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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을 기다렸다!…최지만, 월드시리즈서 한풀이 나선다

입력 : 2020-10-18 13:51:59 수정 : 2020-10-18 18:3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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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10년 전 미국 메이저리그(ML) 도전을 선택했을 때부터 꿈꿨던 순간이다. 해마다 반복된 트레이드 루머와 이적, 반쪽짜리라는 오명, 플래툰까지 겹쳐도 포기하지 않았다. 최지만(29·탬파베이 레이스)이 이제 월드시리즈에서 한풀이에 나선다.

 

 최지만은 1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0 미국 메이저리그’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7차전에 5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해 맹타를 휘둘렀다. 3타수 2안타 1볼넷으로 멀티 출루. 1득점도 개인 기록에 보탰다. 탬파베이는 4-2로 승리해 창단 두 번째 월드시리즈 진출, 최지만은 한국 출신 야수 최초로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는 주인공이 됐다.

 

 첫 타석부터 휴스턴 마운드 진을 뺐다. 2사 후 타석에 들어선 최지만은 상대 선발 랜스 맥컬러스와 7구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냈다.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투구수를 소모하게 만든 것. 6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불펜 계투조 호세 우르퀴디에게 중전안타를 뽑아냈다. 최지만은 마이크 주니노의 뜬공에 홈을 밟으면서 득점도 추가했다. 8회에도 에놀리 파레데스에게 안타를 쳐내며 멀티히트. 완벽한 월드시리즈 맹활약 예고편이었다.

 

 최지만은 해마다 절벽을 마주했다. 동산고를 졸업하고 시애틀 매리너스 유니폼을 입은 뒤 5년간 마이너리그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었다. 이후 볼티모어 오리올스, LA에인절스, 뉴욕 양키스, 밀워키 브루어스를 거쳐 2018년부터 탬파베이에 정착했다. 연봉이 낮고 유망한 선수에게 기회가 많은 탬파베이였기에 기대가 컸지만 사정은 달라지지 않았다. 팀의 효율을 위해 최지만은 좌투수 상대로는 배제됐고, 수비 대신 타격만 기대할 수 있는 반쪽짜리라는 오명을 썼다.

 

 올해에도 출발은 부진했다. 부상과 부진이 겹치면서 42경기 출전에 그쳤다. 타율도 0.230(122타수 28안타), 홈런도 3개가 전부였다. 그런데 포스트시즌에서 입지를 확 바꿨다. 소위 ‘미친’ 선수가 됐다. 뉴욕 양키스와 AL 디비전시리즈에서 상대 에이스 게릿 콜을 무너뜨리는 홈런을 쳤다. 다음 타석에는 고의사구까지 얻어내면서 에이스의 자존심을 꺾었다. 현지에서는 양키스와 탬파베이의 싸움을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으로 비유했는데, 최지만이 다윗의 상징적인 인물이 됐다.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을 확정한 뒤 더그아웃에 마련된 쓰레기통을 짓밟았던 자신감도 현실이 됐다. 휴스턴과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더 뜨거웠다. 타율 0.385(13타수 5안타), 1홈런 3볼넷으로 랜디 아레자로나와 함께 타선의 중심에 섰다. 5차전서 선보인 극적인 동점포에 이은 유쾌한 배트 던지기는 메이저리그 이슈에 오르기도 했다.

 

 최희섭, 추신수, 강정호 등 한국 역대 최고 야수라 불리는 이들도 월드시리즈 무대는 한 번도 밟지 못했다. 10년을 굶주려 있던 최지만이 그날만을 기다리고 있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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