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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철의 602일…수원에 쌓인 100승과 ‘할 수 있다’

입력 : 2020-07-12 09:26:30 수정 : 2020-07-12 13: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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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스프링캠프 때 일이다. 인터뷰를 진행한 선수들은 한 가지 공통된 목표를 내놓았다. 막내급 강백호부터 주장 유한준까지 연차와 나이를 불문하고 “우리 감독님 야구 오래하셔야 돼요”라는 말을 강조했다. 이강철 KT 감독과 코칭스태프, 프런트 모두가 5할 승률이나 5강처럼 팀으로서 나아갈 이정표보다 이강철 감독의 기록과 동행이 KT 선수들에게는 더 중요한 가치였다.

 

 이강철 감독이 지난 12일 수원 삼성전서 사령탑 100승 고지에 올랐다. KT 지휘봉을 잡고 602일 만에, 지난해 3월 30일 감독 데뷔 첫 승을 거둔 이후 470일째 되는 날에 100번째 승리를 따냈다. 현역 시절 통산 152승을 달성했던 전설 이강철은 사령탑으로도 세 자릿수 승수를 챙기면서 KBO 역대 4번째 100-100승 진기록까지 품에 안았다. 지휘봉을 잡은 직후부터 항상 강조해온 5할 승률도 동시에 달성했다.

 

 이 감독의 100승이 값진 이유는 기록보다 선수단의 반응이다. 이 감독의 100번째 승리를 달성하는 순간 선수단은 언제보다 뜨겁게 환호했고 더그아웃 앞에 모여 이 감독과 함께 기념식을 가졌다. 주장 유한준은 꽃다발을 들었고 부주장 박경수는 케이크를 챙겼다. 이 감독의 감사인사가 끝나자 박경수는 이 감독의 얼굴에 생크림을 묻혔다. 선수단이 지난해부터 꿈꿔온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상상해온 장면, 감독의 경사에 선수단이 축하를 하는 장면이 현실로 그려진 것이다.

 

 단편적인 장면뿐 아니라 100승이 쌓이기 전과 지금의 KT를 놓고 보면 참 많은 것이 바뀌었다. 선수단 구성원은 그대로인데 마음가짐부터 다르다. 조범현, 김진욱 등 내로라하는 감독들이 지휘봉을 잡고 성적이 나지 않자 선수단은 ‘안 되는구나’라는 생각에 갇혀 지레 겁먹었다. 그런데 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첫 해 KT는 시즌 끝까지 5강 경쟁을 펼쳤다. 이 감독의 경력과 리더십까지 겹치면서 선수단에는 지금 누구와 붙어도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이 쌓였다. 어떻게 해도 얻지 못했던 자신감이 쌓인 것이다.

 

 KT는 올해도 5강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해처럼 부진한 출발을 딛고 시즌 중반부에 다시 제자리에 섰다. 이 감독의 100번째 승리까지 얻은 KT는 자신감과 동기부여까지 얻었다. 사령탑 통산 150승을 달성하는 순간 KT는 어떻게 달라져있을까.

 

ymin@sportsworldi.com 사진=K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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