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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vs손흥민이 만든 ‘3년 6개월 만에 코리안더비’

입력 : 2021-09-23 21:58:00 수정 : 2021-09-23 20:3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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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만에 코리안더비인가.’

 

 약 3년6개월 만이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코리안더비가 펼쳐졌다. 황희찬(25·울버햄프턴)과 손흥민(29·토트넘홋스퍼)이 만든 장관이었다.

 

 울버햄프턴과 토트넘은 23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턴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2022 잉글랜드 카라바오컵(리그컵) 3라운드(32강전)에서 만났다. 치열한 공방 끝에 2-2 무승부로 끝났고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토트넘이 웃었다.

 

◆오랜만의 코리안더비

 

 코리안더비의 역사는 2006년 4월 17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인 EPL 선수 1호는 박지성이다. EPL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진출하면서 첫 문을 열었다. 이어 이영표가 토트넘으로 이적하며 바통을 이었다. 그리고 축구팬들에게 익숙한 장면이 펼쳐졌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 주역인 박지성과 이영표가 그라운드에서 적으로 맞대결을 펼쳤다. 전반 36분 이영표의 실책으로 공을 가로챈 박지성의 도움으로 맨유 웨인 루니가 골을 터뜨렸다. 박지성이 동료 몰래 악수로 미안함을 표현했던 장면이 화제였다.

 

 마지막은 2018년 3월이었다. 손흥민과 당시 뉴캐슬유나이티드 소속이었던 미드필더 기성용(32·FC서울)의 맞대결 이후 한동안 자취를 감췄다. 다행히 이번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황희찬이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라이프치히를 떠나 울버햄프턴으로 임대 이적하며 EPL에 합류, 코리안더비가 3년6개월 만에 성사됐다.

 

◆판정 무승부로 끝난 첫 맞대결

 

 황희찬은 선발로 나섰다. 울버햄프턴 이후 처음이었다. 지난 두 번의 리그 경기에서 교체로 잉글랜드 무대 예열을 마친 그는 첫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손흥민은 교체로 시작했다. 많은 기대를 모았던 코리안더비는 시작부터 펼쳐지지 않았다.

 

 황희찬은 공격의 선봉장 역할을 맡았다. 끊임없이 토트넘 수비를 괴롭혔다. 후반 13분 결실을 맺었다. 울버햄프턴이 1-2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강력한 압박으로 상대 수비로부터 공을 뺏어냈다. 이어진 역습 상황에서 울버햄프턴은 동점골을 넣었다. 황희찬이 직접적인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진 못했으나 기점 역할을 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토트넘은 후반 16분 손흥민을 투입했다. 로 셀소를 빼고 손흥민을 넣어 공격에 무게를 뒀다. 그렇게 코리안더비가 성사됐다. 손흥민 역시 날카로운 움직임을 보였다. 후반 21분에는 매서운 크로스를 뽐냈다. 상대 페널티박스 왼쪽 지역에서 드리블로 수비를 벗겨낸 후 크로스를 올렸다. 이를 토트넘 공격수 해리 케인(28)이 헤더로 연결했으나 골이 되진 않았다.

 

 카라바오컵 규정상 연장전 없이 바로 승부차기를 진행했다. 황희찬은 1번 키커로 나섰다. 울버햄프턴에서 강한 신뢰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황희찬은 침착하게 성공하며 희망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다른 동료들이 넣지 못했다. 5번 키커로 나선 손흥민에게까지 기회가 오지 않고 토트넘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개인 활약만 놓고 봤을 때는 황희찬이 조금 더 나았다. 그러나 결과가 중요한 종목 특성상 환히 웃은 쪽은 손흥민이었다.

 

 

◆훈훈한 유니폼 교환까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뒤에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는 동료의 모습을 되찾았다. 현지 중계 화면에 황희찬과 손흥민이 유니폼을 교환하는 모습이 잡혔다. 축구에서는 경기 후 서로 뜻이 맞는 선수들끼리 유니폼을 교환하는 문화가 있다. 일반적으로 포지션이 겹쳤던 이들이나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는 선수들끼리 교환한다. 황희찬과 손흥민은 서로의 유니폼을 바꾸며 코리안더비의 의미를 더했다.

 

사진=토트넘홋스퍼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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