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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어깨 사용, 회전근개파열 등 부를 수도 [이진호의 영화 속 건강이야기]

입력 : 2021-05-12 03:00:00 수정 : 2021-05-11 18: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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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가슴 한쪽에는 손편지에 대한 추억이 있다. 한 글자씩 내 마음을 눌러 담고 답장을 기다리며 설레기도 했다.

손편지보다 이메일과 모바일 메신저가 더 흔해진 요즘, 최근 개봉한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누군가를 향한 기다림의 설렘을 따뜻하게 전하는 영화다.

주인공 ‘영호(강하늘 분)’는 뚜렷한 목표 없이 삼수 생활을 이어가던 중, 추억 속 초등학교 친구 ‘소연(이설 분)’을 떠올리고 그녀에게 무작정 편지를 보낸다. ‘소희(천우희 분)’는 언니 소연에게 도착한 영호의 편지를 받아 아픈 언니를 대신해 답장을 쓰게 되고, 두 사람은 함께 편지를 주고받으며 일상을 살아가는 힘을 얻는다.

자생한방병원장

영호와 편지를 주고받는 소희의 일상은 고단하다. 엄마와 함께 헌책방을 운영하는 소희는 아픈 언니를 간병하느라 정작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과 목표를 뒤로 미룬 인물이다.

그녀는 매일 병상 옆 간이침대에서 쪽잠을 청하는 일상을 보낸다. 언니인 척 영호와 편지를 주고받게 된 것도 편지를 통해 자신의 바쁘고 힘든 삶을 위로받고 삶에 활력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달달한 분위기의 영화지만 의료진의 관점으로 소희의 간병 생활을 보면 그녀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들이 눈에 띈다. 특히 환자의 체중을 감내해야 하는 간병과 함께 무거운 책을 옮기는 헌책방 일을 병행하다 자칫 어깨에 부담이 누적되고 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 우려됐다.

실제로 전문간병인, 요양보호사 등은 근골격계 질환 위험에 노출돼 있다. 보건복지자원연구원이 전국 요양보호사 4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전체의 34.5%가 근골격계 질환 증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설에서 일하는 요양보호사는 근골격계 질환 비율이 42.2%로 높았으며 이 중 20.5%가 어깨 질환을 갖고 있었다. 이러한 직업적 관리를 받는 간병인력보다 환자 가족이 직접 간병을 할 경우 어깨 질환 발생에 둔감하게 여길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어깨 관절은 신체 관절 중 유일하게 360도 회전이 가능할 만큼 자유도가 높고 움직임이 많다. 따라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만큼 손상도 쉽게 당하는 신체 부위다.

간병 시 반복적으로 어깨 관절을 사용해 무리가 쌓이면 염증과 통증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를 방치할 경우 어깨충돌증후군, 회전근개파열 등 각종 어깨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속히 전문의를 찾아 치료와 예방에 나서야 한다.

한의에서는 어깨 질환 치료를 위해 추나요법과 침·약침 치료, 한약 처방 등 한의통합치료를 실시한다. 먼저 추나요법으로 어깨 관절과 근육, 인대를 바르게 교정하고 변형을 막는다. 또 침 치료로 어깨 주변 근육과 인대의 긴장을 이완시켜 기혈 순환을 돕는다.

통증이 발생한 어깨 주변에 침을 꽂은 후 환자의 팔을 들어 어깨 관절을 열고 움직여주면서 관절액의 분비를 촉진시켜 통증을 잡고 어깨의 가동 범위를 넓힌다.

어깨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깨에 부담을 주는 자세를 최소화해야 한다. 병상 옆 보호자용 간이침대에서 휴식을 취할 시 옆으로 누워 자는 것을 피하고, 틈틈이 어깨 스트레칭을 실시해 근육의 긴장과 자극을 풀어주는 게 좋다.

아픈 이를 옆에서 간병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특히나 소희처럼 일과 간병을 병행하면 가족 건강을 챙기다 정작 자신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 간병인 스스로 자신의 건강을 되돌아보는 것이 가족 전체의 건강을 위한 길일 것이다.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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