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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의 파격… 유통·스포츠 결합 비즈니스 가동

입력 : 2021-01-27 03:00:00 수정 : 2021-01-27 19: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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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SK 야구단 1352억에 인수 / 고용 100% 승계… 2월 23일 본계약 / 유통 플랫폼 전쟁… 영역 확장 전략 / 야구장, 라이프 스타일 센터로 진화

[전경우 기자] 정용진(53)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유통과 스포츠를 융합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26일 SK텔레콤이 소유한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를 1352억 원에 인수하기로 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장중 공시했다. 인수 가격 중 주식이 1000억원, 야구연습장 등 토지·건물이 352억8000만원이다. 당초 알려졌던 2000억원보다는 낮은 가격이다. 이마트는 2월 23일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재계는 이번 야구단 인수를 밀어붙인 정 부회장의 대담한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SSG닷컴 등 온라인 커머스에 대거 투자하면서도 오프라인에서만 누릴 수 있는 체험형 공간을 확장하는 ‘쌍끌이’ 전략을 펼쳐왔다. 이번 이마트의 야구단 인수도 오프라인과 온라인 채널을 결합한 전략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특히 SSG닷컴이란 온라인 유통을 강화하기 위해 야구단 인수를 전격 결정했다는 것이다.

SK와이번스 야구단 인수에 나선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행보에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연초 온라인으로 신년사를 발표하는 정용진 부회장 모습. 사진=신세계 그룹 제공

유통업계에선 이번 신세계그룹의 결정이 유통업이 플랫폼 전쟁으로 진화 중이라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고 해석하고 있다. 대형마트, 백화점, 편의점 등 기존 유통의 한계를 넘어서 지속적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가운데 프로야구장까지 접목시킨 사례다.

정 부회장이 “유통의 영역 확장”을 주창한 것은 오래전부터다. 2015년엔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틀을 깨는 변신’을 주문하며 “식품, 의류, 가전 같은 기업은 물론이고 주말에 우리의 잠재적 고객을 흡인하는 야구장과 놀이공원도 신세계그룹의 경쟁자”라고 말한 바 있다.

정 부회장의 발언은 곧바로 실제 사업으로 이어졌다. 스타필드를 운영하는 신세계프라퍼티는 이미 경기도 화성에서 대규모 테마파크 개발을 진행 중이다. 화성 국제테마파크는 경기도 화성시 남양읍 신외리 송산그린시티 내 동측부지에 418만9000㎡ 규모로 조성된다. 총 4조5700여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최첨단 IT기술이 접목된 테마파크, 호텔, 전문 쇼핑몰, 골프장 등 세계적 수준의 복합 리조트형 테마파크를 조성하는 큰 사업이다. 2026년 1차 개장, 2031년 그랜드 오픈을 목표로 한다.

정 부회장은 야구장을 신세계그룹의 고객 경험과 노하우를 접목한 ‘라이프 스타일 센터’로 진화시킬 예정이다. 또한, 장기적으로 돔을 포함한 다목적 시설 건립을 추진하는 등 인프라 확대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정 부회장 본인은 야구와 직접적인 인연은 없다.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는 골프로 익히 알려져 있다. 신세계그룹이 스포츠단을 직접 운영하는 것은 지난 2012년 여자농구단을 해체한 이후 9년 만이다.

신세계의 야구단 인수 과정에는 ‘꽃길’만 펼쳐지는 것은 아니다. 신세계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라이온즈 야구단 지분 먼저 정리해야 한다. 신세계는 삼성라이온즈 지분 14.5%를 보유한 3대 주주다. 같은 뿌리에서 나온 삼성라이온즈와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도 조심스럽다. 야구단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은 가장 큰 부담이다. 이마트와 신세계 주가는 26일 장 시작부터 하락세를 보였다.

야구팬들은 신세계의 인수에 대해 호의적인 분위기다. 팬들은 대중 친화적인 정 부회장이 프로야구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SK와이번스는 그동안 포스트시즌에 12번 진출해 4회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하는 등 리그 내 강팀으로 자리잡았다. 성적은 좋게 나왔지만 수익과 ‘스포테인먼트’ 활성화에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kw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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