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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특집①] 사과·사과·사과…우울한 출발

입력 : 2023-03-31 11:00:16 수정 : 2023-03-31 11: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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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사과, 사과 또 사과.’

 

프로야구가 다시 출발선에 섰다. 내달 1일 전국 5개 구장에서 42번째 대장정을 시작한다. 볼거리 자체는 풍성하다. 두목 곰으로 변신한 이승엽 두산 감독부터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궜던 이적생들, 패기로 똘똘 뭉친 슈퍼루키들까지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설렘으로 가득할 시기지만 분위기가 어쩐지 심상치 않다. 개막을 앞두고 연이어 터진 악재들 때문이다. 3월에만 세 차례 사과문이 발표됐다. ‘위기’라는 두 글자가 진하게 드리운 가운데 무거운 발걸음을 뗀다.

 

기대가 실망으로 돌아왔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대표적이다. 한국야구의 민낯을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4강을 목표로 야심차게 나섰지만 받아든 성적표는 초라했다. 3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이었다. 필승을 다짐했던 첫 경기 호주전서 패하면서 모든 구상이 꼬였다. 숙명의 라이벌이라 여겼던 일본에겐 4-13으로 대패, 자존심을 구겼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고개를 숙이며 “야구 경쟁력 향상을 위한 중장기적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믿기 어려운 사건도 발생했다. 롯데 투수 출신 서준원이 미성년자 관련 범죄 혐의로 기소된 사실이 드러난 것. 롯데는 해당 사실을 인지하자마자 징계위원회를 개최했다. 그 결과 검찰의 기소여부와 관계없이 구단이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준 징계인 퇴단을 결정했다. 롯데는 대표이사의 이름으로 발표한 사과문을 통해 선수 관리 소홀을 인정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와 별개로 KBO는 참가활동정지 조치를 내렸다(규약 제152조 제5항에 의거).

 

끝이 아니다. 장정석 KIA 단장이 FA 협상 과정에서 선수(포수 박동원)에게 뒷돈을 요구했다는 의혹마저 불거졌다. 제보를 받은 KIA는 징계위원회를 열고 장정석 단장의 해임을 결정했다. 장정석 단장은 ‘농담성 발언’이었다고 해명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KIA는 “사실 관계를 떠나 어떤 이유에서라도 금품요구라는 그릇된 처신은 용납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사과문도 함께였다. KBO는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다. 관련 징계위원회가 곧 열릴 예정이다.

 

야구는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중 하나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09년 WBC 준우승 등 세계무대에서 굵직한 성과를 내며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2016년엔 800만 관중 시대를 열기도 했다. 그만큼 선수들의 몸값도 치솟았다. 100억 이상의 대형 계약도 곧잘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에 걸맞은 성적과 책임감을 보여주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싸늘하게 바뀌어버린 팬들의 시선을 되돌릴 수 있을까. 이번 시즌 프로야구가 마주한 최대 과제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사진=뉴시스/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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