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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 왜 2부 팀이고 서울이 왜 하위권인지 확인한 120분

입력 : 2020-07-15 21:58:46 수정 : 2020-07-15 23: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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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김진엽 기자] 리그테이블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대전하나시티즌(이하 대전)이 왜 프로축구 K리그2(2부 리그)에 있는 팀이고 FC서울이 왜 K리그1 하위권에 머무는지 알 수 있었던 120분이었다.

 

두 팀은 15일 오후 7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2020 하나은행 FA컵’ 4라운드를 치렀다. 결과는 정규시간 1-1 무승부 후 연장으로 진행, 승부차기 혈투 끝에 서울이 4-2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는 많은 이목을 끌었다. 2002 국제축구연맹(FIFA)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었던 최용수 서울 감독과 황선홍 대전 감독이 이제는 적수로 외나무다리서 만난 까닭이었다. 이뿐만 아니라 황 감독이 전 소속팀 서울을 만나는 것 역시 매치의 주요 관전 포인트였다.

 

기대할 요소는 많았지만 내용은 실망적이었다. 소문난 잔치에 볼 것 없다는 말이 잘 어울리는 한 판이었다. 주중 경기인 만큼 양 팀 감독이 완전한 베스트일레븐으로 나오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도 큰 긴장감을 주진 못했다.

 

그래도 선제골은 이른 시간에 나왔다. 대전이 분위기를 잡았다. 전반 5분에 김세윤이 프리킥 찬스를 얻어냈고 바이오가 날카로운 슈팅으로 서울 골망을 흔들었다. 최근 K리그1에서 성적이 좋지 않은 서울을 상대로 자이언트 킬링을 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대전은 서울을 확실하게 압도하지 못했다. 서울이 잘 버텨내는 것보다는 대전 공격의 날카로움이 떨어졌다. 그렇다고 서울이 1부 리그 팀의 위용을 뽐낸 것도 아니다. 알리바예프, 윤주태 등이 전반 내내 승부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대전 골망을 노렸지만 골 결정력이 아쉬웠다. 

 

후반전을 맞아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무딘 칼끝이 서로를 겨눌 뿐 치명상을 입히지는 못했다. 그렇게 헛심 공방이 펼쳐지던 후반 29분. 조영욱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는 ‘승부사’ 박주영이 나섰다.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는 득점이었다. 하지만 박주영의 슈팅은 하늘로 향하고 말았다.

 

다급해진 서울은 무게 중심을 더 앞으로 뺐다. 안방에서 경기하는 대전은 한 점 차지만 이 리드를 지킨다면 다음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었다. 뒷심이 부족했다. 후반 38분 박주영이 헤더로 조금 전 자신의 실수를 만회했다. 대전의 경기 운영이 아쉬운 순간이었다.

 

뒤늦게 기회를 잡은 서울은 경기를 뒤집는 방향으로 분위기를 가져오는 흐름이었다. 그때 김남춘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했다. 상대 공격수 안드레를 막는 과정에서 노련함이 부족했다. 중요한 순간에 자꾸 흔들리면서 순위가 10위까지 떨어진 서울의 이번 시즌 부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경기는 이제 연장전. 대전은 수적 우위를 점하고도 서울을 상대로 득점을 내지 못했다. 서울은 겨우 버텨내는 수준이었다. 대전이 역습 상황에서 이따금 좋은 기회를 맞았지만 골까진 잇지 못했다. 마음이 급하고 체력이 지치다 보니 몸이 따라주질 않았다.

 

이후 이어진 승부차기. 서울은 승부차기에 일가견이 있는 유상훈을 앞세워 박진섭의 슈팅을 막아냈다. 네 번째 키커로 나선 황재훈의 슈팅이 골대에 맞는 운까지 따랐다. 마지막 키커로 박주영을 내보낸 서울은 대전을 꺾고 8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기회를 일찍이 살리지 못한 대전과 2부 팀을 상대로 승부차기까지 가며 체력을 소비한 서울의 답답했던 120분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한편 같은 시각 다른 경기장에서는 포항스틸러스가 상주상무를 3-2로 꺾었고 울산현대가 경주한수원을 상대로 2점 차 완승을 챙겼다. 부산아이파크는 수원FC를 만나 1-0으로 웃었고 수원삼성 역시 제주유나이티드에 1점 차 승리를 거뒀다. 성남FC는 승부차기 혈투 끝에 대구FC를 제치면서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전북현대는 전남드래곤즈에 3-2 승, 강원FC는 광주FC에 4-2로 이겼다.

 

wlsduq123@sportsworldi.com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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