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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수의 얼룩진 ‘청춘시대’ [SW시선]

입력 : 2021-02-23 15:30:00 수정 : 2021-02-24 08:5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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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배시시한 웃음의 ‘청춘시대’ 유은재를 기억한다. 박혜수가 연기한 유은재는 많은 이들의 ‘인생캐릭터’로 언급되곤 했다. 그렇지만 최근 연일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학교폭력 의혹에 더는 박혜수를 ‘청춘시대’의 유은재로 기억할 수 없게 됐다.

 

지난 20일부터 온라인상에는 학창 시절 박혜수 관련 학교폭력 의혹 폭로성 게시물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과 댓글에는 박혜수의 과거 사진 및 박혜수로 추정할 수 있는 행실과 관련된 내용이 담겨 있었다. 소속사 측이 22일 해당 게시물들에 대해 “사회적 분위기를 악용해 악의적으로 음해·비방하기 위한 허위사실”이라며 “위법행위에 대하여 폭넓고 강경한 법적 대응을 예고” 했으나 피해를 주장하는 이들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더 이상 셀 수도 없는 N차 폭로의 주인공이 됐다. 

SBS 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 시즌4(2014)에 혜성처럼 등장했던 박혜수는 SBS ‘용팔이’(2015)로 연기에 입문했다. 지병을 가져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캐릭터로 분한 박혜수는 ‘용팔이’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배우 활동을 시작했다. tvN ‘내성적인 보스’(2017)에서는 밝고 화사한 캐릭터로, SBS ‘사임당 빛의 일기’에서는 이영애의 어린 시절을 연기했다. 

 

그중에서도 대중의 기억 속에 가장 깊숙이 자리한 건 JTBC ‘청춘시대’의 유은재다. ‘청춘시대’는 지난 2016년 시청자의 가슴을 뛰게 한 작품이다. 시청률은 높지 않았지만, ‘청춘’을 대변하는 드라마로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서먹한 시작에서 끈끈한 엔딩을 낸 여성 주인공들의 서사로 또래의 시청자를 사로잡았고, 20대가 겪을 수 있는 사건, 사고, 시련으로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들의 우정과 사랑에도 공감이 넘쳐났다. 시청자는 주인공들의 감정에 동화되어 함께 설레고 때론 분노했다. 

 

박혜수는 스무 살에 마주한 고난을 헤쳐나가는 유은재를 현실성 있게 그려냈다. 소심한 눈빛, 대사, 행동 하나하나까지 공감을 끌어내며 당시 청춘들의 지지를 받았다. 그렇게 ‘청춘시대’는 많은 이들의 마음속 인생작으로 남았고, 유은재 역시 인생캐릭터로 자리 잡았다. 

 

배우는 작품 속 캐릭터를 연기한다. 몇몇 배우들은 “나와 다른 사람을 연기할 수 있다는 것”을 배우라는 직업의 장점으로 꼽기도 한다. ‘청춘시대’ 속 유은재도 그랬던 걸까. ‘청춘시대’ 속 유은재는 최근 일고 있는 의혹의 박혜수를 떠올릴 수 없을 만큼 ‘다른’ 모습이었다.

 

연일 ‘박혜수’라는 이름이 오르내리는 건 작품 속 주연 배우가 아닌 학교폭력 의혹이다. 소속사 측이 강력한 법적 대응 의지를 밝혔지만 되레 더 많은 의혹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증언에서 공통된 건 약자를 괴롭히고, 위해를 가하는 학교폭력 가해자의 모습이었다. 

 

오는 26일 첫 방송을 앞둔 박혜수 주연의 KBS2 특별기획 금요드라마 ‘디어엠(Dear.M)’ 역시 핑크빛 청춘 로맨스다. 경영학과 2학년 모태솔로 마주아 역이다. ‘선한 오지라퍼’의 별명을 가진 이타적이고 사랑스러운 인물. 박혜수와 절친한 친구로 호흡을 맞추는 재현(민호 역)은 고등학교 때 왕따 방지 앱을 개발한 이력의 소유자다. 

 

앞서 ‘디어엠’ 홍보 자료를 통해 박혜수는 “10대, 20대를 지나온 이들에게 각자의 추억들을 꺼내 보게 만드는 순간을 다룬다”고 소개한 바 있다. ‘청춘시대’에 이어 또 한 번 청춘을 대변하는 박혜수. 만일 지금까지의 폭로가 사실이라면, 다시 꺼낼 수 없게 망가뜨린 피해자들의 ‘청춘’은 누가 책임져줄까. 나아가 시청자는 박혜수가 그리는 청춘에 공감할 수 있을까.

 

박혜수의 학교 폭력 의혹으로 KBS라디오 쿨FM ‘정은지의 가요광장’ 생방송 출연, ‘유희열의 스케치북’ 녹화 등 ‘디어엠’ 홍보 일정은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이미 촬영을 모두 마친 ‘디어엠’ 측에 미치는 피해도 막심하다. 그럼에도 ‘디어엠’ 측은 오는 26일 오후 예정된 ‘디어엠’ 온라인 제작발표회에 관해 “변함없이 진행 예정”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차근차근 필모그라피를 쌓아온 박혜수는 지난해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연예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학교폭력 의혹. 이를 깨끗이 해결하지 못한 채 시험대에 서게 된 가운데, ‘디어엠’의 박혜수가 연기력으로 이 상황을 탈피할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세계일보 DB, JT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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