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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민의 별책부록]KT 유한준의 마지막 ‘일탈’

입력 : 2021-11-26 14:00:00 수정 : 2021-11-26 18:4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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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야수 유한준(40)은 만화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캐릭터다. 비시즌이면 가장 먼저 훈련장에 입장해 아침반 반장 노릇을 했다. 정규시즌에는 누구보다 혹독하게 단련했다. 프로 18년 동안 사건·사고 없이 꾸준한 모습을 유지한 덕에 KT에서 절대적인 존재가 됐다. 새 외국인 선수가 유한준의 상징적 의미를 파악하고 팀에 합류할 정도였다. 3년 전 KT 유니폼을 입은 외인 윌리엄 쿠에바스는 지금까지 유한준을 ‘까삐딴(주장을 뜻하는 captain의 스페인어 발음)’이라고 부른다.

 

 천하의 유한준도 최근 몇 년간 참을 수 없는 갈증이 있었다. 한여름 땀을 뻘뻘 흘리고 난 뒤 마시는 맥주 한 잔, 느끼한 음식을 먹은 후 들이켜는 탄산음료의 유혹은 도저히 참기 어려운 일이었다. 유한준은 “팬들에 실망감을 안길까 싶어 가족과 외식 중에도 탄산음료를 시키지 못했다”고 했다. 그래도 본능을 누르고 모범생 프레임을 온몸으로 받아들였다. 후배들에게 인정받는 선배이기 위해 선택한 길이었다. 도저히 참을 수 없을 때는 원정숙소서 박경수와 한 모금 나누는 게 전부였다.

 

 올해는 몇 차례 일탈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면 유한준은 그동안 몸 관리를 위해 거리를 뒀던 탄산음료를 집었다. 단 한 번도 흐트러짐 없던 큰 형님이 거리낌 없이 탄산음료를 마시는 모습은 후배들에게 일종의 일탈처럼 다가왔다. 그마저도 손에 꼽을 정도인데 이전과는 분명 빈도가 달랐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본능을 억눌러왔던 그가 18년 만에 최소한의 자유를 누리는 모습에 후배들은 “한준이형이 기분이 좋지 않은 건가, 은퇴를 고민해서 그러는 건가”라고 짐작했다.

 

 그런데 유한준의 일탈은 오히려 선수단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컸다. 아무렇지 않은 행동, 갈증을 누르기 위한 본능적인 행동을 지난 몇 년 동안 참아온 것을 알기 때문이다. “말려야 하나”라고 고민하던 후배들은 “오래 참았다”로 결론을 모았다. 외야수 배정대는 “식단조절만 해봐도 아예 먹지 않는 것보다 조절하는 게 더 어렵다. 탄산음료는 나도 제로콜라로 겨우 버틴다”면서 “한준이형이 한 차례씩 탄산음료를 마실 때마다 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번 은퇴는 선수 유한준의 마지막 일탈이다. 그래서일까. 선수단에 울림이 더 크다. KT 유니폼에 남다른 애착을 가진 그가 결단을 내린 일, 끝내 통합우승을 이루고 모두가 박수칠 때 떠나는 용기는 후배들의 동경을 끌어냈다. 프로생활 내내 모범생이었던 유한준은 유니폼을 벗는 그 순간까지, 마지막 일탈마저도 누군가에게 모범이 됐다.

 

사진=KT위즈 제공

<스포츠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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