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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병의 근원 ‘고혈압’에 효과적인 침치료 [이진호의 영화 속 건강이야기]

입력 : 2023-03-23 01:00:00 수정 : 2023-03-23 11:2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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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제작비 300만 달러의 저예산으로 제작된 예술 영화 ‘더 웨일’이 글로벌 박스오피스에서 3000만 달러가 넘는 수익을 거두며 뜨거운 인기를 증명하고 있다. 흥행의 바로미터로 통하는 로튼 토마토 팝콘 지수 역시 90%를 넘어서며 끊임없는 호평을 이어가는 중이다.

 

영화는 고도비만 탓에 죽어가는 온라인 에세이 강사 ‘찰리(브렌던 프레이저 분)’의 마지막 일주일을 스크린에 풀어낸다. 272㎏까지 늘어난 체중 탓에 거동조차 힘든 그는 간호사 친구 ‘리즈(홍 차우 분)’의 돌봄을 받고 있다. 리즈는 238/134mmHg에 달하는 찰리의 혈압 수치를 보곤 ‘이대로면 일주일 안에 죽는다’며 치료를 권한다. 

 

그럼에도 찰리는 건강보험이 없다는 핑계로 병원에 가기를 거부하고 그의 증상은 빠르게 악화되기 시작한다. 찰리가 다양한 심혈관계 질환에 시달리는 장면들을 접하며 영화를 보는 내내 고도비만 환자들의 고충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의 유일한 가족인 딸 ‘엘리’가 쓴 에세이를 읽으며 행복해하는 순간에도 갑자기 몰려오는 극심한 흉통 탓에 얼굴을 잔뜩 찌푸린다. 심지어 세상을 떠나기 하루 전에는 가만히 휴식을 취하는 중에도 호흡곤란을 호소하기에 이른다.

 

이는 대표적인 고혈압 합병증에 해당하는 심근경색 증상으로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혀 발생한다. 실제로 혈압이 높은 상태가 장기간 유지되면 체내 혈관 곳곳이 손상된다. 이때 혈류가 느려지면서 피가 뭉치는 혈전이 나타나며 심장 근육에 원활한 혈액 공급이 어려워진다. 이 외에도 고혈압은 ‘만병의 근원’이라고 불릴 만큼 뇌졸중, 요독증, 심부전 등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한다. 

 

한의학에서도 고혈압은 어혈(瘀血)과 간풍(肝風) 등으로 발생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어혈이란 혈전과 같이 혈액이 한곳에 정체되는 것을 의미하며, 간풍은 온몸이 떨리고 어지러움과 동시에 경련이 일어나는 풍(風) 증상을 뜻한다. 

 

이 같은 고혈압 치료를 위해 한의학에서는 대표적인 비수술 치료법인 침치료를 증상에 맞게 활용한다. 내관혈, 풍지혈 등 혈압 강하에 효과가 있는 혈자리에 침을 놓아 혈액의 뭉친 부분을 풀고 혈액순환을 개선한다. 여기에 한약 처방을 병행하면 혈관확장 작용을 통해 고혈압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져 있는 우황청심원도 고혈압 증상 치료에 활용되는 대표적인 한약 중 하나다. 실제로 미국 UC 어바인대학교 통합의학센터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침치료는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으며 뇌졸중 및 심장병의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고혈압 예방 및 증상 완화를 위해서는 올바른 생활 습관도 중요하다. 극 중 리즈는 찰리를 잃게 될까 봐 두려워하면서도 치킨이나 치즈가 잔뜩 들어간 샌드위치를 건네며 그의 곁에 머문다. 하지만 염분의 과잉 섭취는 혈압을 높이기 때문에 가급적 음식을 싱겁게 먹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고혈압은 초기에 별다른 증상이 없어 ‘소리 없는 살인마’라고도 불리는 만큼 주기적인 혈압측정을 통해 신체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혈압은 극 중 찰리처럼 비만에 해당하는 사람들에게만 빈발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는 큰 착각이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마른 비만이나 현대인의 고질병인 스트레스도 고혈압의 원인이 된다. 체중을 불문하고 혈압관리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주기적인 검진과 올바른 생활 습관을 통해 건강한 삶을 오래 지속할 수 있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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