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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해산물로 맛과 영양 모두 잡으세요 [이진호의 영화 속 건강이야기]

입력 : 2021-04-06 18:33:47 수정 : 2021-04-06 18:3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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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풍부한 해산물을 보유하고 있다. 제철을 맞은 싱싱한 해산물을 통해 우리는 맛과 영양을 동시에 챙기며 건강을 관리한다.

그렇다면 우리 바다의 해양 생물을 최초로 정리한 도감은 무엇일까? 우리나라 최초의 어류도감은 다산 정약용의 친형인 조선 후기 실학자 정약전이 집필한 ‘자산어보’로 알려졌다.

총 3권으로 이뤄진 자산어보에는 흑산도 인근 바다의 해양생물 약 155종의 명칭과 습성, 분포도 등이 체계적으로 기록돼 있다.

자생한방병원장

최근 개봉한 영화 ‘자산어보’는 순조 1년 신유박해로 흑산도에 유배된 ‘정약전(설경구 분)’이 글공부를 통해 출셋길에 오르고 싶은 어부 ‘창대(변요한 분)’를 만나 자산어보를 집필하며 서로의 스승이자 벗이 되어 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에서는 문어와 홍어, 전복, 짱뚱어 등 흑산도의 다양한 해양 생물들이 등장한다. 특히 창대가 정약전의 몸조리를 위해 잡은 문어는 두 사람이 친밀해지는 계기가 된다.

정약전은 유배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느 날 밤, 만취한 상태에서 슬픈 마음을 달래기 위해 혼자 바닷가로 향한다. 그는 발을 헛디뎌 바다에 빠지게 되는데 이를 멀리서 발견한 창대가 그를 구출해낸다.

다음 날 정약전은 숙취와 낙상으로 인해 기력을 쉽게 회복하지 못한다. 창대는 문어를 직접 잡아다 탕을 대접하고 입맛도 잃었던 정약전은 문어탕을 맛있게 먹으며 기력을 회복한다.

문어는 지금도 비타민B와 E, 철분, 아연 등이 함유된 건강 보양식으로 인정받고 있다. 창대가 영양 성분까지는 자세히 알지 못했겠지만 실제로 문어는 타우린이 풍부해 간의 해독작용과 피로 회복에 효과적이다.

타우린은 혈액 내 콜레스테롤을 낮춰주고 피를 맑게 해 동맥경화와 지방간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정약전은 이같은 문어의 맛과 특성을 자산어보 제2권에서 “맛이 달고 회나 어포에 좋다”고 소개했다.

영화에는 생김새가 비슷한 홍어와 가오리를 창대가 코와 몸통의 모양, 생식기의 유무 등으로 능숙하게 구분하는 장면도 나온다.

이때 창대는 “홍어 다니는 길은 홍어가 알고, 가오리 다니는 길은 가오리가 안다”고 말한다. 이에 정약전은 세상의 지혜를 다시 깨우친다. 그리고 창대의 머릿속에 있는 ‘물고기 지식’을 책으로 정리하는 자산어보 집필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

홍어는 흑산도의 대표적인 특산물로 유명하다. 특유의 냄새 때문에 호불호가 나뉘지만, 천식과 소화 기능 개선, 숙취 해소에 효능이 있어 인기다. 정약전은 자산어보에서 ‘홍어는 동지가 지나야 잡히고 입춘 전후에 살찌고 제맛이 나며 2~4월이 되면 맛이 떨어진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자산어보는 어려운 유배 생활을 배움의 시기로 삼아 백성의 삶과 건강을 위해 끊임없이 관찰하고 탐구한 정약전의 결실이다.

이는 후세의 해양생물 연구사에도 큰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사료로 전해진다. 어렵고 힘든 시기를 겪으며 무기력함에 빠졌다면 영화 자산어보를 통해 새로운 자극을 받고 일상의 원동력을 얻길 바란다.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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