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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나 밝고 씩씩하다. 어떤 질문에도 막힘없이 답하며 자신감을 내비친다. 하지만 마음이 늘 고요했던 것은 아니다. 갑작스레 찾아온 고비에 속앓이를 했다. 프로야구 두산 우완투수 정철원(23)이 위기를 딛고 다시 일어섰다.

 

 정철원은 올해 두산의 최고 수확이다. 2018년 2차 2라운드 전체 20순위로 입단해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치고 지명 5년 만에 1군 무대를 밟았다. 시속 150㎞를 웃도는 강속구, 안정적인 제구에 강한 멘탈까지 곁들였다. 단숨에 필승조의 주축이 됐다. 특히 7월 29일 한화전부터 9월 14일 LG전까지 16경기 21⅔이닝 연속 ‘자책점 0’의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16일 삼성전서 급제동이 걸렸다. 7회 등판해 3피안타로 2실점했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으나 볼넷과 2루타로 무사 2, 3루를 허용한 채 강판당했다. 1이닝 4피안타 1볼넷 4실점을 떠안았다. 18일 SSG전서도 고전했다. 7회 무사 만루서 구원 등판했다. 피안타 2개로 승계주자 3명 모두에게 홈을 내줬다. 이후 자신의 책임주자도 홈으로 들여보내 1이닝 2피안타 1볼넷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패스트볼 구속은 시속 144~148㎞로 떨어졌다.

 

 당시를 떠올린 정철원은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 생각을 정리한 뒤 두산 투수조장 홍건희의 이름을 꺼냈다. 정철원은 “내가 심각한 표정으로 많이 속상해했다. 그때 건희 형이 괜찮다고 조언해주셨다”며 “불펜투수는 휴식을 취하면 구속을 되찾을 수 있다고 하셨다. 빠르고 좋은 공을 던질 줄 아는 투수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말씀해주셨다”고 전했다.

 

 굴곡을 겪을만했다. 5월 6일 데뷔전을 치른 정철원은 그간 멀티이닝과 연투를 동시에 소화해왔다. 다른 투수들보다 약 한 달 늦게 출발했음에도 현재 리그 전체 구원투수 중 이닝 3위(68⅔이닝)다. 투구 수 역시 1085구로 리그 구원 5위에 올랐다. 콜업 전 2군 퓨처스리그서 11⅓이닝을 책임진 것까지 감안하면 상당한 페이스다. 잘 버텼지만 힘에 부칠만한 시점이었다.

 

 그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오히려 화려하게 반등했다. 지난 25일 한화전서 1⅓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20번째 홀드를 거머쥐었다. KBO리그 역대 데뷔 시즌 최다 홀드 타이기록을 달성했다(종전 2007년 두산 임태훈).

 

 정철원은 “그날(삼성, SSG전) 이후 그냥 다 털어버린 것 같다. 다음 경기에 잘 던지자는 생각만 했다”며 “푹 쉬고 나니 구속도 올라오고 결과도 좋아졌다. 내년에는 이런 아쉬움이 없도록 코치님, 트레이너님들과 시즌 준비 및 보강 훈련을 더 열심히 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팀이 지고 있거나 점수 차가 커도 마운드에 올라가는 것만으로 정말 행복하고 즐겁다. 어떤 상황이든 지금처럼 열심히 던질 것”이라며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계속해서 두산베어스의 마운드를 지키겠다”고 힘줘 말했다.

 

 

사진=두산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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