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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서 꿀맛 힐링… ‘럭셔리 호캉스’ 뜬다

입력 : 2020-07-30 03:00:00 수정 : 2020-07-30 18: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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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시대 달라진 휴가 풍경 / 5성급 호텔·비치 리조트 인기 / 바다 낀 제주·부산 선호도 높아 / 도심호텔 객실서 종일 먹고 쉬는 / ‘클럽 라운지 패키지’도 주목

[정희원 기자] “올해 해외여행은 어려우니 대신 ‘럭셔리 호캉스’를 즐겨보려고 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우리나라 여름휴가 모습이 작년과 완전히 달라졌다. 2019년만해도 공항을 찾는 사람이 많았지만, 2020년은 국내로 눈을 돌리는 여행객이 자연스럽게 늘었다.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모 씨(31)는 2020년 매년 가던 해외여행 대신 인근 ‘호텔 행’을 택했다. 그는 “회사에서는 장기휴가를 권유하는데, 해외여행은 어렵고 국내여행은 어딜 가도 사람에 치일 것 같다”며 “올해는 2박 3일간 ‘호캉스’를 즐겨보려 한다”고 했다. 그는 “호캉스의 최대 강점은 남이 차려주는 밥, 누군가가 정리해준 푹신한 고급 침구에서 넷플릭스 정주행에 나서는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막히면서 여름휴가로 국내 럭셔리 여행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사진은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연합뉴스

해외여행을 못가는 것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럭셔리 휴가를 즐기려는 움직임이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호텔스닷컴이 지난 29일 여행객 7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여행 인식 및 선호도 조사’ 결과, 여행자들은 느긋하게 쉴 숙소를 선호했다. 럭셔리 5성급 호텔(56%)·비치 리조트(56%)가 가장 인기가 많았다.

 

같은 조사에서 한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국내 여행지는 ‘바다를 낀 지역’으로 제주(60%), 부산(30%), 여수(24%), 강릉(23%) 순이었다. 이들 지역 호텔의 주말 예약률은 70%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시그니엘 부산 루프톱 수영장에서 바라본 해운대.

◆롯데·신라 등 국내 럭셔리호텔, 8월까지 ‘풀북’

 

부산·제주 등에 위치한 국내 럭셔리 호텔은 이미 ‘손님맞이’에 분주하다. 여름휴가 성수기(7~8월) 국내 호텔 객실 예약률은 70~90%까지 치솟았다. 지난 6월 문을 연 롯데호텔의 최상위 브랜드 ‘시그니엘’ 부산도 신상 호텔을 즐기려는 호캉스족의 예약이 끊이지 않는다. 총 260실 규모로, 탁 트인 해운대 바다를 바라보는 파노라믹 오션뷰를 자랑한다. 모든 객실에 마련된 발코니에선 멋진 ‘비치 뷰’를 즐길 수 있다. 이 호텔은 운영 초기인 만큼 투숙률 70%로 제한해 운영하고 있으나, ‘입소문’을 타고 매일 만실을 기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오픈 초기다보니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며 “해외여행을 포기한 비용으로 ‘프리미엄 국내여행’을 즐기려는 수요가 커진 듯하다”고 했다.

시그니엘 부산 객실.

제주신라호텔도 이미 지난 6월 첫째주에 지난해 7~8월 객실예약 건수의 2배가 넘는 예약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신라호텔은 이국적인 풍광의 야외 수영장에서의 여유를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패키지 상품을 마련했다. 특히 2박 투숙 시 호텔 믹솔로지스트와 함께 하는 ‘칵테일 클래스’에 참여할 수 있고, 3박 투숙 시 아름다운 저녁노을과 어우러진 해안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선셋 요트 체험’까지 마련했다. 

제주신라호텔 어덜트풀 쁘띠카바나.

◆좀더 프라이빗하게… ‘클럽라운지 패키지’ 눈길

 

코로나19 사태와 ‘성수기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방방곡곡 관광 명소를 돌아다니는 것보다 ‘스테이케이션’(Staycation·집이나 집 근처에서 보내는 휴가) 형태의 호캉스를 즐기는 사람도 많다.

 

이는 보복 소비의 일환이다. 남이 차려준 밥과, 남이 치워주는 멋진 방에서 온전한 휴식만 즐기겠다는 것. 이를 반증하듯 연박률도 높아지고 있다. 익스피디아가 20~39세 한국인 여행객 3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여행객의 73%가 최근 3개월 내 ‘호캉스(호텔+바캉스)’를 즐겼을 뿐 아니라, 이들 중 34.2%는 체크인부터 체크아웃할 때까지 호텔 안에서만 머물렀다. 9.6%는 아예 객실 밖으로도 나가지 않았다.

한 여성이 인룸 서비스를 즐기고 있다.

이를 반증하듯 호텔가는 호텔 안에서 대부분의 일을 해결할 수 있는 ‘스위트룸·클럽 라운지 패키지’의 선호도가 높다고 밝힌다. 대부분 클럽라운지에서는 조식, 애프터눈티, 칵테일타임에 이르기까지 종일 식사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는 특히 도심의 5성급 호텔을 찾는 사람에서 두드러진다. 서울 반포동에 위치한 JW메리어트호텔 서울의 객실 점유율은 지난 5∼6월에 비해 140% 증가했다. 

 

또 서울 광화문·시청역에 인접한 더플라자 호텔은 7∼8월 성수기  50~60%정도의 예약률을 보이고 있는데, 100% 내국인이 차지하고 있었다. 더플라자호텔 관계자는 “지난해 동기 예약자의 70%가 외국인이었던 것과 크게 대조되는 모습”이라고 했다.

특히 이같은 패키지는 ‘휴식’을 우선순위에 놓은 사람에게 선호도가 높다. 직장인 하모 씨(32)는 “다행히 휴가비도 전년과 동일하게 나오는데 사실상 갈만한 데가 없다”며 “클럽라운지 룸을 예약해 조식부터 칵테일 타임까지 알차게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7~8월 평균 객실 예약률은 80%인데, 가격이 두 배 가량 비싼 스위트 객실 예약률은 90~95%다. 파라다이스시티도 3개밖에 없는 로열 스위트 객실에 묵으면서 고급 한우 저녁식사를 할 수 있는 ‘올 어바웃 럭셔리’ 패키지를 출시했다. 가격은 성인 2인 기준 평일 280만원대에 이른다.

여름휴가 성수기(7~8월) 국내 호텔 객실 예약률은 70~90%까지 치솟았다.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 서울은 ‘초호화 럭셔리’를 경험할 수 있는 ‘올 인클루시브 럭셔리’ 패키지도 선보였다. 이그제큐티브 디럭스 스위트룸에 투숙할 경우 400만 원, 호텔에 단 한객실만 있는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에서 투숙하면 1박에 1000만 원이다.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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