퇴해” “우리 손을 놓은 건 너야” 등의 문구가 적혔다. 슈가의 그룹 탈퇴를 원하는 팬들이 자진해서 화환 공세를 펼치며 슈가의 팀 탈퇴를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탈퇴 의견에 뜻을 함께하는 개인 팬들이 모여 화환 시위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슈가의 탈퇴를 반대하는 팬들도 적지 않다. 음원정보팀이 슈가의 탈퇴를 언급한 이후 계정과 사이트를 폭파한 것도 일부 팬들의 비난 여론이 원인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또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 X(구 트위터)에서 슈가 탈퇴 관련 실시간 트렌드를 올리는 계정을 중심으로 신고나 차단을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슈가의 음주운전 여파로 인한 팬덤 분열에 다른 아이돌 멤버들도 애꿎은 피해를 입고 있다. ‘로제 챌린지’·‘제니 챌린지’라는 이름으로 일부 강성 팬들이 그룹 블랙핑크 제니와 로제를 비방하는 게시물을 게재하고 있는 것.
SNS에서 로제와 마약 사진을 붙여 마치 로제가 마약사범인 것처럼 묘사하는가 하면 제니에게는 남성들의 사진을 붙여 성희롱을 하고 있다. 최근 SNS에서 슈가를 지지하는 ‘슈가 챌린지’가 확산 중인 게 원인이다. 방탄소년단 팬들이 아니라 블랙핑크 팬들이 슈가를 음해하기 위해 만들어냈다는 루머가 번지면서 일부 아미들이 로제와 제니를 향한 비난과 공격을 시작한 것이다. 슈가 챌린지를 누가 만든 건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블랙핑크를 향한 악성 루머 생성에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세븐틴 승관도 2차 가해 피해자가 됐다. 최근 세븐틴 승관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맥주 브랜드 홍보 사진을 게재했다. 승관은 해당 게시물 댓글을 통해 “지나친 음주는 뇌졸중, 기억력 손상이나 치매를 유발합니다. 임신 중 음주는 기형아 출생 위험을 높입니다”라는 경고 문구를 적었다. 이는 주류 관련 홍보 게시물을 작성할 때 꼭 적어야 하는 문구다.
그러나 일부 아미들은 승관의 게시물이 음주운전 물의를 빚은 슈가를 저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구 뿐만 아니라 사진 속 승관이 들고 있는 제품이 ‘제로 슈가’라 슈가를 지목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다.
아미들은 해당 게시물에서 승관을 비난하는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여기에 더해 승관이 공식 계정 최상단에 고정해 둔 고(故) 문빈 관련 게시물에도 악성 댓글을 달았다. 결국 승관은 문빈 게시물의 상단 고정을 해제했다. 일부 아미들의 눈살 찌푸리는 행위가 계속되자 잘못한 사람은 슈가인데 다른 아이돌 멤버들이 피해를 받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슈가는 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소재 노상에서 음주 상태로 전동 스쿠터를 타다가 넘어진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슈가의 동선 파악을 마쳤으며, 조만간 그를 불러 정확한 음주량과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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