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블루 아카이브’ TV 애니로 변신 日서 연타석 홈런 쏜다

입력 : 2023-02-09 01:00:00 수정 : 2023-02-09 14:22:20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넥슨게임즈 수집형 RPG
日 출시 2주년 맞아 새소식
발표 후 앱스토어 매출 1위
韓 서브컬처 게임 첫 도전
“최고 배급사 확보에 심혈”
지난 2007년 10월 7일, 그 해 가을이 무르익던 일본에서는 PC 온라인 게임으로 현지에서 크게 조명받던 ‘메이플스토리’를 소재로 애니메이션이 공중파를 탔다. 그보다 2주 전, 일본의 국민 애니메이션이자 많은 파생 상품으로 전 세계적인 스타로 부상한 ‘피카츄’가 TV 화면에 등장한다. 말 그대로 애니메이션 한·일전이었다. 지금이야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 기업이지만 16년 전 넥슨은 세계로 막 뻗어가려던 상황이었기에 ‘메이플스토리’는 요즘 말로 K-애니메이션의 조상이자 선봉장인 셈이었다.

 

일본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한국 3040세대의 추억을 소환하면서 맹주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반대로 우리 게임에 바탕을 두고 완성된 애니메이션 한 편이 다시 현해탄을 건넌다. 넥슨의 자회사인 넷게임즈 산하 MX스튜디오에서 만든 모바일 게임 ‘블루 아카이브’가 애니메이션 왕국 일본에 도전장을 냈다.

넥슨게임즈는 최근 ‘블루 아카이브’의 일본 서비스 2주년 기념 생방송을 통해 TV 애니메이션을 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 방송에서 파란 하늘과 바다를 배경으로 게임 속 인기 캐릭터인 ‘아로나’를 담은 티저 이미지도 공개했다. 청아하고 청량한 ‘블루 아카이브’ 원작의 감성에 초점을 둔 게 특징이다.

소식을 접한 현지 이용자들은 쌍수 들고 화답했다. 최고 시청자수는 6만 6000명을 넘었고, 일본 트위터 트렌드 1위도 차지했다. 생방송 3일 뒤인 1월 25일 ‘블루 아카이브’는 일본 애플 앱스토어에서 실시간 최고매출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앞서 ‘블루 아카이브’는 2021년 2월 4일 일본 시판 직후에는 일본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에서 각각 최고 매출 순위 2, 3위까지 올랐다.

‘블루 아카이브’는 이른바 학원물 서브컬처(하위문화) 장르다. 수많은 학교가 모여있는 거대 학원도시 키보토스를 무대로 다양한 학생들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다루는 수집형 RPG(역할수행게임)다.

키보토스에는 각 지역마다 특색 있는 ‘학원’이 존재한다. 학원마다 동아리와 위원회 등 자치부가 있고, 각 부서의 색깔에 맞게 개성 넘치는 학생들로 가득하다. 게임 이용자는 이곳에서 연방 수사 동아리 ‘샬레’의 고문 교사로 활동하면서 학생들과 키보토스의 끊이지 않는 사건·사고를 해결한다. 3D 그래픽으로 구현한 총 6명의 SD 캐릭터(Super Deformation, 캐릭터의 귀여움을 강조하기 위해 머리 부분 비율을 키우는 기법)로 팀을 꾸려 임무부터 지명수배, 이용자간 대전(PvP)인 전술대항전, 여기에 부대를 편성해 거대 보스와 싸우는 총력전 등 다각도로 활약한다.

서브컬처는 미소녀들이 주축을 이루면서 이야기를 전개하는 게 골자다. 마치 일본 애니메이션을 연상시키는 영상에다 꼼꼼한 스토리가 핵심이다. 일본이 이 장르의 원류로 불린다. 몇 년 전만 해도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저변이 확고하지 않은 비주류로 분류됐으나, 카카오게임즈가 2018년 선보인 ‘뱅드림! 걸즈밴드파티’와 2019년 ‘프린세스 커넥트! 리:다이브’, 그로부터 3년 뒤 ‘우마무스메’ 등이 시장에 안착하면서 어느새 두터운 팬층을 형성했다.

여기에 2021년 일본에 이어 이듬해 한국에 발매된 ‘블루 아카이브’가 성공하면서 시장의 시선은 완연하게 달라졌다. 이 같은 흐름은 2023년 첫 모바일 게임인 ‘에버소울’이 고스란히 물려받고 있다. 두 작품 모두 한국산이라는 점에서 그동안 토종 일본산이거나 흉내를 내던 중국산 아류작들이 내수 시장을 넘보던 모습과도 대조적이다.

‘블루 아카이브’는 수많은 학교가 모여있는 거대 학원도시 키보토스를 무대로 다양한 학생들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다룬다. 게임은 급우들간의 추억을 모으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이런 움직임 속에서 ‘블루 아카이브’는 탄탄한 스토리와 인상적인 캐릭터로 서브컬처의 본고장 일본에서 게임과 애니메이션으로 랑데부 홈런을 노린다. 이미 ‘블루 아카이브’는 맛보기 형태인 애니메이션 PV(Promotion Video, 프로모션 영상)로 잠재력을 각인시켰고, 자연스럽게 일본에서는 애니메이션 제작에 대한 목소리도 생겼다. 특히 공식 코믹스 ‘블루 아카이브 앤솔로지’, 테피스트리, 열쇠고리, 아크릴 디오라마 등 일본 시장에 최적화된 부대 상품군은 접점을 확장했다. 아트북과 OST(배경음악)는 전량 매진되는 기염을 토했다. 아트북의 경우 일본 아마존 도서 부문에서 출간 후 이틀 동안 전체 베스트셀러 1위를 꿰차는 등 아트북으로는 이례적인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 피규어와 연계 굿즈도 나올 예정이다.

애니메이션 ‘블루 아카이브’는 원작의 색채를 TV 브라운관으로 면밀하게 옮겨올 전망이다. 학원 안에서 벌어지는 실타리 같은 사건·사고를 해결하면서 캐릭터마다 뿜어낼 매력과 개성을 확인할 수 있다. 밀리터리 판타지가 결합된 세계관과 액션감 있는 전투 장면도 볼거리다.

‘블루 아카이브’는 한국산 서브컬처 게임으로는 사실상 처음으로 세계 최대 애니메이션 시장인 일본에 입성한다는 의미도 있다. 넥슨게임즈는 ‘블루 아카이브’의 IP(지식재산권) 원작사로서 TV 애니메이션 감수를 담당한다. ‘블루 아카이브’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김용하 PD는 “TV 애니메이션을 통해 많은 시청자들이 ‘블루 아카이브’의 세계관과 이야기를 즐길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전 세계 팬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최적의 배급사 선정과 유통채널 확보에도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한국산 게임에 기초한 TV 애니메이션으로 일본에 입성한 사례는 ‘메이플스토리’ 외에도 엔씨소프트 ‘블레이드 앤 소울’과 넥슨의 또 다른 히트작인 ‘던전앤파이터’가 있다. ‘블레이드 앤 소울’의 경우 2014년 5월 일본 출시를 한 달 정도 남겨두고 먼저 애니메이션으로 신고식을 마쳤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인지도를 애니메이션으로 극복한다는 전략이었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