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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 느껴”…‘악뮤’ 뺀 이찬혁, 죽음을 노래하다(종합)

입력 : 2022-10-17 13:02:38 수정 : 2022-10-17 15:3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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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뮤 이찬혁이 홀로서기에 나섰다. 이제껏 노래했던 주제들의 모순을 스스로 꼬집은 ‘에러’다.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YG 사옥에서 가수 이찬혁의 솔로앨범 ‘에러(ERROR)’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2014년 악뮤로 데뷔해 8년 만에 솔로 가수로 나섰다. 남매 듀오로 수많은 히트곡을 배출한 그의 독특한 음악 세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11곡이 수록됐다. 레트로, EDM, R&B, 발라드, 가스펠 등 장르도 다양하다. 이찬혁은 “이렇게 빨리 개인 작업물을 발표하게 될 줄 몰랐다. 갑자기 앨범을 내야 한다는 생각, 많은 분이 들어주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앨범명은 ‘에러(ERROR)’다. 악뮤로 활동하며 당시 ‘옳다’고 생각해 온 주제들을 노래했으나, 그 생각들에서 오류를 발견한 이찬혁의 자전적 이야기다. “당장 내가 죽는다면, 그동안 말해왔던 자유와 사랑이 나의 최대 가치가 될까. 거기서 모순을 찾고, 간극을 줄여보려 했다”는 설명이었다.

첫 트랙은 어떤 사고(事故)가 일어난 ‘목격담’으로 시작된다. 죽음을 코앞에 둔 목격자들의 목격담만으로 이뤄진 노래다. 자연스럽게 병원으로 향하는 구급차 안의 모습이 담긴 다음 트랙 ‘사이렌(Siren)’으로 이어진다.

 

 타이틀곡 ‘파노라마’는 솔직하지 못했던 악뮤 이찬혁을 지우고 새로운 깨달음으로 다시 태어난 이찬혁을 알리는 곡이다. 이찬혁은 “당장 내일 죽어도 된다고 생각했지만, 병원에서 깨서 ‘이게 뭐지’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삶에 대한 미련과 열망을 그만의 어법으로 풀어낸다. 슬픈 가사와 밝은 멜로디가 울림을 준다. 

 다시 한 번 기회가 주어진 것 같은 순간, ‘타임! 스톱!(Time! Stop!)’을 외친다. 그리고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이를 향한 ‘당장 널 만나러 가지 않으면’을 노래한다. 사랑의 후회를 담은 곡 ‘마지막 인사’는 가수 청하와 함께했다. 이찬혁은 “노래를 만들었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난 보컬이다. ‘노래한다’는 느낌보단 ‘아웅다웅’할 수 있는 목소리를 찾았다”고 소개했다. 

 

 다시 죽음 앞에서 뭐가’는 그간 악뮤로 노래해 왔던 주제들을 다시 생각해봤다. 그는 “내가 중요하게 여겼던 것들은 허울 좋은 말들이었다. 내가 원하는 대로 살지 못했다는 부끄러움을 느꼈고, ‘뭐가’에 담았다”고 했다. ‘부재중 전화’는 부모님에 관한 내용이다. 

 

 ‘내 꿈의 성’은 진짜 이찬혁이 바라는 바를 담았다. “10년 동안 음악을 하면서 입버릇처럼 ‘겸손’, ‘초심’을 말했다. 그렇지만 내가 오늘 죽는다면 후회하지 않을까 싶었다. 나는 내 성을 만들어 왕이 되고 싶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죽음 앞에서 비로소 솔직해진 것”이라고 했다. 

 

 ‘어 데이(A DAY)’는 역으로 청자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트랙이다. 죽기 전 하루가 남았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 묻는다. 마지막 트랙은 ‘장래희망’이 아닌 ‘장례희망’이다. 이찬혁은 “장례식에 희망해 왔던 것들이 있다. 실제로 그 현장이 생기고 하늘에서 바라보면서 이야기하는 곡”이라고 담담하게 털어놨다. 

 

‘죽음’을 주제로 시작해 정규 앨범을 완성했다. “한 번도 사랑을 안 해본 사람은 있어도 안 죽는 사람은 없다”고 운을 뗀 이찬혁은 “가요계 80%가 사랑 노래지만 거기에 죽음이 낀다고 이질적라 느끼게 된다면, 그럴수록 더 노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이어 “이것(죽음)이 정말 슬플 것인가. 기뻐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눠야 할 것 같다. 순위를 떠나 듣는 이들이 변화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지독히도 이찬혁다운 앨범이다. 고정관념을 깨고 철학적 메시지를 담았다. 그는 “다 자연스러웠으면 좋겠다. 곡을 듣고 꽂히는 사람이 한 명만 있어도 재밌을 것 같다. 그게 다인 것 같다”며 “이번 앨범을 통해 펼쳐질 앞으로의 행보에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활동 포부를 전했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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