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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파이네의 KT 최다승 기록…잊지 말자, 선발 4人의 배려

입력 : 2020-09-21 18:07:11 수정 : 2020-09-21 18:2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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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지난 20일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3·KT)가 구단 역대 단일 시즌 최다승(14승)을 달성한 순간 더그아웃은 환호로 가득 찼다. 창단 첫 가을야구를 바라보는 가운데 겹경사. 에이스 역할을 100% 수행해낸 만큼 이강철 감독과 선수단으로부터 박수갈채까지 받았다. 익숙한 장면 속 잊지 말아야 할 한 가지. 데스파이네를 향한 나머지 선발 4인의 배려다.

 

 데스파이네의 신체는 기이하다. 쉬지 않아야만 몸이 더 잘 풀리고 컨디션 조절이 쉽다. 4일 휴식 뒤 등판과 5일 휴식 뒤 투구 기록도 판이하다. 대부분 투수들이 한 경기를 던지고 1~2일 정도 팔을 들어올리기가 힘들다면 데스파이네는 회복도 빠르다. 개막 전까지 관련 이슈에 관해 걱정했던 트레이닝 파트도 데스파이네의 회복과 감각적인 부분을 체크한 뒤로는 사소한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 선수 본인과 트레이닝 코치들이 자신한 만큼 이강철 감독도 확신이다.

 

 그런데 데스파이네의 구단 역대 최다승에는 배제성, 김민수, 소형준, 윌리엄 쿠에바스 등 네 명의 선발투수의 배려가 담겨 있다. 지난해 풀시즌을 치르면서 루틴을 정립한 배제성과 김민수는 올해 불규칙한 등판 일정을 소화했다. 장마까지 겹치면서 1~2주일을 쉰 적도 있다. 지난해 13승을 챙겼던 쿠에바스, 올해 신인왕을 바라보는 소형준의 등판 기록도 일정하지 않다. 데스파이네의 등판일이 4일턴에 맞춰졌다면 나머지 4인은 적어도 한 차례씩 등판 일정에 변동이 생긴 것이다.

 

 선발투수라면, 조금이라도 개인 성적에 욕심이 있다면 불만을 품을 법도 하다. 배제성은 2년 연속 10승, 소형준은 신인왕에 조금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등판이 꼭 승리로 이어지진 않지만 기회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비교불가다. 기복을 보였던 쿠에바스 역시 감각을 찾기 위해서는 일정하게 던지는 것이 방법일 수도 있었다.

 

 네 명의 선발투수는 불평 한 마디 없다. 오히려 “데스파이네에게 고맙다”는 반응이다. 배제성은 “우리 선수단 모두가 신뢰하는 만큼 데스파이네가 성적을 내고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데스파이네가 희생하는 부분도 많다”며 “지금 우리 팀이 가을야구를 바라보고 있는 것은 선수단 모두가 열심히 한 것도 있지만 에이스 데스파이네가 잘 던져준 것도 있다. 한 팀의 에이스 투수라면 당연히 존중해줘야만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욕심 대신 배려를 택한 동료, 데스파이네의 14승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K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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